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삼성전자’ 운명의 날? 미국의 반도체 패권 압박
입력 2021.11.08 (18:03)
수정 2021.11.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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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역사에 길이 남을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에 '운명의 날'이 될지도 모릅니다.
대체 무슨 날인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자, 제가 과도하게 의미 부여를 했나요? 운명의 날 맞습니까?
[기자]
저는 '맞다'라고 봅니다.
2021년 11월은 경우에 따라선 정말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기밀 정보를 내라고 요구한 마감 시한이 오늘입니다.
이 제출 여부, 미국 상무부가 홈페이지 통해서 그대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화면입니다.
리스트를 쭉 내려보면, 제일 아래에 '타이완 반도체 제조 회사' 보이시죠?
저게 TSMC입니다.
이미 지난주에 자료 냈습니다.
사실 이 TSMC와 우리 삼성전자의 제출 여부는,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크고, 메모리와 위탁 생산에서 없으면 안 되는 회사이고, 동시에 미국 회사가 아니면서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에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TSMC는 공개적으로 반발했었잖아요? 왜 일찍 냈죠?
[기자]
그러게요, TSMC는 "말도 안 된다"고 까지 했는데, 일단 백기를 들었다고 해야겠죠.
그 외에도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분야 세계 1위인 타이완 ASE도 냈고, 세계 7위 파운드리 업체인 이스라엘의 타워세미컨덕터, 일본 신코 전기공업, 미국 마이크론도 냈습니다.
[앵커]
너무 민감한 매출, 거래 기업 정보라면서요?
이걸 다 냈어요?
[기자]
안 낸 것 같습니다.
미국도 최근에 한발 물러서긴 했습니다.
고객사 정보는 빼고 대신 '산업별 거래 현황' 내라고 했는데, 그래도 '영업 기밀'입니다.
아까 그 사이트에 TSMC가 올린 자료를 한번 보면, 매출 규모, 제품 생산량 등은 일부 담겼지만, 고객사 정보는 빈칸으로 뒀습니다.
볼 수 있는 자료는 그렇고요.
파일 두 개는 비공개입니다.
좀 더 민감한 정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도 제공은 했지만 비워둔 항목 많았습니다.
비공개도 일부 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가 원한 정보는 빠져 있을 수 있는 거네요?
[기자]
왜냐하면 기업 입장에선 말 그대로 '영업 기밀'이거든요.
"남의 집 속옷 사이즈 물어보지 마라"고 표현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미국이 "마음에 안 든다, 다시 내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기자]
사실 그 점이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안 냈다고 불이익을 주거나 보조금 대상에서 뺄 수 있거든요.
미국답지 않아 보이지만, 전례가 있습니다.
일본 반도체 산업 몰락의 시작이, 실은 미국의 압박 때문입니다.
가격과 기술 경쟁력으로 일본이 미국을 앞서 나가자 미국 반도체 회사들의 연합체가 반덤핑 규제를 요구했고, 이걸 미국 정부가 실행합니다.
동시에 미·일 반도체 협정이라는 걸 맺는데, 내용이 엄청납니다.
미국 수출할 때 일정 가격 이하로 팔지 마라, 강제로 비싸게 팔게 했고요.
일본 내수 시장 일부를 미국에 넘겨라, 미국 반도체 회사 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라, 이 협정은 결정적이었습니다.
90년대 1, 2, 3위가 모두 일본 반도체 회사였는데, 이때 몰락했죠.
하지만 미국 바람대로 미국의 시대가 돌아오진 않았고요,
보시다시피 오히려 가격과 기술 경쟁력으로 무장한 우리나라와 타이완이 일본의 빈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아하, 미국이 해외 핵심 산업 기업을 압박한 전례가 있단 거군요.
이번에도 그때처럼 끝장을 보려고 할까요?
[기자]
개별 기업은 이번에도 그걸 원할 겁니다.
