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지정번호 없앤다…천연기념물·명승 지정 기준도 구체화

문화재를 지정하거나 등록할 때 붙여온 번호가 앞으로는 사라집니다.

문화재청은 국보‧보물‧사적‧천연기념물 등 국가지정‧국가등록문화재를 표기할 때 지정 번호를 표기하지 않도록 하고, 행정 서식 등에도 적용하기 위해 「문화재보호법 시행령」과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오늘(1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개선으로 문화재 서열화 논란이 해소되고, 아직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와 근현대유산 등 문화유산의 보호와 관리로도 외연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문화재와 관련한 각종 신청서나 신고서 등의 서식이 간소화돼 문화재 행정 편의를 높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과 명승 지정 기준도 알기 쉽고 구체적으로 바뀝니다.

먼저 현행법에 '역사적, 학술적 가치, 경관적 가치'라고 포괄적·추상적으로 표현됐던 지정 기준에 국제적 추세와 변화된 현실에 맞게 국제적 가치를 추가하고 각 세부 평가요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천연기념물의 경우 기존의 지정 기준이었던 '역사적 가치'를 '우리나라 고유의 동·식물로서 저명한 것, 문헌, 기록, 구술 등의 자료를 통하여 우리나라 고유의 생활 또는 민속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 등'으로 구체화했습니다.

명승의 경우에는 '역사적 가치'를 '종교·사상·전설·사건·저명한 인물, 시대나 지역 특유의 미적 가치, 생활상, 자연관 등'으로 바꿨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천연기념물, 명승의 유형별 분류에서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연유산이 ①역사적 가치, ②경관적 가치, ③학술적 가치, ④ 그 밖의 가치(국제적 가치) 중 하나 이상을 충족할 경우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과 명승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그동안 모호하게 인식되어 온 천연기념물·명승의 지정기준과 분류 등이 체계적으로 정비됨에 따라, 앞으로 자연유산의 지정 사유를 국민에게 더 명확하게 알리고 자연유산의 효율적 보존과 관리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동산문화재의 수리'에 해당하는 '보존처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품질을 높이기 위해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법률 제18158호, 2021.5.18. 공포, 2021.11.19. 시행)의 하위법령으로 「동산문화재 보존처리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고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등 3개 법령도 제·개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