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중국의 초현실적 ‘제로 코로나’…‘일단, 무조건, 통제부터’

입력 2021.11.10 (18:04) 수정 2021.11.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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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곳곳이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제로 코로나', 아주 강력한 방역 정책을 고수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이 나라' 얘기 나눠봅니다.

어느 나라인지 말은 안 했지만, 다들 아실 거예요, 중국이죠?

[기자]

네,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용납하지 않겠다, 나라 전체를 몽땅 폐쇄해서라도 바이러스가 퍼지는 걸 막겠다, 이 각오가 엿보이는 게, 일례로 최근 상하이 테마파크 관람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즉시 테마파크 대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3만여 명이 갇힌 채 그 자리에서 검사받았습니다.

전날 다녀간 사람까지 다 찾아내서 총 6만 6천여 명 검사했습니다.

이튿날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에선 교사 1명이 확진되자, 역시 학교 대문 걸어 잠그고 다음날 새벽까지, 초등학생 아이들까지 전교생을 학교에 가둬놓고 검사 결과 기다렸습니다.

란저우 시는 확진자 6명에 인구 4백만 도시를 봉쇄했습니다.

'초현실적'이라는 외신 반응이 나옵니다.

이렇게 하는 근거, 방역 원칙에 있는 '시공동반자'라는 개념입니다.

시공동반자, 확진자와 800 제곱미터 이내에 10분 이상 있었다면, 그러니까 밀접 접촉이 아니라도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만 있어도 무조건 사흘 안에 두 차례 검사받도록 했습니다.

[앵커]

시공동반자... 뭔가 낭만적인 단어 같기도 하고 SF 영화 같기도 하고... 왜 이러는 겁니까?

[기자]

이렇게 '제로 코로나' 하겠단 거죠.

이미 중국 3분의 2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그래서 현재 위험 지역 지정된 60여 개 도시에서 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 중입니다.

[앵커]

중국은 하루 확진자가 공식 통계로는 100명이 안 되잖아요? 인구가 13억인데... 이거 너무 과하잖습니까?

[기자]

과하죠. 그런데 이게 일상이 되면 과한 줄도 모르게 됩니다.

중국 SNS에는 이런 질문도 올라옵니다.

"확진자와 닿은 바람이 나한테도 와서 닿았는데, 그게 접촉입니까?"

중국 당국이 모든 것에 지침, 방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인데, 일례로 오늘 서울에 첫눈이 왔는데, 중국은 지금 눈, 내리는 눈도 함부로 못 옮깁니다.

왜냐하면, 눈에 대한 지침도 있기 때문입니다.

당국이 '봉쇄 지역에 쌓인 눈을 외부로 가지고 나가지 말라'

그러니까 눈 건드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앵커]

주민들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기자]

뉴욕타임스 보도인데, 중국 윈난성 루이리 시 상황이 기구합니다.

루이리 시는 지리적으로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물류 요충지입니다.

당연히 감염자가 많겠죠?

그리고 중국 당국은 당연히 감염자 나올 때마다 봉쇄령 내립니다.

7달 동안 봉쇄령 4번, 한 번 봉쇄에 평균 26일, 7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봉쇄 기간입니다.

1살짜리 아기가 코로나 검사를 무려 74번이나 받았다는 인터뷰도 실렸습니다.

[앵커]

진짜 이유가 대체 뭡니까?

[기자]

국제금융센터가 보고서를 하나 냈는데,

1. 우선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중국은 이번 올림픽, 관중이 입장하는 형식으로 성공적으로 치르고 싶습니다.

도쿄처럼 텅 빈 채 말고요.

그런데 코로나 못 잡으면 이렇게 못하겠죠.

2. 다른 이유는 취약한 의료 시스템.

자체 백신 시노백은 사실 확신이 안 가고... 병상 수는 부족하고, 농어촌 지역은 더 부족합니다.

3. 근본적으론 역시 체제 우월성 과시입니다.

미국이나 서구는 코로나로 난리지만, 우리는 체제가 훌륭해서 안 그렇다고 했는데, 이제 와 통제를 포기하면 '결국은 서구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 는 생각 할 수 있단 거죠.

4. 그리고 강력한 통제는 공산당 정권 유지에도 나쁠 게 없습니다.

지금 중국에 중요한 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6번째 중앙전체회의, 6중전회인데, 아주 중요합니다.

시진핑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 반열에 놓고 장기 집권하는 발판 마련하는 자리입니다.

실적과 체제 안정, 둘 다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제로 코로나, 확진자 0명, 이게 현실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불가능하잖아요?

[기자]

외신들도 그 점을 지적하고 있고, 또 경제도 침체국면 됐고, 실효성도 없고... 중국 당국도 영원히 이러는 건 불가능하단 사실, 아는 것 같습니다.

그 힌트가 중국 최고 권위 전염병학자, 중난산 인터뷰에 있습니다.

"당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그 당분간이 언제냐? "중국인들은 내년 말에나 해외여행이 가능할 거다"라고 했거든요.

왜 내년 말이냐.

묘하게도 내년 10월에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당 대회가 끝납니다.

[앵커]

정말 그 말대로라면 중국은 정치적 안정이라는 목적을 제일 앞에 놓고 움직이는 나라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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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0 18:04:42
    • 수정2021-11-10 18: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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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이 일상 회복을 위한 '위드 코로나'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제로 코로나', 아주 강력한 방역 정책을 고수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이 나라' 얘기 나눠봅니다.

