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공군, ‘여군 부사관 사망’ 강제추행 확인하고도 ‘늑장 기소’”

입력 2021.11.15 (19:26) 수정 2021.11.1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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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대 선임의 성추행과 상관들의 2차 가해로 숨진 공군 고 이예람 중사 사건 즈음에 또 다른 공군 여성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군 경찰 수사 결과 강제추행 정황이 드러났는데, 군이 이를 유족에게 뒤늦게 알리고 늑장 기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우한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이예람 중사가 숨지기 열흘 전,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 A 부사관이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군은 업무 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순직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두 달 뒤, 부서 상관이던 이 모 준위가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유족들에게 통보됐습니다.

사망 열흘 뒤 조사과정에서 이 준위가 추행 사실을 자백한 겁니다.

3월부터 두차례 A 부사관의 볼을 잡아당겼고, 피해자는 "싫다"라며 4월 중순 이후 연락을 피하는 등 거부의사를 밝혔다고, 이 준위는 진술했습니다.

또, 거짓말 탐지 조사에서도 거짓 응답이 나타났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채 사건은 종결됐고 유족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겁니다.

군 검찰은 지난달에서야 이 준위를 기소했습니다.

[강석민/변호사 : "(유족들은) 기록을 열람하고 난 뒤에야 알게 됐어요. 강제 추행을 인지한 당시부터 조사가 진행됐으면 그때 오히려 밝혀졌겠죠. 지금은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어요."]

군이 이 중사 사건으로 궁지에 몰렸다가 늑장 기소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됩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강제추행을 사망 사건과 분리함으로써 문제를 은폐, 축소하려고 시도하였고 관련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사그라들 때쯤 슬그머니 분리 기소하였다."]

공군은 사건 발생 이후 강제추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했다면서, 피의사실 공표죄 때문에 기소 전 유족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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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인권센터 “공군, ‘여군 부사관 사망’ 강제추행 확인하고도 ‘늑장 기소’”
    • 입력 2021-11-15 19:26:54
    • 수정2021-11-15 19: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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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대 선임의 성추행과 상관들의 2차 가해로 숨진 공군 고 이예람 중사 사건 즈음에 또 다른 공군 여성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군 경찰 수사 결과 강제추행 정황이 드러났는데, 군이 이를 유족에게 뒤늦게 알리고 늑장 기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우한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 이예람 중사가 숨지기 열흘 전, 공군 8전투비행단 소속 A 부사관이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당시 군은 업무 과중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순직 처리했습니다.

그런데 두 달 뒤, 부서 상관이던 이 모 준위가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된 사실이 유족들에게 통보됐습니다.

사망 열흘 뒤 조사과정에서 이 준위가 추행 사실을 자백한 겁니다.

3월부터 두차례 A 부사관의 볼을 잡아당겼고, 피해자는 "싫다"라며 4월 중순 이후 연락을 피하는 등 거부의사를 밝혔다고, 이 준위는 진술했습니다.

또, 거짓말 탐지 조사에서도 거짓 응답이 나타났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채 사건은 종결됐고 유족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겁니다.

군 검찰은 지난달에서야 이 준위를 기소했습니다.

[강석민/변호사 : "(유족들은) 기록을 열람하고 난 뒤에야 알게 됐어요. 강제 추행을 인지한 당시부터 조사가 진행됐으면 그때 오히려 밝혀졌겠죠. 지금은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어요."]

군이 이 중사 사건으로 궁지에 몰렸다가 늑장 기소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됩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강제추행을 사망 사건과 분리함으로써 문제를 은폐, 축소하려고 시도하였고 관련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사그라들 때쯤 슬그머니 분리 기소하였다."]

공군은 사건 발생 이후 강제추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했다면서, 피의사실 공표죄 때문에 기소 전 유족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촬영기자: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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