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서로 훼방 놓던 美·中…잠시 만나 ‘성과’ 있을까?

입력 2021.11.15 (17:46) 수정 2021.11.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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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우리 시각으로 내일 오전 화상으로 만납니다.

그러나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서로 으르렁거리는 상황 보면, 만나더라도 뚜렷한 화해나 합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미·중 첫 정상회담 직전 분위기 짚어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한 이후 정상회담은 처음인 거죠?

[기자]

네, 전화 통화만 두 차례 정도 했고요,

화상이긴 하지만 대면 만남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미 백악관 대변인이 만나기도 전에 "우려하는 사안은 망설이지 않고 말할 것이고, 끝난 뒤 '기자회견' 없을 거다" 했고요.

중국은 "타이완 문제로 미국이 제 발등 찍을 것이다" 했습니다.

[앵커]

어휴. 기 싸움이 장난 아니네요.

이럴 거면 왜 만나는 겁니까?

[기자]

안 만날 수 없어서 아닐까요?

거의 모든 국제 이슈에서 얽혀 있으니 일단 만나는 보자, 는 거죠.

타이완 문제와 무역 문제, 거친 설전이 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저희는 경제 문제, 무역 문제 짚어보죠.

핵심 의제는 뭡니까?

[기자]

미·중 모두 트럼프 대통령 때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입니다.

올 연말까지 유효한데, 미국 입장은, 중국이 미국 상품 구매 대폭 늘리기로 약속했는데, 이행 안 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주엔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중국이 미국산 항공기 많이 안 산다며, 무역 합의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합의 안 되면 미국은 다시 무역 제재 카드 꺼낼 수 있습니다.

중국 입장은요,

미국이 합의 뒤에도 여전히 중국산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는 겁니다.

너네도 약속 이행 안 한단 주장이죠.

또 첨단 산업 제재, 화웨이를 비롯해 5G와 반도체 등 자국 첨단 산업 제재를 계속 하고 있거든요.

여기서 양보해달란 주장 하겠죠.

[앵커]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첨단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 치명적일 것 같은데, 이건 쉽게 말하면 반도체 얘기겠죠?

[기자]

네, 미국이 화웨이만 막고 있는 게 아닙니다.

OLED 관련 반도체 기술 유출 우려로 중국 사모펀드가 IT 기업 매그나칩 인수하는 걸 막았고,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이 초미세 공정 EUV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조차 막을 정도입니다.

최근엔 '인텔'까지 막고 섰습니다.

인텔이 중국 청두에서 실리콘 웨이퍼 생산을 늘리려고 했는데, 백악관이 막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유는 '국가 안보'였다는데, 지금 세계가 반도체 회로기판인 웨이퍼 부족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은 겁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이 인텔은 아낌없이 밀어줄게, 했던 것 같은데, '중국'이랑 엮이니깐 어림없네요.

[기자]

네, 굉장히 경계하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 4년 동안 미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중국과 활발하게 반도체 투자협약 맺었거든요.

하지만, 미국이 앞으로는 반도체를 넘어 중국에 대한 투자 자체를 규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관련 법안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혁신경쟁법, 글로벌 리더십 관여 법안, 이 두 가지.

미국의 핵심 산업 키우고 동시에 중국 견제하는 내용 담겨 있습니다.

[앵커]

중국은 당하고만 있나요?

안 그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일단 법안 통과를 막아달라며 미 재계를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통과되면, 중국에서 장사 못 할 거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는데, 그러면서 동시에 중국 반도체 기업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파운드리 업체, SMIC에 2조 원대 자금을 직접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SMIC는 첨단 미세공정 기술인 14나노미터 공정 제품 양산 이제 막 시작했고, 그동안 엄청난 지원을 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았던 기업입니다.

그래도 다시 한번 각종 세제 혜택까지 몰아주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중국은 해외 반도체 기업들의 발목 잡고 있습니다.

인수합병을 막는 방식인데요,

지난해 우리나라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다고 했는데, 여기엔 중국의 합병 승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1년이 넘도록 승인을 안 해줍니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업체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오시아 합병도 마찬가지로 승인 안 했습니다.

중국은 앞서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인수도,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일본 반도체 회사 인수도 모두 퇴짜 놨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훼방을 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미·중이 첨단 기술에서 말 그대로 '훼방 경쟁'을 벌이네요.

양국 관계가 당장 나아지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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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서로 훼방 놓던 美·中…잠시 만나 ‘성과’ 있을까?
    • 입력 2021-11-15 17:46:14
    • 수정2021-11-15 18: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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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우리 시각으로 내일 오전 화상으로 만납니다.