팻 겔싱어 인텔 CEO, 공개적으로 "한국과 타이완에 의존하면 안 된다, 지정학적으로 위험하다" 인텔 같은 국내 회사를 세금으로 우대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참 얄밉죠?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번에도 그대로 할까, 확실치 않습니다.
90년대 당시 일본 무너졌을 때, 경쟁력 없는 미국 기업 말고 신흥강자, 삼성전자가 반사이익 얻었습니다.
이번이라고 다를까요?
특히 이번에 한국, 타이완 무너지면 가격, 국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앵커]
미·중 경쟁 국면이니 상황 봐가면서 적당히 할 것이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지난 G20 기간 중에 미국이 우리나라, 독일, 호주 등 14개 동맹국만 따로 불렀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같이 풀어보자 했는데, 잘 들어보면, '중국 때문이다' '중국 빼고 잘 해보자' 였습니다.
결국,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압박은 계속되겠지만, 우방과 함께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기대해봅니다.
[앵커]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 '불리한 운명의 날'이 되지 않길 바라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이번 주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역사에 길이 남을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에 '운명의 날'이 될지도 모릅니다.
대체 무슨 날인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자, 제가 과도하게 의미 부여를 했나요? 운명의 날 맞습니까?
[기자]
저는 '맞다'라고 봅니다.
2021년 11월은 경우에 따라선 정말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기밀 정보를 내라고 요구한 마감 시한이 오늘입니다.
이 제출 여부, 미국 상무부가 홈페이지 통해서 그대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화면입니다.
리스트를 쭉 내려보면, 제일 아래에 '타이완 반도체 제조 회사' 보이시죠?
저게 TSMC입니다.
이미 지난주에 자료 냈습니다.
사실 이 TSMC와 우리 삼성전자의 제출 여부는,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크고, 메모리와 위탁 생산에서 없으면 안 되는 회사이고, 동시에 미국 회사가 아니면서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에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TSMC는 공개적으로 반발했었잖아요? 왜 일찍 냈죠?
[기자]
그러게요, TSMC는 "말도 안 된다"고 까지 했는데, 일단 백기를 들었다고 해야겠죠.
그 외에도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분야 세계 1위인 타이완 ASE도 냈고, 세계 7위 파운드리 업체인 이스라엘의 타워세미컨덕터, 일본 신코 전기공업, 미국 마이크론도 냈습니다.
[앵커]
너무 민감한 매출, 거래 기업 정보라면서요?
이걸 다 냈어요?
[기자]
안 낸 것 같습니다.
미국도 최근에 한발 물러서긴 했습니다.
고객사 정보는 빼고 대신 '산업별 거래 현황' 내라고 했는데, 그래도 '영업 기밀'입니다.
아까 그 사이트에 TSMC가 올린 자료를 한번 보면, 매출 규모, 제품 생산량 등은 일부 담겼지만, 고객사 정보는 빈칸으로 뒀습니다.
볼 수 있는 자료는 그렇고요.
파일 두 개는 비공개입니다.
좀 더 민감한 정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도 제공은 했지만 비워둔 항목 많았습니다.
비공개도 일부 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가 원한 정보는 빠져 있을 수 있는 거네요?
[기자]
왜냐하면 기업 입장에선 말 그대로 '영업 기밀'이거든요.
"남의 집 속옷 사이즈 물어보지 마라"고 표현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미국이 "마음에 안 든다, 다시 내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기자]
사실 그 점이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안 냈다고 불이익을 주거나 보조금 대상에서 뺄 수 있거든요.
미국답지 않아 보이지만, 전례가 있습니다.
일본 반도체 산업 몰락의 시작이, 실은 미국의 압박 때문입니다.
가격과 기술 경쟁력으로 일본이 미국을 앞서 나가자 미국 반도체 회사들의 연합체가 반덤핑 규제를 요구했고, 이걸 미국 정부가 실행합니다.
동시에 미·일 반도체 협정이라는 걸 맺는데, 내용이 엄청납니다.
