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소비 다 늘었지만…체감 효과는 ‘글쎄’

입력 2021.11.18 (21:43) 수정 2021.11.18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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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72만 9천 원.

3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한 달 평균 소득입니다.

1년 전보다 8% 늘면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이유를 볼까요?

우선 취업자 수가 8 달 연속 증가하면서 근로소득이 좋아졌고요,

정부 보조금이나 가족 간 용돈 등이 포함된 이전 소득도 증가했습니다.

따져보면 지난 9월, 국민 88%에게 25만 원씩의 지원금이 지급됐고, 추석 명절도 있었습니다.

소득뿐 아니라 씀씀이도 늘었는데, 세금이나 보험금 등을 뺀 가계의 소비지출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수치로만 보면 살림살이가 좋아져 지갑을 연 것 같이 보이는데, 실제 체감하기는 왜 어려운 걸까요?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즘 장을 보면 사는 품목이나 수량은 평소와 비슷한데, 나가는 생활비는 부쩍 늘었다는 소비자 반응이 나옵니다.

먹을거리와 생필품값이 크게 오른 탓입니다.

[김선례/서울 등촌동 : “10만 원이면 한 주 정도 식비가 되는데 요즘에는 한 20%, 30% 정도 더 넘게 지출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3분기 가계 소비지출은 10년 만에 최대인 5% 가까이 늘었지만, 물가 상승 영향을 반영한 실질 소비는 2.2%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물건을 더 많이 사면서 소비가 는 게 아니라, 가격이 오르다 보니 저절로 씀씀이가 커졌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품목을 봐도 물가상승 여파가 뚜렷합니다.

곡물과 육류, 과일 등의 지출이 많이 증가했고, 최근 가격이 급등한 품목과 거의 일치합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차량에 넣는 기름값과 냉난방비 지출도 1년 전보다 10% 넘게 늘었습니다.

특히 꼭 사야 하는 품목의 물가가 오르다 보니, 생필품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지출을 더 많이 늘렸습니다.

이런 물가 상승이 계속되는 한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소득이) 아무리 늘어도 기본적인 생활비 지출이라든가, 이런 품목들이 많이 늘어버리면 삶의 수준은 떨어진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내년) 상반기까지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 물가가 9월 기준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 시차를 두고 생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김성현/그래픽:한종헌 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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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득·소비 다 늘었지만…체감 효과는 ‘글쎄’
    • 입력 2021-11-18 21:43:14
    • 수정2021-11-18 21:54:09
    뉴스 9
[앵커]

472만 9천 원.

3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의 한 달 평균 소득입니다.

1년 전보다 8% 늘면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습니다.

이유를 볼까요?

우선 취업자 수가 8 달 연속 증가하면서 근로소득이 좋아졌고요,

정부 보조금이나 가족 간 용돈 등이 포함된 이전 소득도 증가했습니다.

따져보면 지난 9월, 국민 88%에게 25만 원씩의 지원금이 지급됐고, 추석 명절도 있었습니다.

소득뿐 아니라 씀씀이도 늘었는데, 세금이나 보험금 등을 뺀 가계의 소비지출은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수치로만 보면 살림살이가 좋아져 지갑을 연 것 같이 보이는데, 실제 체감하기는 왜 어려운 걸까요?

​김수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즘 장을 보면 사는 품목이나 수량은 평소와 비슷한데, 나가는 생활비는 부쩍 늘었다는 소비자 반응이 나옵니다.

먹을거리와 생필품값이 크게 오른 탓입니다.

[김선례/서울 등촌동 : “10만 원이면 한 주 정도 식비가 되는데 요즘에는 한 20%, 30% 정도 더 넘게 지출되는 것 같아요.”]

실제로 3분기 가계 소비지출은 10년 만에 최대인 5% 가까이 늘었지만, 물가 상승 영향을 반영한 실질 소비는 2.2%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물건을 더 많이 사면서 소비가 는 게 아니라, 가격이 오르다 보니 저절로 씀씀이가 커졌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품목을 봐도 물가상승 여파가 뚜렷합니다.

곡물과 육류, 과일 등의 지출이 많이 증가했고, 최근 가격이 급등한 품목과 거의 일치합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차량에 넣는 기름값과 냉난방비 지출도 1년 전보다 10% 넘게 늘었습니다.

특히 꼭 사야 하는 품목의 물가가 오르다 보니, 생필품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지출을 더 많이 늘렸습니다.

이런 물가 상승이 계속되는 한 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원/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 “(소득이) 아무리 늘어도 기본적인 생활비 지출이라든가, 이런 품목들이 많이 늘어버리면 삶의 수준은 떨어진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내년) 상반기까지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요.”]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 물가가 9월 기준 10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 시차를 두고 생활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김성현/그래픽:한종헌 안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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