그러나 첨단 기술 분야에서 서로 으르렁거리는 상황 보면, 만나더라도 뚜렷한 화해나 합의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미·중 첫 정상회담 직전 분위기 짚어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한 이후 정상회담은 처음인 거죠?

[기자]

네, 전화 통화만 두 차례 정도 했고요,

화상이긴 하지만 대면 만남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미 백악관 대변인이 만나기도 전에 "우려하는 사안은 망설이지 않고 말할 것이고, 끝난 뒤 '기자회견' 없을 거다" 했고요.

중국은 "타이완 문제로 미국이 제 발등 찍을 것이다" 했습니다.

[앵커]

어휴. 기 싸움이 장난 아니네요.

이럴 거면 왜 만나는 겁니까?

[기자]

안 만날 수 없어서 아닐까요?

거의 모든 국제 이슈에서 얽혀 있으니 일단 만나는 보자, 는 거죠.

타이완 문제와 무역 문제, 거친 설전이 오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저희는 경제 문제, 무역 문제 짚어보죠.

핵심 의제는 뭡니까?

[기자]

미·중 모두 트럼프 대통령 때 체결한 '1단계 무역 합의'입니다.

올 연말까지 유효한데, 미국 입장은, 중국이 미국 상품 구매 대폭 늘리기로 약속했는데, 이행 안 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주엔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중국이 미국산 항공기 많이 안 산다며, 무역 합의 재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합의 안 되면 미국은 다시 무역 제재 카드 꺼낼 수 있습니다.

중국 입장은요,

미국이 합의 뒤에도 여전히 중국산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는 겁니다.

너네도 약속 이행 안 한단 주장이죠.

또 첨단 산업 제재, 화웨이를 비롯해 5G와 반도체 등 자국 첨단 산업 제재를 계속 하고 있거든요.

여기서 양보해달란 주장 하겠죠.

[앵커]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첨단 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 치명적일 것 같은데, 이건 쉽게 말하면 반도체 얘기겠죠?

[기자]

네, 미국이 화웨이만 막고 있는 게 아닙니다.

OLED 관련 반도체 기술 유출 우려로 중국 사모펀드가 IT 기업 매그나칩 인수하는 걸 막았고,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회사 ASML이 초미세 공정 EUV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조차 막을 정도입니다.

최근엔 '인텔'까지 막고 섰습니다.

인텔이 중국 청두에서 실리콘 웨이퍼 생산을 늘리려고 했는데, 백악관이 막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유는 '국가 안보'였다는데, 지금 세계가 반도체 회로기판인 웨이퍼 부족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은 겁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이 인텔은 아낌없이 밀어줄게, 했던 것 같은데, '중국'이랑 엮이니깐 어림없네요.

[기자]

네, 굉장히 경계하고 있습니다.

사실 최근 4년 동안 미국 기업과 투자자들이 중국과 활발하게 반도체 투자협약 맺었거든요.

하지만, 미국이 앞으로는 반도체를 넘어 중국에 대한 투자 자체를 규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실제로, 관련 법안들이 만들어졌습니다.

혁신경쟁법, 글로벌 리더십 관여 법안, 이 두 가지.

미국의 핵심 산업 키우고 동시에 중국 견제하는 내용 담겨 있습니다.

[앵커]

중국은 당하고만 있나요?

안 그럴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일단 법안 통과를 막아달라며 미 재계를 압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통과되면, 중국에서 장사 못 할 거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는데, 그러면서 동시에 중국 반도체 기업은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파운드리 업체, SMIC에 2조 원대 자금을 직접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SMIC는 첨단 미세공정 기술인 14나노미터 공정 제품 양산 이제 막 시작했고, 그동안 엄청난 지원을 했지만 성과는 신통치 않았던 기업입니다.

그래도 다시 한번 각종 세제 혜택까지 몰아주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 중국은 해외 반도체 기업들의 발목 잡고 있습니다.

인수합병을 막는 방식인데요,

지난해 우리나라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한다고 했는데, 여기엔 중국의 합병 승인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1년이 넘도록 승인을 안 해줍니다.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업체 미국 웨스턴디지털과 일본 키오시아 합병도 마찬가지로 승인 안 했습니다.

중국은 앞서 미국 퀄컴의 네덜란드 반도체 업체 인수도,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의 일본 반도체 회사 인수도 모두 퇴짜 놨습니다.

이런 식으로 계속 훼방을 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미·중이 첨단 기술에서 말 그대로 '훼방 경쟁'을 벌이네요.

양국 관계가 당장 나아지길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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