미국 수출할 때 일정 가격 이하로 팔지 마라, 강제로 비싸게 팔게 했고요.
일본 내수 시장 일부를 미국에 넘겨라, 미국 반도체 회사 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라, 이 협정은 결정적이었습니다.
90년대 1, 2, 3위가 모두 일본 반도체 회사였는데, 이때 몰락했죠.
하지만 미국 바람대로 미국의 시대가 돌아오진 않았고요,
보시다시피 오히려 가격과 기술 경쟁력으로 무장한 우리나라와 타이완이 일본의 빈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아하, 미국이 해외 핵심 산업 기업을 압박한 전례가 있단 거군요.
이번에도 그때처럼 끝장을 보려고 할까요?
[기자]
개별 기업은 이번에도 그걸 원할 겁니다.
팻 겔싱어 인텔 CEO, 공개적으로 "한국과 타이완에 의존하면 안 된다, 지정학적으로 위험하다" 인텔 같은 국내 회사를 세금으로 우대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참 얄밉죠?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번에도 그대로 할까, 확실치 않습니다.
90년대 당시 일본 무너졌을 때, 경쟁력 없는 미국 기업 말고 신흥강자, 삼성전자가 반사이익 얻었습니다.
이번이라고 다를까요?
특히 이번에 한국, 타이완 무너지면 가격, 국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앵커]
미·중 경쟁 국면이니 상황 봐가면서 적당히 할 것이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지난 G20 기간 중에 미국이 우리나라, 독일, 호주 등 14개 동맹국만 따로 불렀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같이 풀어보자 했는데, 잘 들어보면, '중국 때문이다' '중국 빼고 잘 해보자' 였습니다.
결국,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압박은 계속되겠지만, 우방과 함께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기대해봅니다.
[앵커]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 '불리한 운명의 날'이 되지 않길 바라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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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T] ‘삼성전자’ 운명의 날? 미국의 반도체 패권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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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11-08 18:03:25
- 수정2021-11-08 18:27:04
[앵커]
이번 주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역사에 길이 남을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에 '운명의 날'이 될지도 모릅니다.
대체 무슨 날인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자, 제가 과도하게 의미 부여를 했나요? 운명의 날 맞습니까?
[기자]
저는 '맞다'라고 봅니다.
2021년 11월은 경우에 따라선 정말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기밀 정보를 내라고 요구한 마감 시한이 오늘입니다.
이 제출 여부, 미국 상무부가 홈페이지 통해서 그대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화면입니다.
리스트를 쭉 내려보면, 제일 아래에 '타이완 반도체 제조 회사' 보이시죠?
저게 TSMC입니다.
이미 지난주에 자료 냈습니다.
사실 이 TSMC와 우리 삼성전자의 제출 여부는,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크고, 메모리와 위탁 생산에서 없으면 안 되는 회사이고, 동시에 미국 회사가 아니면서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에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TSMC는 공개적으로 반발했었잖아요? 왜 일찍 냈죠?
[기자]
그러게요, TSMC는 "말도 안 된다"고 까지 했는데, 일단 백기를 들었다고 해야겠죠.
그 외에도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분야 세계 1위인 타이완 ASE도 냈고, 세계 7위 파운드리 업체인 이스라엘의 타워세미컨덕터, 일본 신코 전기공업, 미국 마이크론도 냈습니다.
[앵커]
너무 민감한 매출, 거래 기업 정보라면서요?
이걸 다 냈어요?
[기자]
안 낸 것 같습니다.
미국도 최근에 한발 물러서긴 했습니다.
고객사 정보는 빼고 대신 '산업별 거래 현황' 내라고 했는데, 그래도 '영업 기밀'입니다.
아까 그 사이트에 TSMC가 올린 자료를 한번 보면, 매출 규모, 제품 생산량 등은 일부 담겼지만, 고객사 정보는 빈칸으로 뒀습니다.
볼 수 있는 자료는 그렇고요.
파일 두 개는 비공개입니다.
