[문화K] 국악 본향에서 꽃 피운 ‘전북 오페라 35년’

입력 2021.11.04 (19:40) 수정 2021.11.0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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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보통 전북 하면 국악의 고장이라고 하죠.

그런데 전북의 오페라는 어떤가요?

오페라 불모지나 다름없는 전북에서 35년째 전통을 잇고 있는 유일한 오페라단이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오페라의 묵직한 감동에 한번 빠져보시죠.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애절한 아리아가 울려 퍼집니다.

미 해군 장교를 사랑한 일본 '게이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오페라 '나비부인'입니다.

오페라 거장 푸치니의 작품으로 전 세계 오페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변자연/관객 : "웅장하고 코로나 시대에 다시 이렇게 현장에서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오페라 '나비부인'이 전북 무대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

모두 호남오페라단의 공연이었습니다.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지휘자와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호남 오페라단 무대에 함께 하기 위해섭니다.

[조현애/성악가 : "작업 하나 하나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와 정말 프로적이다.' 서울의 그 어떤 좋은 퀄리티있는 오페라단들하고 같이 비교해볼 때도 정말 뒤짐이 없어요."]

지난 1986년 창단한 '호남 오페라단'.

전국에서 세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가진 민간 오페라단입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오페라가 전무했던 전라북도에 호남오페라단이 처음 깃발을 꽂았고, 모든 고난을 극복하면서…."]

지난 35년 동안 백50여 편의 작품을 만들고, 4백 회 이상 공연을 했습니다.

특히,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 10여 편을 만들며 전북 문화의 힘을 키웠습니다.

[박진철/성악가 : "창작오페라 한 편을 올리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창작 오페라를 수십 편을,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창작 오페라를 제작했다고…."]

지역 인재를 발굴하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도 됐습니다.

[김동식/성악가/호남오페라단 부단장 : "여기서 활동하면서 국립오페라단에 가게 됐거든요. 거기서도 호남오페라단의 명성은 항상 듣고 있었거든요."]

국악에 치우친 전북 예술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존폐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작품 한 편 제작비만도 수억 원.

유료 관객이 적은 지역에서는 공연할 때마다 적자가 쌓였습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누적되어온 결손이 너무 커서 제가 감당하기 힘들다. (행정의)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되겠다. 만약에 이것이 안된다면 저는 호남오페라단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하는 그런 기자회견을 했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행정 지원과 지역 후원이 조금씩 늘었지만, 코로나19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습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일용직 일을 찾아서 한다든가, 택시 운전을 한다든가 이런 상황이 되니까 오페라단 단장으로서 음악계의 선배로서 너무 마음이 아팠고요."]

그래도 공연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정기 공연을 고집했던 것이 그런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무대라도 지켜서 그들(음악인)에게 조금이라도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자…."]

이제는 지원이나 후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무대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세우고 있습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오페라페스티벌에 적극적인 참여를, 지방 오페라단들이 같이 하기로 저희가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향의 도시지만 오페라 불모지였던 전북.

그 속에서 뿌리내린 전북 오페라.

[박진철/성악가 : "꼭 한 번 직접 듣고 체험하시면 이런 문화가 있구나. 이런 좋은 것이 있구나를 알게 되실 거고, 앞으로 계속 찾아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이제는 세계 무대를 꿈꿉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한국 오페라를 가지고 세계 시장에 나가서 우리 전라북도의 문화적 수준을, 우리 한국의 오페라를 세계 시장에 꼭 내놓고 싶습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공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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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K] 국악 본향에서 꽃 피운 ‘전북 오페라 35년’
    • 입력 2021-11-04 19:40:21
    • 수정2021-11-04 19:47:07
    뉴스7(전주)
[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보통 전북 하면 국악의 고장이라고 하죠.

그런데 전북의 오페라는 어떤가요?

오페라 불모지나 다름없는 전북에서 35년째 전통을 잇고 있는 유일한 오페라단이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오페라의 묵직한 감동에 한번 빠져보시죠.

이화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랑하는 이를 그리워하는 애절한 아리아가 울려 퍼집니다.

미 해군 장교를 사랑한 일본 '게이샤'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오페라 '나비부인'입니다.

오페라 거장 푸치니의 작품으로 전 세계 오페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변자연/관객 : "웅장하고 코로나 시대에 다시 이렇게 현장에서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게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너무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오페라 '나비부인'이 전북 무대에 오른 건 이번이 두 번째.

모두 호남오페라단의 공연이었습니다.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지휘자와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호남 오페라단 무대에 함께 하기 위해섭니다.

[조현애/성악가 : "작업 하나 하나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 '와 정말 프로적이다.' 서울의 그 어떤 좋은 퀄리티있는 오페라단들하고 같이 비교해볼 때도 정말 뒤짐이 없어요."]

지난 1986년 창단한 '호남 오페라단'.

전국에서 세 번째로 오랜 역사를 가진 민간 오페라단입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오페라가 전무했던 전라북도에 호남오페라단이 처음 깃발을 꽂았고, 모든 고난을 극복하면서…."]

지난 35년 동안 백50여 편의 작품을 만들고, 4백 회 이상 공연을 했습니다.

특히,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 10여 편을 만들며 전북 문화의 힘을 키웠습니다.

[박진철/성악가 : "창작오페라 한 편을 올리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창작 오페라를 수십 편을, 아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창작 오페라를 제작했다고…."]

지역 인재를 발굴하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도 됐습니다.

[김동식/성악가/호남오페라단 부단장 : "여기서 활동하면서 국립오페라단에 가게 됐거든요. 거기서도 호남오페라단의 명성은 항상 듣고 있었거든요."]

국악에 치우친 전북 예술의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존폐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작품 한 편 제작비만도 수억 원.

유료 관객이 적은 지역에서는 공연할 때마다 적자가 쌓였습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누적되어온 결손이 너무 커서 제가 감당하기 힘들다. (행정의)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되겠다. 만약에 이것이 안된다면 저는 호남오페라단의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하는 그런 기자회견을 했었죠."]

시간이 흐르면서 행정 지원과 지역 후원이 조금씩 늘었지만, 코로나19가 또다시 발목을 잡았습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일용직 일을 찾아서 한다든가, 택시 운전을 한다든가 이런 상황이 되니까 오페라단 단장으로서 음악계의 선배로서 너무 마음이 아팠고요."]

그래도 공연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정기 공연을 고집했던 것이 그런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무대라도 지켜서 그들(음악인)에게 조금이라도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자…."]

이제는 지원이나 후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무대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세우고 있습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오페라페스티벌에 적극적인 참여를, 지방 오페라단들이 같이 하기로 저희가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향의 도시지만 오페라 불모지였던 전북.

그 속에서 뿌리내린 전북 오페라.

[박진철/성악가 : "꼭 한 번 직접 듣고 체험하시면 이런 문화가 있구나. 이런 좋은 것이 있구나를 알게 되실 거고, 앞으로 계속 찾아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이제는 세계 무대를 꿈꿉니다.

[조장남/(사)호남 오페라단장 : "한국 오페라를 가지고 세계 시장에 나가서 우리 전라북도의 문화적 수준을, 우리 한국의 오페라를 세계 시장에 꼭 내놓고 싶습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공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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