어느 나라인지 말은 안 했지만, 다들 아실 거예요, 중국이죠?

[기자]

네,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용납하지 않겠다, 나라 전체를 몽땅 폐쇄해서라도 바이러스가 퍼지는 걸 막겠다, 이 각오가 엿보이는 게, 일례로 최근 상하이 테마파크 관람객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즉시 테마파크 대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3만여 명이 갇힌 채 그 자리에서 검사받았습니다.

전날 다녀간 사람까지 다 찾아내서 총 6만 6천여 명 검사했습니다.

이튿날 베이징의 한 초등학교에선 교사 1명이 확진되자, 역시 학교 대문 걸어 잠그고 다음날 새벽까지, 초등학생 아이들까지 전교생을 학교에 가둬놓고 검사 결과 기다렸습니다.

란저우 시는 확진자 6명에 인구 4백만 도시를 봉쇄했습니다.

'초현실적'이라는 외신 반응이 나옵니다.

이렇게 하는 근거, 방역 원칙에 있는 '시공동반자'라는 개념입니다.

시공동반자, 확진자와 800 제곱미터 이내에 10분 이상 있었다면, 그러니까 밀접 접촉이 아니라도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만 있어도 무조건 사흘 안에 두 차례 검사받도록 했습니다.

[앵커]

시공동반자... 뭔가 낭만적인 단어 같기도 하고 SF 영화 같기도 하고... 왜 이러는 겁니까?

[기자]

이렇게 '제로 코로나' 하겠단 거죠.

이미 중국 3분의 2 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는데, 그래서 현재 위험 지역 지정된 60여 개 도시에서 봉쇄와 이동 제한 조치 중입니다.

[앵커]

중국은 하루 확진자가 공식 통계로는 100명이 안 되잖아요? 인구가 13억인데... 이거 너무 과하잖습니까?

[기자]

과하죠. 그런데 이게 일상이 되면 과한 줄도 모르게 됩니다.

중국 SNS에는 이런 질문도 올라옵니다.

"확진자와 닿은 바람이 나한테도 와서 닿았는데, 그게 접촉입니까?"

중국 당국이 모든 것에 지침, 방침을 내리고 있기 때문인데, 일례로 오늘 서울에 첫눈이 왔는데, 중국은 지금 눈, 내리는 눈도 함부로 못 옮깁니다.

왜냐하면, 눈에 대한 지침도 있기 때문입니다.

당국이 '봉쇄 지역에 쌓인 눈을 외부로 가지고 나가지 말라'

그러니까 눈 건드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앵커]

주민들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기자]

뉴욕타임스 보도인데, 중국 윈난성 루이리 시 상황이 기구합니다.

루이리 시는 지리적으로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물류 요충지입니다.

당연히 감염자가 많겠죠?

그리고 중국 당국은 당연히 감염자 나올 때마다 봉쇄령 내립니다.

7달 동안 봉쇄령 4번, 한 번 봉쇄에 평균 26일, 7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봉쇄 기간입니다.

1살짜리 아기가 코로나 검사를 무려 74번이나 받았다는 인터뷰도 실렸습니다.

[앵커]

진짜 이유가 대체 뭡니까?

[기자]

국제금융센터가 보고서를 하나 냈는데,

1. 우선 내년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중국은 이번 올림픽, 관중이 입장하는 형식으로 성공적으로 치르고 싶습니다.

도쿄처럼 텅 빈 채 말고요.

그런데 코로나 못 잡으면 이렇게 못하겠죠.

2. 다른 이유는 취약한 의료 시스템.

자체 백신 시노백은 사실 확신이 안 가고... 병상 수는 부족하고, 농어촌 지역은 더 부족합니다.

3. 근본적으론 역시 체제 우월성 과시입니다.

미국이나 서구는 코로나로 난리지만, 우리는 체제가 훌륭해서 안 그렇다고 했는데, 이제 와 통제를 포기하면 '결국은 서구식으로 갈 수밖에 없다' 는 생각 할 수 있단 거죠.

4. 그리고 강력한 통제는 공산당 정권 유지에도 나쁠 게 없습니다.

지금 중국에 중요한 회의가 열리고 있습니다.

6번째 중앙전체회의, 6중전회인데, 아주 중요합니다.

시진핑 주석을 마오쩌둥, 덩샤오핑 반열에 놓고 장기 집권하는 발판 마련하는 자리입니다.

실적과 체제 안정, 둘 다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제로 코로나, 확진자 0명, 이게 현실적으로나 과학적으로나 불가능하잖아요?

[기자]

외신들도 그 점을 지적하고 있고, 또 경제도 침체국면 됐고, 실효성도 없고... 중국 당국도 영원히 이러는 건 불가능하단 사실, 아는 것 같습니다.

그 힌트가 중국 최고 권위 전염병학자, 중난산 인터뷰에 있습니다.

"당분간 제로 코로나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는데, 그 당분간이 언제냐? "중국인들은 내년 말에나 해외여행이 가능할 거다"라고 했거든요.

왜 내년 말이냐.

묘하게도 내년 10월에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당 대회가 끝납니다.

[앵커]

정말 그 말대로라면 중국은 정치적 안정이라는 목적을 제일 앞에 놓고 움직이는 나라네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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