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한국이 플랫폼에 저항하는 ‘다윗의 성지’되나?
입력 2021.11.17 (18:04)
수정 2021.11.1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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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글, 애플 등 거대 플랫폼 골리앗이 '갑질'한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운 게 아닙니다.
당연히 이 골리앗의 갑질에 저항하는 '다윗'의 돌팔매질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 '돌팔매질하던 다윗'들이 모였습니다.
왜일까요?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누구입니까? 한국에 온 '돌팔매질하는 다윗'?
[기자]
'포트 나이트'로 유명한 게임 회사 에픽게임즈 대표, 팀 스위니입니다.
누가 봐도 서양 사람인데, 이 사람이 이 말로 유명합니다.
"나는 한국인이다"
[앵커]
왜요?
[기자]
지난 8월이죠.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에픽게임즈가 사실 이 인앱 결제 때문에 애플과 소송 중이거든요.
당시 법 통과될 때 SNS에 '나는 한국인이다'를 포함한 글을 올렸었거든요,
이번엔 그걸로 모자라 직접 한국 와서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팀 스위니/에픽게임즈 대표/지난 16일, 국회 : "한국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구글·애플의) 운영체제 독점을 막는 데 있어 세계에서 선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성공하면 소비자들은 적당한 가격, 창작자들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실은 어제 국회에 관련 행사가 있었습니다.
또, 미국 빅테크에 시장 다 내줘서 늘 불만이고 민감한 프랑스,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미국 앱공정성연대 관계자들도 참석했습니다.
모두 골리앗인 구글, 애플의 불공정 행위에 화난 다윗들입니다.
[앵커]
'인앱 결제' 앱 마켓에 앱 올리면 결제도 앱 마켓 통해서만 하라는, 대표적인 갑질 아닙니까?
[기자]
네, 플레이 스토어, 앱 스토어에서 게임 아이템 사거나 음악 스트리밍 결제하면, 구글과 애플에 30% 수수료를 내야 했습니다.
너무 많고, 갑질이라고 볼 수도 있죠.
이 인앱 결제 강제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법으로 금지한 겁니다.
개정안 보면, 특정 결제 방식 강제할 수 없도록 했고요.
다른 결제 방식 사용해도 불이익 줄 수 없게 했습니다.
[앵커]
그럼, 한국을 성지 삼아 반전의 계기 마련엔 성공한 겁니까?
[기자]
미국도, 프랑스도 구체적으로 법안 준비 중이긴 한데,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골리앗답게 요지부동입니다.
[앵커]
법 안 지키겠단 건가요?
[기자]
법은 지키되 이렇게 하겠단 겁니다.
구글은 한국에서만 제3자 결제 시스템 허용하되, 3자 결제도 26% 수수료는 내라, 4%만 깎아준다 했습니다.
[앵커]
네? 구글 끼지 않고 결제해도 구글한테 수수료를 내라? 이게 무슨 배짱인가요?
[기자]
그러게요,
자체 결제 시스템 운영 비용이나 카드 수수료 합하면, 별 차이 없는 거죠.
[앵커]
애플도 큰 틀에선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비슷한 얘기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반복되는 것 같아요?
[기자]
네, 넷플릭스와 우리나라 SK브로드밴드 사이의 법적 분쟁, 여기도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 입장은,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너무 많은 동영상 보니까 인터넷망에 부하가 걸리고 우리가 인프라를 더 깔아야 한다, 그러니 그 비용을 넷플릭스가 부담하라, 망 사용료 내라, 는 건데 전 세계 인터넷 공급 회사들이 다 마찬가지기 때문에, 다들 한국을 쳐다봅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법원이 SK 손을 들어줬잖아요?
[기자]
네, 1심에서 넷플릭스, 망 사용료를 내라, 했고 한발 더 나아가 국회는 법적 근거까지 만든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골리앗, 넷플릭스의 부사장이 한국 방문했습니다.
골리앗도 다급해지니 한국을 찾은 겁니다.
[앵커]
그렇다고 넷플릭스가 '앞으로는 망 사용료 낼게' 백기 투항한 건 아니죠?
