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人] ‘민족의 노래’ 밀양아리랑 소리꾼 정수학

입력 2021.11.23 (19:37) 수정 2021.12.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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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통 문화예술부터 기술, 요리,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묵묵히 경남의 가치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주간 특별기획 '경남인', 이번 주부터 시작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민족의 노래 밀양아리랑을 전하는 소리꾼 정수학 씨와 밀양아리랑을 재조명합니다.

[리포트]

일제강점기 먼 타지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싸우던 한국광복군, 이들이 행진 때마다 불렀던 군가 '광복군 아리랑'입니다.

낯익은 이 곡조의 원형, 경상도 지방에서 불리던 '밀양아리랑'인데요.

한국의 소중한 문화 자산인 밀양아리랑을 후세대에게 알리고 있는 소리꾼을 만나 봅니다.

학생들의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웁니다.

가야금의 선율과 흥겨운 장구 장단까지 더해졌는데요.

밀양시가 지난달부터 초등학교 7곳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업, 경남을 대표하는 민요 '밀양아리랑'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박새미/밀양아리랑 소리 강사 :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음악을 재미있게 수업을 하면서 장단도 알려주고 노래도 밀양에 특화된 밀양아리랑 노래가 있잖아요. 그 노래를 같이 들려주고 배우면서 수업하는 형식입니다."]

한의 정서가 지배적인 다른 아리랑과 달리, 밀양아리랑은 풋풋한 가사와 경쾌하고 씩씩한 노랫가락이 특징인데요.

민요에 관심이 없던 어린 학생들도 금세 매료됩니다.

[김리원/밀양 산외초 6학년 : "원래 밀양아리랑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 수업을 하고 나니까 밀양아리랑에 관심이 생기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장구도 치면서…."]

일과가 끝난 저녁, 중장년층에서부터 80대 어르신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밀양아리랑 소리꾼을 양성하는 수업입니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기술뿐 아니라 아리랑에 깃든 인류 보편의 희로애락, 우리 민족의 정서를 배워 갑니다.

[박숙자/밀양아리랑 소리꾼 육성사업 참여자 : "이걸 하면서 주위에서 다른 분들이 갖고 계시는 관심도 알게 되고, 그리고 다양한 선생님들의 가지고 있는 기량을 충분히 전수 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12년째 밀양에서 소리꾼으로 활동 중인 정수학 씨입니다.

어린시절, 밀양아리랑 경창대회 수상을 계기로 관련 축제가 열릴 때마다 행사 진행을 도맡았는데요.

전국을 오가며 소리꾼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 2012년,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된 뒤부터였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밀양에는 밀양아리랑과 관련한 변변한 전수관도, 보존회도 없었는데요.

소리꾼의 규모나 역할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수학/밀양아리랑 소리꾼 : "진도아리랑도 잘하고 있고, 정선아리랑도 잘하고 있는데, 밀양아리랑은 좋은 아리랑이면서도 부를 수 있는 소리꾼이 부족하다고 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보자 해서 한 7~8년 동안 열심히 해왔는데…."]

내년 2022년은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밀양시는 한국을 넘어, 밀양아리랑을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합니다.

1차 자료집 발간에 이어, 2차로 밀양아리랑의 국내외 전승 현황을 연구하고 디지털 아카이브도 구축합니다.

3대 아리랑 가운데 하나인 정선아리랑의 경우 지난 1971년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체계적인 전승시스템을 갖췄는데요.

반면 밀양아리랑은 아직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지정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계보를 입증할 근거 자료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경숙/밀양시청 '밀양아리랑 진흥' 담당 : "3대 아리랑이라고 하는 진도군과 정선군과 함께 내년 문화의 달 행사를 사흘 동안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전국 모든 아리랑을 우리 밀양시에서 다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고 아리랑이 세계화가 될 수 있도록…."]

정수학 씨는 밀양아리랑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전수자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수학/밀양아리랑 소리꾼 : "밀양 사람들에게 밀양아리랑은 배터리라고 볼 수 있겠죠. 사람의 어떤 단전이랄까 단전에 힘이 없는 사람은 힘이 없잖아요. 건강하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우리 정신 건강에 전 원초적인 어떤 배터리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격동의 역사 속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상징이 된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앞두고,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고 세계적인 문화 자산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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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3 19:37:47
    • 수정2021-12-07 20: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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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문화예술부터 기술, 요리,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묵묵히 경남의 가치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주간 특별기획 '경남인', 이번 주부터 시작합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민족의 노래 밀양아리랑을 전하는 소리꾼 정수학 씨와 밀양아리랑을 재조명합니다.

