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K] 에너지 위기 극복하는 ‘나는 난로다’

입력 2021.11.30 (19:37) 수정 2021.11.3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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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시달리게 될 거라는 이번 겨울.

["전기요금이 3년 만에 오릅니다."]

["전기요금이 다음 달부터 인상됩니다."]

우리나라도 길고 춥고 혹독한 겨울이 시작됐는데요.

난로를 이용해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완주의 한 카페.

타닥타닥 타는 난로의 온기가 가득합니다.

이 난로는 지난 2017년 설치한 구들 겸 난로 '로켓매스히터'입니다.

[박현정/완주군 고산면 : "시골에 들어와 산 지 10년 됐고, 마을에서 〈나는 난로다〉라는 행사를 수차례 보다가 너무 좋겠다 싶어서 여쭤봤더니, 워크숍과 동시에 저희 카페에 이걸 놓게 되는 행사가 한 4~5년 전에 있었어요. 그렇게 해서 난로를 놓게 되었습니다."]

장작을 태워 만든 열이 난로 안을 회전하고 다시 구들을 지나 굴뚝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유지되도록 만든 기술.

고온으로 완전히 연소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서 불완전연소 할 때 발생하는 독성 화합물질이 나오지 않습니다.

[박현정/완주군 고산면 : "처음에는 우려하는 것들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실내에서 불을 때면 그을음이나 연기가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여기를 견고하게 만들고 환풍시설을 잘해놨기 때문에 4, 5년을 땠는데도 실내나 주변에 그을음이나 때가 묻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재나 그을음의 피해가 거의 없는 상황이에요."]

매일 재를 치우고 장작을 새로 넣어야 해 조금 불편하지만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생각에 만족이 더 큽니다.

[박현정/완주군 고산면 : "겨울에 전기로만 때서 난방을 했을 때는 봄에 화분들이 많이 죽어 나가고 몸살을 앓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난로를 쓰고 난 다음에는 화분들이 전혀 죽지 않고 식물에게도 이렇게 좋으니 사람에게도 좋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처럼 에너지 위기의 대안으로 난로를 사용해보려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해마다 겨울의 초입에 진행되는 완주군의 〈나는 난로다〉.

적정기술을 이용해 만든 난로들이 경연을 펼치는 자리입니다.

[박용범/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환경에 부담이 되지 않는 기술 그리고 좀 싼 기술. 그게 적정기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회째를 맞는 올해는 코로나19로 행사 규모를 축소해 에너지 소비가 적고 효율은 높은 난로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장으로 마련됐습니다.

축열 탱크를 만들어 열을 더 오래 저장할 수 있게 한 '투게더 화목보일러'와 나무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화력을 높인 '부넘기 화덕'.

모두 값싸고 얻기 쉬운 재료로 만들고 주변에서 쉽게 에너지원을 구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박용범/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나무라는 것은 계속 키워서 다시 쓰고 또 키울 수 있고 그러면서 탄소를 보존할 수 있잖아요. 나무가 탄소 캔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탄소중립적인 연료다. 물론 효율이 좋아야겠죠. 효율을 높인다면 나무야말로 기후위기에 중요한 연료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또 가스통 같은 것들을 재활용해서 만든 것도 있으니까 재료를 다시 활용하는 측면에서도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가스통과 냄비뚜껑을 재활용해 현장에서 만든 이 난로도 오늘 판매될 예정입니다.

[류한승/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 "목공 작업 같은 거를 하면 자투리 나무가…. 이런 식으로 자투리 나무가 나오는데 이런 거 버리기도 아깝고 그래서 태워가지고 난방을 하면 아주 좋죠."]

주로 아파트에 사는 도시 사람들이 실내에서 쓰기엔 아직 벽이 높지만, 상가나 테라스에서 또 캠핑 도구 등으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소효율을 높인 장치가 있고 단순하지만 그런 장치까지 들어가 있고…. 이쪽이 굉장히 뜨거워져요. 물을 올려놓고 뜨거운 물을 끓일 수 있을 정도로 위로 열이 많이 오릅니다. 오늘 고생하셨지만 만 원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5만 원? 16만원? 17만 원? 23만 원? 25만 원. 25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소규모로 진행된 올해도 40여 개가 현장에서 팔려 난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남채희/완주군 비봉면 : "저희 공간에 데크가 있는데 데크에 놓으려고 구입을 했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살 마음은 없었는데 어떻게 제 것이 되었네요. 어쨌든 만족합니다."]

연탄과 석유, 가스보일러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가 환경을 해치지 않는 기술이 삶의 대안으로 대두되며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온 난로.

당면한 에너지 위기와 기후위기의 매듭을 풀 대안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길 기대해 봅니다.

[박용범/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연료가 귀한 것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석유 같은 경우는 돈을 주고 사고 스위치만 올리면 난방이 되잖아요. 그런데 나무는 그렇지 않습니다. 나무를 쪼개야 되고 불을 붙여야 되고 불피우고 있는 모습들을 계속 지켜보잖아요. 그것을 통해서 에너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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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K] 에너지 위기 극복하는 ‘나는 난로다’
    • 입력 2021-11-30 19:37:10
    • 수정2021-11-30 21:02:18
    뉴스7(전주)
전 세계가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시달리게 될 거라는 이번 겨울.