좀 더 민감한 정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도 제공은 했지만 비워둔 항목 많았습니다.
비공개도 일부 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가 원한 정보는 빠져 있을 수 있는 거네요?
[기자]
왜냐하면 기업 입장에선 말 그대로 '영업 기밀'이거든요.
"남의 집 속옷 사이즈 물어보지 마라"고 표현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미국이 "마음에 안 든다, 다시 내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기자]
사실 그 점이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안 냈다고 불이익을 주거나 보조금 대상에서 뺄 수 있거든요.
미국답지 않아 보이지만, 전례가 있습니다.
일본 반도체 산업 몰락의 시작이, 실은 미국의 압박 때문입니다.
가격과 기술 경쟁력으로 일본이 미국을 앞서 나가자 미국 반도체 회사들의 연합체가 반덤핑 규제를 요구했고, 이걸 미국 정부가 실행합니다.
동시에 미·일 반도체 협정이라는 걸 맺는데, 내용이 엄청납니다.
미국 수출할 때 일정 가격 이하로 팔지 마라, 강제로 비싸게 팔게 했고요.
일본 내수 시장 일부를 미국에 넘겨라, 미국 반도체 회사 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라, 이 협정은 결정적이었습니다.
90년대 1, 2, 3위가 모두 일본 반도체 회사였는데, 이때 몰락했죠.
하지만 미국 바람대로 미국의 시대가 돌아오진 않았고요,
보시다시피 오히려 가격과 기술 경쟁력으로 무장한 우리나라와 타이완이 일본의 빈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아하, 미국이 해외 핵심 산업 기업을 압박한 전례가 있단 거군요.
이번에도 그때처럼 끝장을 보려고 할까요?
[기자]
개별 기업은 이번에도 그걸 원할 겁니다.
팻 겔싱어 인텔 CEO, 공개적으로 "한국과 타이완에 의존하면 안 된다, 지정학적으로 위험하다" 인텔 같은 국내 회사를 세금으로 우대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참 얄밉죠?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번에도 그대로 할까, 확실치 않습니다.
90년대 당시 일본 무너졌을 때, 경쟁력 없는 미국 기업 말고 신흥강자, 삼성전자가 반사이익 얻었습니다.
이번이라고 다를까요?
특히 이번에 한국, 타이완 무너지면 가격, 국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앵커]
미·중 경쟁 국면이니 상황 봐가면서 적당히 할 것이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지난 G20 기간 중에 미국이 우리나라, 독일, 호주 등 14개 동맹국만 따로 불렀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같이 풀어보자 했는데, 잘 들어보면, '중국 때문이다' '중국 빼고 잘 해보자' 였습니다.
결국,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압박은 계속되겠지만, 우방과 함께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기대해봅니다.
[앵커]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 '불리한 운명의 날'이 되지 않길 바라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이번 주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역사에 길이 남을 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에 '운명의 날'이 될지도 모릅니다.
대체 무슨 날인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자, 제가 과도하게 의미 부여를 했나요? 운명의 날 맞습니까?
[기자]
저는 '맞다'라고 봅니다.
2021년 11월은 경우에 따라선 정말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 반도체 기밀 정보를 내라고 요구한 마감 시한이 오늘입니다.
이 제출 여부, 미국 상무부가 홈페이지 통해서 그대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화면입니다.
리스트를 쭉 내려보면, 제일 아래에 '타이완 반도체 제조 회사' 보이시죠?
저게 TSMC입니다.
이미 지난주에 자료 냈습니다.
사실 이 TSMC와 우리 삼성전자의 제출 여부는, 지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크고, 메모리와 위탁 생산에서 없으면 안 되는 회사이고, 동시에 미국 회사가 아니면서 미국과 우호적인 국가에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런데 TSMC는 공개적으로 반발했었잖아요? 왜 일찍 냈죠?
[기자]
그러게요, TSMC는 "말도 안 된다"고 까지 했는데, 일단 백기를 들었다고 해야겠죠.
