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K] 스티로폼과 스티로폼인 척 하는 쓰레기

입력 2021.11.23 (19:38) 수정 2021.11.2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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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주택가에서 수거된 재활용쓰레기가 모이는 전주 리사이클링센터.

몇 년 새 버려지는 스티로폼 양이 부쩍 늘어 하루 2.5톤이나 들어옵니다.

[하병호/전주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재활용선별장 소장 : "코로나 이후에 배달 식품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이전에 약 1톤 들어오던 것들이 코로나 이후에 2.5톤 정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스티로폼들은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다시 분류 작업을 합니다.

오염됐거나 이물질이 붙어있는 것들은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예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들도 다량 섞여들어 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티로폼으로 잘못 알고 있는 포장재들입니다.

[하병호/전주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재활용선별장 소장 : “이게 스티로폼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스티로폼으로는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이런 완충재는 스티로폼이 아니기 때문에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과일 완충재도 스티로폼이 아니어서 재활용이 스티로폼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냉동식품 등을 배송할 때 쓰는 박스형 하얀 스티로폼은 EPS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얇은 포장용 받침이나 과일 등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사용하는 완충제 등은 EPP나 EPE 재질로 대부분 지역에서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문제는 재활용할 수 없는 이런 용기들이 스티로폼인 척. 마트나 횟집, 정육점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대부분의 마트는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한 뒤 소분해 스티로폼처럼 생긴 트레이에 담아 판매하고 있습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 : "재활용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하나가 있어요. 재질을 똑같이 분리한다. 재질이 다를 경우 재활용이 잘 안 되는데, 우리가 (보기에) 스티로폼처럼 생겼지만 스티로폼이 아닌 경우가 있어요."]

대표적으로 생고기를 포장할 때 쓰는 정육용 트레이나 색깔이 입혀진 것들은 재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과일을 싸고 물건을 포장할 때 함께 넣는 완충제는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합니다.

스티로폼으로 된 컵라면 용기 역시 재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박스형 하얀 스티로폼이 아니면 재활용이 안 되는 실정입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 : "컵라면 같은 경우도 똑같이 스티로폼이긴 하지만 여기에 묻어있는 음식물이나 이게 아무리 햇볕에 말린다고 해도 섞인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이물질하고 섞였을 경우에는 원료 가치가 대부분 많이 하락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최상의 원료로 만들려고 하면 깨끗한 스티로폼으로 녹여서 만드는 게 제일 좋은데..."]

깨끗한 스티로폼은 고온의 열로 녹여 잉고트라는 반죽을 만듭니다.

이것이 건축용 자재나 사진액자 등으로 쓰이는데 이물질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등급이 떨어집니다.

때문에 철저한 분리배출이 필요하지만 실제 주택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살펴보면 현실은 암담합니다.

라벨이 그대로 붙어있는 것은 기본, 심각하게 오염됐거나 재활용할 수 없는 각종 포장재들도 한꺼번에 모아져 있습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 : "우리나라 같은 경우 2018년에 재활용률이 34.4%밖에 안 돼요. 낮은 수치죠. 스티로폼도 마찬가지예요. 실제로 우리가 재활용을 잘하고 있지만 그게(재활용률이) 10%만 떨어져도 2500톤이 소각이 되거나 매립이 되는 거예요. 어쨌거나 소각이 되거나 매립이 된다는 건 당연히 자연에게 안 좋은 일이겠죠."]

제품에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표시돼 있어도 지역마다 설비 차이가 있어, 재활용이 되기도, 안 되기도 하는 등 통일된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젭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 : "시민들이 너무 불편하죠. 방법은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정부는 목표치에 대한 정확한 규제 방안이 있어야 될 것 같고요. 기업은 동일한 재질로 그 다음에 재활용이 100% 될 수 있게끔 만드는 거를 합의를 봐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시민이 어렵지 않고 누구나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엔 일부 소비자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이모님 저 가져왔어요.) 감사합니다. 잘 쓸게요. (고맙습니다.)”]

자발적으로 스티로폼이 아닌 포장 용기의 사용을 거부하거나 깨끗하게 씻어서 구입한 곳에 가져다주는 것.

[정희라/전주시 송천동 ○○마트 : "깨끗하게 해가지고 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대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감자 담는 거라든가 야채 담는 거에 이렇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포장 트레이의 재사용은 지금 현실에서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입니다.

[정희라/전주시 송천동 ○○마트 : "저희 마트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도 좋고요. 또 이렇게 환경에 대해서 이렇게 실천하시고 계시는 것 같아서 정말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땅에 묻으면 썩는데 5백 년이 넘게 걸리고 태우면 발암물질을 비롯한 악성 물질이 대량 방출되는 스티로폼을 비롯한 각종 포장용기들.

적게 쓰고 제대로 분리 배출하는 소비자의 노력과 함께 포장재의 양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또한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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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K] 스티로폼과 스티로폼인 척 하는 쓰레기
    • 입력 2021-11-23 19:38:21
    • 수정2021-11-23 19:57:28
    뉴스7(전주)
전주의 주택가에서 수거된 재활용쓰레기가 모이는 전주 리사이클링센터.

