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교묘해지는 밀수…마약 범죄 급증

입력 2021.11.08 (19:15) 수정 2021.11.08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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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또 다량의 마약 밀수가 적발됐습니다.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마약 범죄가 급증하는 양상인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민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 밀수 수법은 좀 독특한 거 같은데 어떤 방식을 쓴 거죠?

[기자]

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열대 과일을 찾는 게 어렵지 않죠.

특히 아보카도 같은 경우에는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알려지며 즐겨 먹는 소비자가 많이 늘었는데요.

이 아보카도가 열대과일이다보니까 국내에서는 재배가 안 됩니다.

당연히 전량 수입을 해와야 하는데, 아보카도 최대 수출국이 멕시코나 페루 같은 중남미 국가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국가들이 아보카도만 유명한게 아니라 국제 뉴스를 보셨겠지만 마약 시장도 굉장히 큰 곳들입니다.

이번 코카인 밀수에는 아보카도를 썼습니다.

제가 아보카도를 들고나와 봤는데요.

이 녹색 껍집을 자르면요.

과육이 있고 그 안에 마치 달걀 노른자처럼 동그란 씨앗이 있습니다.

보통 탁구공만한 크기인데요,

이 씨를 빼내고 코카인을 넣은 뒤 아보카도를 수입하는 것처럼 밀수를 하려 했던 거죠.

저희가 확인한 거로는 그 양이 200kg입니다.

보통 0.01g 정도가 1회 투약분이라니 2천 만명까지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명이니까 그야말로 엄청난 양인건데, 이것 말고도 최근 들어 그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저도 취재를 하다보니 방식이 참 다양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는데, 앞서 기사에서도 전해드렸듯 올해 9월에는 대량의 마약을 밀반입한 30대 남성이 구속기소됐습니다.

단단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항공기 부품 안에 400kg이 넘는 필로폰을 은닉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이렇게 대량으로 들여오는 것 말고도요.

최근에는 소량 밀반입도 많은데요.

올해 8월까지 관세청 자료를 보면 마약 단속 778건 중에 국제 우편을 통한 밀반입이 586건으로 제일 많습니다.

비슷한 방식인 특송화물 형태가 111건으로 그 다음입니다.

대부분 생필품이나 해외 직구 상품 등으로 위장해서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경우입니다.

[앵커]

마약 밀수가 물론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이렇게 늘어나는 데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전통적으로 한국은 마약 청정국으로 알려졌죠.

그래서 아무래도 마약이 넓게 유통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보다는 한국이 각국의 마약 감시망에서 살짝 벗어나 있습니다.

그런 점을 악용해서 한국을 경유지로 해서 제3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한국을 거쳐 밀수출하거나 한국을 경유라는 중계수출을 하다 적발된 게 최근 5년간 4천400억 원에 달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도 마약 밀수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해 많은 나라가 외국인들에 대한 입국 제한 조처를 했잖아요.

우리나라만 해도 외국인은 입국하려면 자가격리도 해야 하고요.

이렇게 각 나라가 출입국 절차를 강화하니까 여행자를 통하는, 그러니까 사람이 직접 운반하는 전통적인 마약 밀수 방식보다는 국제 소포를 이용한 마약 밀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앵커]

이렇게 마약 밀수가 늘어나면 국내에서도 당연히 그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듯한데, 문제는 없나요?

[기자]

대량의 마약 밀수 적발은 보통 첩보로 많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관세청에 마약 수사 정원이 35명에 불과하다고 해요.

결코, 많다고 볼 수 없는 인원이죠.

특히 국제우편은 탐지견이나 엑스레이 같은걸 활용합니다만, 쏟아져 들어오는 우편물을 다 확인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올해 국감에서도 문제가 됐습니다.

첨단 장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지만 부산세관의 마약탐지기가 10대 정도밖에 없는데, 사용 연한이 지난 것도 있다고 해요.

또 장비가 있다고 해도 1회용 마약 탐지기는 재고 파악도 제대로 안 될 정도라서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개인을 넘어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게 하는 게 바로 마약인데, 마약 청정국이란 이름이 무색해지지 않게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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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수록 교묘해지는 밀수…마약 범죄 급증
    • 입력 2021-11-08 19:15:45
    • 수정2021-11-08 19:46:29
    뉴스7(부산)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또 다량의 마약 밀수가 적발됐습니다.