그 외에도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분야 세계 1위인 타이완 ASE도 냈고, 세계 7위 파운드리 업체인 이스라엘의 타워세미컨덕터, 일본 신코 전기공업, 미국 마이크론도 냈습니다.
[앵커]
너무 민감한 매출, 거래 기업 정보라면서요?
이걸 다 냈어요?
[기자]
안 낸 것 같습니다.
미국도 최근에 한발 물러서긴 했습니다.
고객사 정보는 빼고 대신 '산업별 거래 현황' 내라고 했는데, 그래도 '영업 기밀'입니다.
아까 그 사이트에 TSMC가 올린 자료를 한번 보면, 매출 규모, 제품 생산량 등은 일부 담겼지만, 고객사 정보는 빈칸으로 뒀습니다.
볼 수 있는 자료는 그렇고요.
파일 두 개는 비공개입니다.
좀 더 민감한 정보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회사들도 제공은 했지만 비워둔 항목 많았습니다.
비공개도 일부 있습니다.
[앵커]
미국 정부가 원한 정보는 빠져 있을 수 있는 거네요?
[기자]
왜냐하면 기업 입장에선 말 그대로 '영업 기밀'이거든요.
"남의 집 속옷 사이즈 물어보지 마라"고 표현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미국이 "마음에 안 든다, 다시 내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기자]
사실 그 점이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안 냈다고 불이익을 주거나 보조금 대상에서 뺄 수 있거든요.
미국답지 않아 보이지만, 전례가 있습니다.
일본 반도체 산업 몰락의 시작이, 실은 미국의 압박 때문입니다.
가격과 기술 경쟁력으로 일본이 미국을 앞서 나가자 미국 반도체 회사들의 연합체가 반덤핑 규제를 요구했고, 이걸 미국 정부가 실행합니다.
동시에 미·일 반도체 협정이라는 걸 맺는데, 내용이 엄청납니다.
미국 수출할 때 일정 가격 이하로 팔지 마라, 강제로 비싸게 팔게 했고요.
일본 내수 시장 일부를 미국에 넘겨라, 미국 반도체 회사 제품을 의무적으로 구매하라, 이 협정은 결정적이었습니다.
90년대 1, 2, 3위가 모두 일본 반도체 회사였는데, 이때 몰락했죠.
하지만 미국 바람대로 미국의 시대가 돌아오진 않았고요,
보시다시피 오히려 가격과 기술 경쟁력으로 무장한 우리나라와 타이완이 일본의 빈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앵커]
아하, 미국이 해외 핵심 산업 기업을 압박한 전례가 있단 거군요.
이번에도 그때처럼 끝장을 보려고 할까요?
[기자]
개별 기업은 이번에도 그걸 원할 겁니다.
팻 겔싱어 인텔 CEO, 공개적으로 "한국과 타이완에 의존하면 안 된다, 지정학적으로 위험하다" 인텔 같은 국내 회사를 세금으로 우대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참 얄밉죠?
그런데 미국 정부가 이번에도 그대로 할까, 확실치 않습니다.
90년대 당시 일본 무너졌을 때, 경쟁력 없는 미국 기업 말고 신흥강자, 삼성전자가 반사이익 얻었습니다.
이번이라고 다를까요?
특히 이번에 한국, 타이완 무너지면 가격, 국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떠오를지도 모릅니다.
[앵커]
미·중 경쟁 국면이니 상황 봐가면서 적당히 할 것이다, 이런 건가요?
[기자]
네, 지난 G20 기간 중에 미국이 우리나라, 독일, 호주 등 14개 동맹국만 따로 불렀습니다.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같이 풀어보자 했는데, 잘 들어보면, '중국 때문이다' '중국 빼고 잘 해보자' 였습니다.
결국, 자국 중심주의를 내세운 미국의 압박은 계속되겠지만, 우방과 함께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기대해봅니다.
[앵커]
우리 반도체 기업들에 '불리한 운명의 날'이 되지 않길 바라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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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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