[기자]
네, 자체적으로 트래픽을 줄이는 기술적 해법이 있고, 망 사용료는 인터넷 이용자가 월 요금 내지 않냐, 공급자가 요금을 왜 또 내냐 하는데, 사실 좀 큰 회사들은 대부분 망 사용료 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우리 기업은 다 내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한국 진출한 디즈니 플러스도 내고요.
심지어 넷플릭스도 미국에선 내고 있어요.
어찌 보면 넷플릭스가 ' 슈퍼 갑'이라 배짱부리는 겁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넷플릭스 대항 전쟁의 성지가 되는 이유, 넷플릭스가 한국을 무시할 수 없어서겠죠.
우리나라 구독자가 많아서 시장이 큰 편이기도 하고, 또 '오징어 게임' 같이 세계적으로 통하는 콘텐츠 공급도 합니다.
이런 나라가 미국 말고는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기업과 나라들이 '어 한국처럼 해도 되는 거야?' 하고 쳐다보고, 응원도 하는 겁니다.
[앵커]
흥미롭습니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빅테크 기업의 규제를 둘러싼 논의에서 한국이 성지가 되어가고 있다니요.
좋은 선도 사례를 만들 수 있길 바라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구글, 애플 등 거대 플랫폼 골리앗이 '갑질'한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운 게 아닙니다.
당연히 이 골리앗의 갑질에 저항하는 '다윗'의 돌팔매질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 '돌팔매질하던 다윗'들이 모였습니다.
왜일까요?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누구입니까? 한국에 온 '돌팔매질하는 다윗'?
[기자]
'포트 나이트'로 유명한 게임 회사 에픽게임즈 대표, 팀 스위니입니다.
누가 봐도 서양 사람인데, 이 사람이 이 말로 유명합니다.
"나는 한국인이다"
[앵커]
왜요?
[기자]
지난 8월이죠.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에픽게임즈가 사실 이 인앱 결제 때문에 애플과 소송 중이거든요.
당시 법 통과될 때 SNS에 '나는 한국인이다'를 포함한 글을 올렸었거든요,
이번엔 그걸로 모자라 직접 한국 와서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팀 스위니/에픽게임즈 대표/지난 16일, 국회 : "한국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구글·애플의) 운영체제 독점을 막는 데 있어 세계에서 선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성공하면 소비자들은 적당한 가격, 창작자들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실은 어제 국회에 관련 행사가 있었습니다.
또, 미국 빅테크에 시장 다 내줘서 늘 불만이고 민감한 프랑스,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미국 앱공정성연대 관계자들도 참석했습니다.
모두 골리앗인 구글, 애플의 불공정 행위에 화난 다윗들입니다.
[앵커]
'인앱 결제' 앱 마켓에 앱 올리면 결제도 앱 마켓 통해서만 하라는, 대표적인 갑질 아닙니까?
[기자]
네, 플레이 스토어, 앱 스토어에서 게임 아이템 사거나 음악 스트리밍 결제하면, 구글과 애플에 30% 수수료를 내야 했습니다.
너무 많고, 갑질이라고 볼 수도 있죠.
이 인앱 결제 강제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법으로 금지한 겁니다.
개정안 보면, 특정 결제 방식 강제할 수 없도록 했고요.
다른 결제 방식 사용해도 불이익 줄 수 없게 했습니다.
[앵커]
그럼, 한국을 성지 삼아 반전의 계기 마련엔 성공한 겁니까?
[기자]
미국도, 프랑스도 구체적으로 법안 준비 중이긴 한데,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골리앗답게 요지부동입니다.
[앵커]
법 안 지키겠단 건가요?
[기자]
법은 지키되 이렇게 하겠단 겁니다.
구글은 한국에서만 제3자 결제 시스템 허용하되, 3자 결제도 26% 수수료는 내라, 4%만 깎아준다 했습니다.
[앵커]
네? 구글 끼지 않고 결제해도 구글한테 수수료를 내라? 이게 무슨 배짱인가요?
[기자]
그러게요,
자체 결제 시스템 운영 비용이나 카드 수수료 합하면, 별 차이 없는 거죠.
[앵커]
애플도 큰 틀에선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비슷한 얘기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반복되는 것 같아요?