[리포트]

일제강점기 먼 타지에서 조국 독립을 위해 싸우던 한국광복군, 이들이 행진 때마다 불렀던 군가 '광복군 아리랑'입니다.

낯익은 이 곡조의 원형, 경상도 지방에서 불리던 '밀양아리랑'인데요.

한국의 소중한 문화 자산인 밀양아리랑을 후세대에게 알리고 있는 소리꾼을 만나 봅니다.

학생들의 노랫소리가 강당을 가득 채웁니다.

가야금의 선율과 흥겨운 장구 장단까지 더해졌는데요.

밀양시가 지난달부터 초등학교 7곳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수업, 경남을 대표하는 민요 '밀양아리랑'을 배우는 시간입니다.

[박새미/밀양아리랑 소리 강사 :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음악을 재미있게 수업을 하면서 장단도 알려주고 노래도 밀양에 특화된 밀양아리랑 노래가 있잖아요. 그 노래를 같이 들려주고 배우면서 수업하는 형식입니다."]

한의 정서가 지배적인 다른 아리랑과 달리, 밀양아리랑은 풋풋한 가사와 경쾌하고 씩씩한 노랫가락이 특징인데요.

민요에 관심이 없던 어린 학생들도 금세 매료됩니다.

[김리원/밀양 산외초 6학년 : "원래 밀양아리랑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 수업을 하고 나니까 밀양아리랑에 관심이 생기면서 친구들이랑 같이 장구도 치면서…."]

일과가 끝난 저녁, 중장년층에서부터 80대 어르신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밀양아리랑 소리꾼을 양성하는 수업입니다.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기술뿐 아니라 아리랑에 깃든 인류 보편의 희로애락, 우리 민족의 정서를 배워 갑니다.

[박숙자/밀양아리랑 소리꾼 육성사업 참여자 : "이걸 하면서 주위에서 다른 분들이 갖고 계시는 관심도 알게 되고, 그리고 다양한 선생님들의 가지고 있는 기량을 충분히 전수 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12년째 밀양에서 소리꾼으로 활동 중인 정수학 씨입니다.

어린시절, 밀양아리랑 경창대회 수상을 계기로 관련 축제가 열릴 때마다 행사 진행을 도맡았는데요.

전국을 오가며 소리꾼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건 지난 2012년,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에 등재된 뒤부터였습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밀양에는 밀양아리랑과 관련한 변변한 전수관도, 보존회도 없었는데요.

소리꾼의 규모나 역할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수학/밀양아리랑 소리꾼 : "진도아리랑도 잘하고 있고, 정선아리랑도 잘하고 있는데, 밀양아리랑은 좋은 아리랑이면서도 부를 수 있는 소리꾼이 부족하다고 해서 최선의 노력을 해보자 해서 한 7~8년 동안 열심히 해왔는데…."]

내년 2022년은 아리랑이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10년이 되는 해입니다.

밀양시는 한국을 넘어, 밀양아리랑을 전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합니다.

1차 자료집 발간에 이어, 2차로 밀양아리랑의 국내외 전승 현황을 연구하고 디지털 아카이브도 구축합니다.

3대 아리랑 가운데 하나인 정선아리랑의 경우 지난 1971년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체계적인 전승시스템을 갖췄는데요.

반면 밀양아리랑은 아직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지정조차 되지 못했습니다.

아직은 계보를 입증할 근거 자료들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경숙/밀양시청 '밀양아리랑 진흥' 담당 : "3대 아리랑이라고 하는 진도군과 정선군과 함께 내년 문화의 달 행사를 사흘 동안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전국 모든 아리랑을 우리 밀양시에서 다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고 아리랑이 세계화가 될 수 있도록…."]

정수학 씨는 밀양아리랑을 전 세계에 알리는 전수자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수학/밀양아리랑 소리꾼 : "밀양 사람들에게 밀양아리랑은 배터리라고 볼 수 있겠죠. 사람의 어떤 단전이랄까 단전에 힘이 없는 사람은 힘이 없잖아요. 건강하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우리 정신 건강에 전 원초적인 어떤 배터리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격동의 역사 속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상징이 된 아리랑.

유네스코 등재 10주년을 앞두고,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고 세계적인 문화 자산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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