["전기요금이 3년 만에 오릅니다."]

["전기요금이 다음 달부터 인상됩니다."]

우리나라도 길고 춥고 혹독한 겨울이 시작됐는데요.

난로를 이용해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완주의 한 카페.

타닥타닥 타는 난로의 온기가 가득합니다.

이 난로는 지난 2017년 설치한 구들 겸 난로 '로켓매스히터'입니다.

[박현정/완주군 고산면 : "시골에 들어와 산 지 10년 됐고, 마을에서 〈나는 난로다〉라는 행사를 수차례 보다가 너무 좋겠다 싶어서 여쭤봤더니, 워크숍과 동시에 저희 카페에 이걸 놓게 되는 행사가 한 4~5년 전에 있었어요. 그렇게 해서 난로를 놓게 되었습니다."]

장작을 태워 만든 열이 난로 안을 회전하고 다시 구들을 지나 굴뚝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유지되도록 만든 기술.

고온으로 완전히 연소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서 불완전연소 할 때 발생하는 독성 화합물질이 나오지 않습니다.

[박현정/완주군 고산면 : "처음에는 우려하는 것들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실내에서 불을 때면 그을음이나 연기가 많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여기를 견고하게 만들고 환풍시설을 잘해놨기 때문에 4, 5년을 땠는데도 실내나 주변에 그을음이나 때가 묻는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재나 그을음의 피해가 거의 없는 상황이에요."]

매일 재를 치우고 장작을 새로 넣어야 해 조금 불편하지만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생각에 만족이 더 큽니다.

[박현정/완주군 고산면 : "겨울에 전기로만 때서 난방을 했을 때는 봄에 화분들이 많이 죽어 나가고 몸살을 앓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 난로를 쓰고 난 다음에는 화분들이 전혀 죽지 않고 식물에게도 이렇게 좋으니 사람에게도 좋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이처럼 에너지 위기의 대안으로 난로를 사용해보려는 사람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해마다 겨울의 초입에 진행되는 완주군의 〈나는 난로다〉.

적정기술을 이용해 만든 난로들이 경연을 펼치는 자리입니다.

[박용범/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쉽게 접할 수 있는 기술, 그리고 환경에 부담이 되지 않는 기술 그리고 좀 싼 기술. 그게 적정기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회째를 맞는 올해는 코로나19로 행사 규모를 축소해 에너지 소비가 적고 효율은 높은 난로를 홍보하고 판매하는 장으로 마련됐습니다.

축열 탱크를 만들어 열을 더 오래 저장할 수 있게 한 '투게더 화목보일러'와 나무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화력을 높인 '부넘기 화덕'.

모두 값싸고 얻기 쉬운 재료로 만들고 주변에서 쉽게 에너지원을 구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박용범/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나무라는 것은 계속 키워서 다시 쓰고 또 키울 수 있고 그러면서 탄소를 보존할 수 있잖아요. 나무가 탄소 캔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탄소중립적인 연료다. 물론 효율이 좋아야겠죠. 효율을 높인다면 나무야말로 기후위기에 중요한 연료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또 가스통 같은 것들을 재활용해서 만든 것도 있으니까 재료를 다시 활용하는 측면에서도 친환경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가스통과 냄비뚜껑을 재활용해 현장에서 만든 이 난로도 오늘 판매될 예정입니다.

[류한승/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 : "목공 작업 같은 거를 하면 자투리 나무가…. 이런 식으로 자투리 나무가 나오는데 이런 거 버리기도 아깝고 그래서 태워가지고 난방을 하면 아주 좋죠."]

주로 아파트에 사는 도시 사람들이 실내에서 쓰기엔 아직 벽이 높지만, 상가나 테라스에서 또 캠핑 도구 등으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소효율을 높인 장치가 있고 단순하지만 그런 장치까지 들어가 있고…. 이쪽이 굉장히 뜨거워져요. 물을 올려놓고 뜨거운 물을 끓일 수 있을 정도로 위로 열이 많이 오릅니다. 오늘 고생하셨지만 만 원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15만 원? 16만원? 17만 원? 23만 원? 25만 원. 25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소규모로 진행된 올해도 40여 개가 현장에서 팔려 난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남채희/완주군 비봉면 : "저희 공간에 데크가 있는데 데크에 놓으려고 구입을 했어요. 그런데 처음에는 살 마음은 없었는데 어떻게 제 것이 되었네요. 어쨌든 만족합니다."]

연탄과 석유, 가스보일러에 밀려 자취를 감췄다가 환경을 해치지 않는 기술이 삶의 대안으로 대두되며 다시 우리 곁에 돌아온 난로.

당면한 에너지 위기와 기후위기의 매듭을 풀 대안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길 기대해 봅니다.

[박용범/전환기술사회적협동조합 상임이사 : "연료가 귀한 것을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석유 같은 경우는 돈을 주고 사고 스위치만 올리면 난방이 되잖아요. 그런데 나무는 그렇지 않습니다. 나무를 쪼개야 되고 불을 붙여야 되고 불피우고 있는 모습들을 계속 지켜보잖아요. 그것을 통해서 에너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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