[기자]
네, 넷플릭스와 우리나라 SK브로드밴드 사이의 법적 분쟁, 여기도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 입장은,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너무 많은 동영상 보니까 인터넷망에 부하가 걸리고 우리가 인프라를 더 깔아야 한다, 그러니 그 비용을 넷플릭스가 부담하라, 망 사용료 내라, 는 건데 전 세계 인터넷 공급 회사들이 다 마찬가지기 때문에, 다들 한국을 쳐다봅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법원이 SK 손을 들어줬잖아요?
[기자]
네, 1심에서 넷플릭스, 망 사용료를 내라, 했고 한발 더 나아가 국회는 법적 근거까지 만든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골리앗, 넷플릭스의 부사장이 한국 방문했습니다.
골리앗도 다급해지니 한국을 찾은 겁니다.
[앵커]
그렇다고 넷플릭스가 '앞으로는 망 사용료 낼게' 백기 투항한 건 아니죠?
[기자]
네, 자체적으로 트래픽을 줄이는 기술적 해법이 있고, 망 사용료는 인터넷 이용자가 월 요금 내지 않냐, 공급자가 요금을 왜 또 내냐 하는데, 사실 좀 큰 회사들은 대부분 망 사용료 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우리 기업은 다 내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한국 진출한 디즈니 플러스도 내고요.
심지어 넷플릭스도 미국에선 내고 있어요.
어찌 보면 넷플릭스가 ' 슈퍼 갑'이라 배짱부리는 겁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넷플릭스 대항 전쟁의 성지가 되는 이유, 넷플릭스가 한국을 무시할 수 없어서겠죠.
우리나라 구독자가 많아서 시장이 큰 편이기도 하고, 또 '오징어 게임' 같이 세계적으로 통하는 콘텐츠 공급도 합니다.
이런 나라가 미국 말고는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기업과 나라들이 '어 한국처럼 해도 되는 거야?' 하고 쳐다보고, 응원도 하는 겁니다.
[앵커]
흥미롭습니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빅테크 기업의 규제를 둘러싼 논의에서 한국이 성지가 되어가고 있다니요.
좋은 선도 사례를 만들 수 있길 바라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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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1-11-17 18:21:28

[앵커]
구글, 애플 등 거대 플랫폼 골리앗이 '갑질'한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운 게 아닙니다.
당연히 이 골리앗의 갑질에 저항하는 '다윗'의 돌팔매질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 '돌팔매질하던 다윗'들이 모였습니다.
왜일까요?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누구입니까? 한국에 온 '돌팔매질하는 다윗'?
[기자]
'포트 나이트'로 유명한 게임 회사 에픽게임즈 대표, 팀 스위니입니다.
누가 봐도 서양 사람인데, 이 사람이 이 말로 유명합니다.
"나는 한국인이다"
[앵커]
왜요?
[기자]
지난 8월이죠.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에픽게임즈가 사실 이 인앱 결제 때문에 애플과 소송 중이거든요.
당시 법 통과될 때 SNS에 '나는 한국인이다'를 포함한 글을 올렸었거든요,
이번엔 그걸로 모자라 직접 한국 와서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팀 스위니/에픽게임즈 대표/지난 16일, 국회 : "한국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구글·애플의) 운영체제 독점을 막는 데 있어 세계에서 선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성공하면 소비자들은 적당한 가격, 창작자들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실은 어제 국회에 관련 행사가 있었습니다.
또, 미국 빅테크에 시장 다 내줘서 늘 불만이고 민감한 프랑스,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미국 앱공정성연대 관계자들도 참석했습니다.
모두 골리앗인 구글, 애플의 불공정 행위에 화난 다윗들입니다.
[앵커]
'인앱 결제' 앱 마켓에 앱 올리면 결제도 앱 마켓 통해서만 하라는, 대표적인 갑질 아닙니까?
[기자]
네, 플레이 스토어, 앱 스토어에서 게임 아이템 사거나 음악 스트리밍 결제하면, 구글과 애플에 30% 수수료를 내야 했습니다.
너무 많고, 갑질이라고 볼 수도 있죠.
이 인앱 결제 강제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법으로 금지한 겁니다.
개정안 보면, 특정 결제 방식 강제할 수 없도록 했고요.
다른 결제 방식 사용해도 불이익 줄 수 없게 했습니다.