몇 년 새 버려지는 스티로폼 양이 부쩍 늘어 하루 2.5톤이나 들어옵니다.

[하병호/전주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재활용선별장 소장 : "코로나 이후에 배달 식품이 늘어나면서... 코로나 이전에 약 1톤 들어오던 것들이 코로나 이후에 2.5톤 정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스티로폼들은 직원들이 일일이 손으로 다시 분류 작업을 합니다.

오염됐거나 이물질이 붙어있는 것들은 재활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예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들도 다량 섞여들어 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티로폼으로 잘못 알고 있는 포장재들입니다.

[하병호/전주 종합리싸이클링타운 재활용선별장 소장 : “이게 스티로폼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스티로폼으로는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이런 완충재는 스티로폼이 아니기 때문에 재활용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과일 완충재도 스티로폼이 아니어서 재활용이 스티로폼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냉동식품 등을 배송할 때 쓰는 박스형 하얀 스티로폼은 EPS로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얇은 포장용 받침이나 과일 등을 다치지 않게 하려고 사용하는 완충제 등은 EPP나 EPE 재질로 대부분 지역에서 재활용이 어렵습니다.

문제는 재활용할 수 없는 이런 용기들이 스티로폼인 척. 마트나 횟집, 정육점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대부분의 마트는 대량으로 물건을 구입한 뒤 소분해 스티로폼처럼 생긴 트레이에 담아 판매하고 있습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 : "재활용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게 하나가 있어요. 재질을 똑같이 분리한다. 재질이 다를 경우 재활용이 잘 안 되는데, 우리가 (보기에) 스티로폼처럼 생겼지만 스티로폼이 아닌 경우가 있어요."]

대표적으로 생고기를 포장할 때 쓰는 정육용 트레이나 색깔이 입혀진 것들은 재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과일을 싸고 물건을 포장할 때 함께 넣는 완충제는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합니다.

스티로폼으로 된 컵라면 용기 역시 재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박스형 하얀 스티로폼이 아니면 재활용이 안 되는 실정입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 : "컵라면 같은 경우도 똑같이 스티로폼이긴 하지만 여기에 묻어있는 음식물이나 이게 아무리 햇볕에 말린다고 해도 섞인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이물질하고 섞였을 경우에는 원료 가치가 대부분 많이 하락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최상의 원료로 만들려고 하면 깨끗한 스티로폼으로 녹여서 만드는 게 제일 좋은데..."]

깨끗한 스티로폼은 고온의 열로 녹여 잉고트라는 반죽을 만듭니다.

이것이 건축용 자재나 사진액자 등으로 쓰이는데 이물질이 조금이라도 섞이면 등급이 떨어집니다.

때문에 철저한 분리배출이 필요하지만 실제 주택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살펴보면 현실은 암담합니다.

라벨이 그대로 붙어있는 것은 기본, 심각하게 오염됐거나 재활용할 수 없는 각종 포장재들도 한꺼번에 모아져 있습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 : "우리나라 같은 경우 2018년에 재활용률이 34.4%밖에 안 돼요. 낮은 수치죠. 스티로폼도 마찬가지예요. 실제로 우리가 재활용을 잘하고 있지만 그게(재활용률이) 10%만 떨어져도 2500톤이 소각이 되거나 매립이 되는 거예요. 어쨌거나 소각이 되거나 매립이 된다는 건 당연히 자연에게 안 좋은 일이겠죠."]

제품에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표시돼 있어도 지역마다 설비 차이가 있어, 재활용이 되기도, 안 되기도 하는 등 통일된 시스템이 없는 것도 문젭니다.

[문지현/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 : "시민들이 너무 불편하죠. 방법은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정부는 목표치에 대한 정확한 규제 방안이 있어야 될 것 같고요. 기업은 동일한 재질로 그 다음에 재활용이 100% 될 수 있게끔 만드는 거를 합의를 봐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시민이 어렵지 않고 누구나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될 것 같습니다."]

최근엔 일부 소비자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이모님 저 가져왔어요.) 감사합니다. 잘 쓸게요. (고맙습니다.)”]

자발적으로 스티로폼이 아닌 포장 용기의 사용을 거부하거나 깨끗하게 씻어서 구입한 곳에 가져다주는 것.

[정희라/전주시 송천동 ○○마트 : "깨끗하게 해가지고 오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대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감자 담는 거라든가 야채 담는 거에 이렇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포장 트레이의 재사용은 지금 현실에서 우리가 환경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쉽고 좋은 방법입니다.

[정희라/전주시 송천동 ○○마트 : "저희 마트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도 좋고요. 또 이렇게 환경에 대해서 이렇게 실천하시고 계시는 것 같아서 정말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땅에 묻으면 썩는데 5백 년이 넘게 걸리고 태우면 발암물질을 비롯한 악성 물질이 대량 방출되는 스티로폼을 비롯한 각종 포장용기들.

적게 쓰고 제대로 분리 배출하는 소비자의 노력과 함께 포장재의 양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또한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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