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책위 주최 차별금지법 토론회…공론화 일단 첫 발

입력 2021.11.25 (18:39) 수정 2021.11.2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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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첫 법안 발의 후 14년 만에 당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차별금지법(평등법) 토론회를 열고 공론화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완주 정책위의장 주재로 차별금지법 찬반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박완주 의장은 "현행법은 (차별 금지) 대상이 연령, 장애, 고용 분야로 한정돼 있다"며 "다양성의 의미가 확대된 현재 한국 사회에서 실질적 평등 사회 실현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더는 평등법 논의를 미룰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주민 의원도 "일방 통과가 두렵다면 여야 동수로 법사위 소위를 만들어 논의하자"며, "야당 의원들의 진지한 검토를 부탁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발의 14년 만에 당 차원 토론회

찬성 측 토론자로 참석한 자캐오 성공회 사제는 "특정한 이에게 유리한 사회가 아니라 모두에게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가 되는 데 평등법 제정은 매우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편견과 왜곡, 차별과 혐오 그리고 배제는 교회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지몽 스님은 영국 평등부 장관의 말을 빌려 "평등이 그 사회에 가져다주는 이득을 국민에게 설명해 나가는 게 정치인이 해야 할 옳은 일"이라며, "장벽이 나타나도 한국 정치인들이 단념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반대 측 토론자 이은경 변호사는 "이 법은 헌법의 양 기둥인 자유와 평등 중 자유 영역을 평등 영역으로 확 옮기는 법"이라며, 개념이 추상적인데다 삶의 양식이 급격히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요나 목사는 "차별금지법 반대론자들이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 세력처럼 매도당해 온 기분이 든다"며, "이 법만 제정되면 차별과 억압이 사라진다는 주장은 법 만능주의의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실질적으로 차별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혐오·차별 언어 유의해 달라" 당부..장내 소란도

찬성 측에서는 이번 토론회의 토론자 구성 등과 관련해 민주당에 책임을 묻기도 했습니다.

조혜인 변호사는 "(반대 측 토론자들은)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 근거해 법에 '성별 정체성' 등이 들어가는 게 절대 포함되면 안 된다 주장한다"며,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이 바람직하지 않다, 바꿔야 한다고 하는 건 과학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그 주장 자체로 인권침해"라고 말했습니다.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도 "성 소수자를 배제하라는 반인권적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악의적인 비방을 발표한 인사들로 토론회를 구성했다"며, "차별과 선동에 공적 자리를 내어줌으로써 차별과 선동에 힘을 싣는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토론회에선 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참석한 모든 분에게서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나오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에 대해 한 청중이 "평등법에 반대하는 우리 입에 지퍼를 매자는 것"이라 항의하며 소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박완주 의장은 "예의를 지켜가면서 하시라. 이건 민주당 정책위에서 한 거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라며, "14년 만에 찬반이 함께 하고 있다"며 중재했습니다.

■ 정의당,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농성 돌입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해 온 정의당은 연내 법안 제정을 촉구하며 오늘부터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여영국 대표는 "차별과 배제가 많은 이들을 삶의 경계선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각 당 대선 후보들에게 동참을 촉구했고, 배진교 원내대표는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차별금지법(평등법)은 성별과 장애, 나이, 출신 국가,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고용과 재화·용역의 공급이나 이용, 교육, 공공서비스의 제공 이용 등의 영역에서 정당한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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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 정책위 주최 차별금지법 토론회…공론화 일단 첫 발
    • 입력 2021-11-25 18:39:40
    • 수정2021-11-25 20:05:13
    정치
민주당이 첫 법안 발의 후 14년 만에 당 차원으로는 처음으로 차별금지법(평등법) 토론회를 열고 공론화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민주당은 오늘(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완주 정책위의장 주재로 차별금지법 찬반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박완주 의장은 "현행법은 (차별 금지) 대상이 연령, 장애, 고용 분야로 한정돼 있다"며 "다양성의 의미가 확대된 현재 한국 사회에서 실질적 평등 사회 실현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더는 평등법 논의를 미룰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주민 의원도 "일방 통과가 두렵다면 여야 동수로 법사위 소위를 만들어 논의하자"며, "야당 의원들의 진지한 검토를 부탁한다"고 촉구했습니다.

■ 발의 14년 만에 당 차원 토론회

찬성 측 토론자로 참석한 자캐오 성공회 사제는 "특정한 이에게 유리한 사회가 아니라 모두에게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가 되는 데 평등법 제정은 매우 중요한 첫 걸음"이라며, "편견과 왜곡, 차별과 혐오 그리고 배제는 교회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지몽 스님은 영국 평등부 장관의 말을 빌려 "평등이 그 사회에 가져다주는 이득을 국민에게 설명해 나가는 게 정치인이 해야 할 옳은 일"이라며, "장벽이 나타나도 한국 정치인들이 단념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반대 측 토론자 이은경 변호사는 "이 법은 헌법의 양 기둥인 자유와 평등 중 자유 영역을 평등 영역으로 확 옮기는 법"이라며, 개념이 추상적인데다 삶의 양식이 급격히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요나 목사는 "차별금지법 반대론자들이 차별을 조장하는 혐오 세력처럼 매도당해 온 기분이 든다"며, "이 법만 제정되면 차별과 억압이 사라진다는 주장은 법 만능주의의 환상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실질적으로 차별을 불식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혐오·차별 언어 유의해 달라" 당부..장내 소란도

찬성 측에서는 이번 토론회의 토론자 구성 등과 관련해 민주당에 책임을 묻기도 했습니다.

조혜인 변호사는 "(반대 측 토론자들은)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에 근거해 법에 '성별 정체성' 등이 들어가는 게 절대 포함되면 안 된다 주장한다"며,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이 바람직하지 않다, 바꿔야 한다고 하는 건 과학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그 주장 자체로 인권침해"라고 말했습니다.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도 "성 소수자를 배제하라는 반인권적 주장에 대해 민주당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악의적인 비방을 발표한 인사들로 토론회를 구성했다"며, "차별과 선동에 공적 자리를 내어줌으로써 차별과 선동에 힘을 싣는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토론회에선 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참석한 모든 분에게서 혐오와 차별의 언어가 나오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에 대해 한 청중이 "평등법에 반대하는 우리 입에 지퍼를 매자는 것"이라 항의하며 소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박완주 의장은 "예의를 지켜가면서 하시라. 이건 민주당 정책위에서 한 거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라며, "14년 만에 찬반이 함께 하고 있다"며 중재했습니다.

■ 정의당, 차별금지법 연내 제정 촉구…농성 돌입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해 온 정의당은 연내 법안 제정을 촉구하며 오늘부터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여영국 대표는 "차별과 배제가 많은 이들을 삶의 경계선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각 당 대선 후보들에게 동참을 촉구했고, 배진교 원내대표는 1인 시위를 했습니다.

차별금지법(평등법)은 성별과 장애, 나이, 출신 국가,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고용과 재화·용역의 공급이나 이용, 교육, 공공서비스의 제공 이용 등의 영역에서 정당한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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