[앵커]
그럼, 한국을 성지 삼아 반전의 계기 마련엔 성공한 겁니까?
[기자]
미국도, 프랑스도 구체적으로 법안 준비 중이긴 한데,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골리앗답게 요지부동입니다.
[앵커]
법 안 지키겠단 건가요?
[기자]
법은 지키되 이렇게 하겠단 겁니다.
구글은 한국에서만 제3자 결제 시스템 허용하되, 3자 결제도 26% 수수료는 내라, 4%만 깎아준다 했습니다.
[앵커]
네? 구글 끼지 않고 결제해도 구글한테 수수료를 내라? 이게 무슨 배짱인가요?
[기자]
그러게요,
자체 결제 시스템 운영 비용이나 카드 수수료 합하면, 별 차이 없는 거죠.
[앵커]
애플도 큰 틀에선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비슷한 얘기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반복되는 것 같아요?
[기자]
네, 넷플릭스와 우리나라 SK브로드밴드 사이의 법적 분쟁, 여기도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 입장은,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너무 많은 동영상 보니까 인터넷망에 부하가 걸리고 우리가 인프라를 더 깔아야 한다, 그러니 그 비용을 넷플릭스가 부담하라, 망 사용료 내라, 는 건데 전 세계 인터넷 공급 회사들이 다 마찬가지기 때문에, 다들 한국을 쳐다봅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법원이 SK 손을 들어줬잖아요?
[기자]
네, 1심에서 넷플릭스, 망 사용료를 내라, 했고 한발 더 나아가 국회는 법적 근거까지 만든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골리앗, 넷플릭스의 부사장이 한국 방문했습니다.
골리앗도 다급해지니 한국을 찾은 겁니다.
[앵커]
그렇다고 넷플릭스가 '앞으로는 망 사용료 낼게' 백기 투항한 건 아니죠?
[기자]
네, 자체적으로 트래픽을 줄이는 기술적 해법이 있고, 망 사용료는 인터넷 이용자가 월 요금 내지 않냐, 공급자가 요금을 왜 또 내냐 하는데, 사실 좀 큰 회사들은 대부분 망 사용료 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우리 기업은 다 내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한국 진출한 디즈니 플러스도 내고요.
심지어 넷플릭스도 미국에선 내고 있어요.
어찌 보면 넷플릭스가 ' 슈퍼 갑'이라 배짱부리는 겁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넷플릭스 대항 전쟁의 성지가 되는 이유, 넷플릭스가 한국을 무시할 수 없어서겠죠.
우리나라 구독자가 많아서 시장이 큰 편이기도 하고, 또 '오징어 게임' 같이 세계적으로 통하는 콘텐츠 공급도 합니다.
이런 나라가 미국 말고는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기업과 나라들이 '어 한국처럼 해도 되는 거야?' 하고 쳐다보고, 응원도 하는 겁니다.
[앵커]
흥미롭습니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빅테크 기업의 규제를 둘러싼 논의에서 한국이 성지가 되어가고 있다니요.
좋은 선도 사례를 만들 수 있길 바라봅니다.
잘 들었습니다.
구글, 애플 등 거대 플랫폼 골리앗이 '갑질'한다는 얘기는 새삼스러운 게 아닙니다.
당연히 이 골리앗의 갑질에 저항하는 '다윗'의 돌팔매질도 꾸준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이 '돌팔매질하던 다윗'들이 모였습니다.
왜일까요?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누구입니까? 한국에 온 '돌팔매질하는 다윗'?
[기자]
'포트 나이트'로 유명한 게임 회사 에픽게임즈 대표, 팀 스위니입니다.
누가 봐도 서양 사람인데, 이 사람이 이 말로 유명합니다.
"나는 한국인이다"
[앵커]
왜요?
[기자]
지난 8월이죠.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에픽게임즈가 사실 이 인앱 결제 때문에 애플과 소송 중이거든요.
당시 법 통과될 때 SNS에 '나는 한국인이다'를 포함한 글을 올렸었거든요,
이번엔 그걸로 모자라 직접 한국 와서 "한국인이라고 말할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팀 스위니/에픽게임즈 대표/지난 16일, 국회 : "한국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구글·애플의) 운영체제 독점을 막는 데 있어 세계에서 선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성공하면 소비자들은 적당한 가격, 창작자들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실은 어제 국회에 관련 행사가 있었습니다.