마약 청정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마약 범죄가 급증하는 양상인데요,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정민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 밀수 수법은 좀 독특한 거 같은데 어떤 방식을 쓴 거죠?

[기자]

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열대 과일을 찾는 게 어렵지 않죠.

특히 아보카도 같은 경우에는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알려지며 즐겨 먹는 소비자가 많이 늘었는데요.

이 아보카도가 열대과일이다보니까 국내에서는 재배가 안 됩니다.

당연히 전량 수입을 해와야 하는데, 아보카도 최대 수출국이 멕시코나 페루 같은 중남미 국가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국가들이 아보카도만 유명한게 아니라 국제 뉴스를 보셨겠지만 마약 시장도 굉장히 큰 곳들입니다.

이번 코카인 밀수에는 아보카도를 썼습니다.

제가 아보카도를 들고나와 봤는데요.

이 녹색 껍집을 자르면요.

과육이 있고 그 안에 마치 달걀 노른자처럼 동그란 씨앗이 있습니다.

보통 탁구공만한 크기인데요,

이 씨를 빼내고 코카인을 넣은 뒤 아보카도를 수입하는 것처럼 밀수를 하려 했던 거죠.

저희가 확인한 거로는 그 양이 200kg입니다.

보통 0.01g 정도가 1회 투약분이라니 2천 만명까지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인구가 5천만 명이니까 그야말로 엄청난 양인건데, 이것 말고도 최근 들어 그 수법이 다양해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저도 취재를 하다보니 방식이 참 다양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는데, 앞서 기사에서도 전해드렸듯 올해 9월에는 대량의 마약을 밀반입한 30대 남성이 구속기소됐습니다.

단단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항공기 부품 안에 400kg이 넘는 필로폰을 은닉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이렇게 대량으로 들여오는 것 말고도요.

최근에는 소량 밀반입도 많은데요.

올해 8월까지 관세청 자료를 보면 마약 단속 778건 중에 국제 우편을 통한 밀반입이 586건으로 제일 많습니다.

비슷한 방식인 특송화물 형태가 111건으로 그 다음입니다.

대부분 생필품이나 해외 직구 상품 등으로 위장해서 마약을 밀반입하려다 적발된 경우입니다.

[앵커]

마약 밀수가 물론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이렇게 늘어나는 데는 어떤 배경이 있을까요?

[기자]

일단 전통적으로 한국은 마약 청정국으로 알려졌죠.

그래서 아무래도 마약이 넓게 유통되고 있는 중남미 국가들보다는 한국이 각국의 마약 감시망에서 살짝 벗어나 있습니다.

그런 점을 악용해서 한국을 경유지로 해서 제3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한국을 거쳐 밀수출하거나 한국을 경유라는 중계수출을 하다 적발된 게 최근 5년간 4천400억 원에 달합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도 마약 밀수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해 많은 나라가 외국인들에 대한 입국 제한 조처를 했잖아요.

우리나라만 해도 외국인은 입국하려면 자가격리도 해야 하고요.

이렇게 각 나라가 출입국 절차를 강화하니까 여행자를 통하는, 그러니까 사람이 직접 운반하는 전통적인 마약 밀수 방식보다는 국제 소포를 이용한 마약 밀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앵커]

이렇게 마약 밀수가 늘어나면 국내에서도 당연히 그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듯한데, 문제는 없나요?

[기자]

대량의 마약 밀수 적발은 보통 첩보로 많이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관세청에 마약 수사 정원이 35명에 불과하다고 해요.

결코, 많다고 볼 수 없는 인원이죠.

특히 국제우편은 탐지견이나 엑스레이 같은걸 활용합니다만, 쏟아져 들어오는 우편물을 다 확인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올해 국감에서도 문제가 됐습니다.

첨단 장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지만 부산세관의 마약탐지기가 10대 정도밖에 없는데, 사용 연한이 지난 것도 있다고 해요.

또 장비가 있다고 해도 1회용 마약 탐지기는 재고 파악도 제대로 안 될 정도라서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개인을 넘어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게 하는 게 바로 마약인데, 마약 청정국이란 이름이 무색해지지 않게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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