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안전운임제’ 찬반 논란…쟁점은?

입력 2021.11.25 (19:09) 수정 2021.11.2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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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앞서 현장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내년 소멸을 앞둔 안전운임제를 놓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무역협회 등으로 대표되는 화주 업체와 화물 노동자의 입장 차가 커 운송 대란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안전운임제가 어떤 내용인지, 일반인은 잘 모르실 텐데 간단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들이 무리한 운행으로 지나치게 과로하지 않게 운임을 어느 수준 이상 주게 한 법인데요.

쉽게 표현하면 화물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인 셈입니다.

배에서 싣고 온 화물을 내리고, 이 화물을 다시 차에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간 수수료와 화물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운임을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지난해부터 시행돼서 3년 일몰제로 내년이면 소멸되는데요.

적용 품목도 시멘트와 컨테이너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화물연대 측은 최저 운임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운임제를 계속해서 시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안전운임제 적용 차종을 모든 차종과 품목으로 확대하고 산재보험의 전면 적용 등도 요구 사항에 포함됐습니다.

노조 측은 이번 요구안이 안 받아들여 지면 무기한 총파업을 다시 벌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파업이 장기간 지속할 경우 물류가 몰리는 연말을 맞아 운송 대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최저임금처럼 법적인 기준을 마련하자는 건데, 여기에 반대 목소리도 높다고요?

[기자]

네, 무역협회 등 화주들은 안전운임제 전면 폐지를 외치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제가 시행된 기간, 운임이 최대 12%까지 올라 부담이 크다는 겁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안전운임산정위원회 구성에서도 화물운송사업자와 화물차주가 13명 가운데 6명이나 돼 화주에게 불리하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노조는 안전운임제가 시행된 뒤에도 중간 협력업체의 수수료 착취 등으로 여전히 적정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안전운임제 위반 사례가 발생해도 일감이 끊길까 봐 신고조차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양쪽의 입장 차가 상당한데요,

이 때문에 노조는 파업에 나섰고, 화주는 내년도 안전운임제 위원회에 아예 참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제 위원회가 열리지 않으면 결국, 내년 안전운임에 상승분이 제때 적용되지 않는데요.

그렇게 되면 손해는 고스란히 화물 노동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현장에서 이렇게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노조가 안전운임제 법제화를 주장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안전운임제가 적용된 지 이제 2년이 다 돼가는데요.

화물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노동자의 졸음운전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합니다.

졸음운전은 야간 운행이 잦은 화물 노동자들에게는 사고 위험을 높이는데요.

제도 시행 전과 지난해를 비교했을 때 졸음운전은 조사자 전체의 72%에서 54%로 20% 가까이가 줄었습니다.

오랜 시간 운전이나 심야운행이 줄고, 휴식과 수면 시간이 보장되자 피로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또 과적도 24%에서 9%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여기에는 중량초과 할증제도가 실효성을 거둔 것으로 보이는데요.

중량초과 할증제도는 정해진 중량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운임의 200%를 얹어주는 제도입니다.

이전까지는 화주의 요구로 과적이 발생해도 추가 운임은커녕,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던 상황이 많이 개선된 셈인데요.

결국, 안전운임제로 전반적인 노동환경의 위험도가 줄었다는 게 지표로 확인된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화물 운송운임이 합리적인 기준 없이 불안정하게 결정됐다는 점에 대해선 화주 측이나 노조 모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노조가 추가 파업 카드까지 꺼내든 이상 주체별 논의를 거쳐 안전운임제 지속 여부 등을 적극적으로 논의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김아르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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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물 안전운임제’ 찬반 논란…쟁점은?
    • 입력 2021-11-25 19:09:24
    • 수정2021-11-25 20:54:08
    뉴스7(부산)
[앵커]

네, 앞서 현장에서 전해드린 것처럼 내년 소멸을 앞둔 안전운임제를 놓고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무역협회 등으로 대표되는 화주 업체와 화물 노동자의 입장 차가 커 운송 대란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안전운임제가 어떤 내용인지, 일반인은 잘 모르실 텐데 간단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기자]

네, 안전운임제는 화물 노동자들이 무리한 운행으로 지나치게 과로하지 않게 운임을 어느 수준 이상 주게 한 법인데요.

쉽게 표현하면 화물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인 셈입니다.

배에서 싣고 온 화물을 내리고, 이 화물을 다시 차에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간 수수료와 화물 노동자에게 지급되는 운임을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지난해부터 시행돼서 3년 일몰제로 내년이면 소멸되는데요.

적용 품목도 시멘트와 컨테이너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화물연대 측은 최저 운임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운임제를 계속해서 시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안전운임제 적용 차종을 모든 차종과 품목으로 확대하고 산재보험의 전면 적용 등도 요구 사항에 포함됐습니다.

노조 측은 이번 요구안이 안 받아들여 지면 무기한 총파업을 다시 벌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파업이 장기간 지속할 경우 물류가 몰리는 연말을 맞아 운송 대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최저임금처럼 법적인 기준을 마련하자는 건데, 여기에 반대 목소리도 높다고요?

[기자]

네, 무역협회 등 화주들은 안전운임제 전면 폐지를 외치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제가 시행된 기간, 운임이 최대 12%까지 올라 부담이 크다는 겁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안전운임산정위원회 구성에서도 화물운송사업자와 화물차주가 13명 가운데 6명이나 돼 화주에게 불리하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노조는 안전운임제가 시행된 뒤에도 중간 협력업체의 수수료 착취 등으로 여전히 적정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안전운임제 위반 사례가 발생해도 일감이 끊길까 봐 신고조차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양쪽의 입장 차가 상당한데요,

이 때문에 노조는 파업에 나섰고, 화주는 내년도 안전운임제 위원회에 아예 참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전운임제 위원회가 열리지 않으면 결국, 내년 안전운임에 상승분이 제때 적용되지 않는데요.

그렇게 되면 손해는 고스란히 화물 노동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현장에서 이렇게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노조가 안전운임제 법제화를 주장하는 구체적인 이유는 뭔가요?

[기자]

안전운임제가 적용된 지 이제 2년이 다 돼가는데요.

화물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안전운임제 시행 이후 노동자의 졸음운전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합니다.

졸음운전은 야간 운행이 잦은 화물 노동자들에게는 사고 위험을 높이는데요.

제도 시행 전과 지난해를 비교했을 때 졸음운전은 조사자 전체의 72%에서 54%로 20% 가까이가 줄었습니다.

오랜 시간 운전이나 심야운행이 줄고, 휴식과 수면 시간이 보장되자 피로도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또 과적도 24%에서 9%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여기에는 중량초과 할증제도가 실효성을 거둔 것으로 보이는데요.

중량초과 할증제도는 정해진 중량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운임의 200%를 얹어주는 제도입니다.

이전까지는 화주의 요구로 과적이 발생해도 추가 운임은커녕,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던 상황이 많이 개선된 셈인데요.

결국, 안전운임제로 전반적인 노동환경의 위험도가 줄었다는 게 지표로 확인된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화물 운송운임이 합리적인 기준 없이 불안정하게 결정됐다는 점에 대해선 화주 측이나 노조 모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요.

노조가 추가 파업 카드까지 꺼내든 이상 주체별 논의를 거쳐 안전운임제 지속 여부 등을 적극적으로 논의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김아르내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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