또, 미국 빅테크에 시장 다 내줘서 늘 불만이고 민감한 프랑스, 세드릭 오 프랑스 디지털부 장관이 참석했습니다.
미국 앱공정성연대 관계자들도 참석했습니다.
모두 골리앗인 구글, 애플의 불공정 행위에 화난 다윗들입니다.
[앵커]
'인앱 결제' 앱 마켓에 앱 올리면 결제도 앱 마켓 통해서만 하라는, 대표적인 갑질 아닙니까?
[기자]
네, 플레이 스토어, 앱 스토어에서 게임 아이템 사거나 음악 스트리밍 결제하면, 구글과 애플에 30% 수수료를 내야 했습니다.
너무 많고, 갑질이라고 볼 수도 있죠.
이 인앱 결제 강제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법으로 금지한 겁니다.
개정안 보면, 특정 결제 방식 강제할 수 없도록 했고요.
다른 결제 방식 사용해도 불이익 줄 수 없게 했습니다.
[앵커]
그럼, 한국을 성지 삼아 반전의 계기 마련엔 성공한 겁니까?
[기자]
미국도, 프랑스도 구체적으로 법안 준비 중이긴 한데, 하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골리앗답게 요지부동입니다.
[앵커]
법 안 지키겠단 건가요?
[기자]
법은 지키되 이렇게 하겠단 겁니다.
구글은 한국에서만 제3자 결제 시스템 허용하되, 3자 결제도 26% 수수료는 내라, 4%만 깎아준다 했습니다.
[앵커]
네? 구글 끼지 않고 결제해도 구글한테 수수료를 내라? 이게 무슨 배짱인가요?
[기자]
그러게요,
자체 결제 시스템 운영 비용이나 카드 수수료 합하면, 별 차이 없는 거죠.
[앵커]
애플도 큰 틀에선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 비슷한 얘기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반복되는 것 같아요?
[기자]
네, 넷플릭스와 우리나라 SK브로드밴드 사이의 법적 분쟁, 여기도 세계의 이목이 쏠려있습니다.
SK브로드밴드 입장은,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너무 많은 동영상 보니까 인터넷망에 부하가 걸리고 우리가 인프라를 더 깔아야 한다, 그러니 그 비용을 넷플릭스가 부담하라, 망 사용료 내라, 는 건데 전 세계 인터넷 공급 회사들이 다 마찬가지기 때문에, 다들 한국을 쳐다봅니다.
[앵커]
그런데 최근에 법원이 SK 손을 들어줬잖아요?
[기자]
네, 1심에서 넷플릭스, 망 사용료를 내라, 했고 한발 더 나아가 국회는 법적 근거까지 만든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엔 골리앗, 넷플릭스의 부사장이 한국 방문했습니다.
골리앗도 다급해지니 한국을 찾은 겁니다.
[앵커]
그렇다고 넷플릭스가 '앞으로는 망 사용료 낼게' 백기 투항한 건 아니죠?
[기자]
네, 자체적으로 트래픽을 줄이는 기술적 해법이 있고, 망 사용료는 인터넷 이용자가 월 요금 내지 않냐, 공급자가 요금을 왜 또 내냐 하는데, 사실 좀 큰 회사들은 대부분 망 사용료 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우리 기업은 다 내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번에 한국 진출한 디즈니 플러스도 내고요.
심지어 넷플릭스도 미국에선 내고 있어요.
어찌 보면 넷플릭스가 ' 슈퍼 갑'이라 배짱부리는 겁니다.
그나마 우리나라가 넷플릭스 대항 전쟁의 성지가 되는 이유, 넷플릭스가 한국을 무시할 수 없어서겠죠.
우리나라 구독자가 많아서 시장이 큰 편이기도 하고, 또 '오징어 게임' 같이 세계적으로 통하는 콘텐츠 공급도 합니다.
이런 나라가 미국 말고는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기업과 나라들이 '어 한국처럼 해도 되는 거야?' 하고 쳐다보고, 응원도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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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롭습니다.
내로라하는 세계적 빅테크 기업의 규제를 둘러싼 논의에서 한국이 성지가 되어가고 있다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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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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