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 자·못 맞은 자·안 맞는자…백신, 어떻게 나눌까

입력 2021.12.09 (06:31) 수정 2021.12.0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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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지 1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영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미국에서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첫 접종됐는데요.

백신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수 있을거라 기대했지만,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접종을 마친 지금도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백신 접종 1년,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진단합니다.

[리포트]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맞은 간호사 샌드라 린지씨.

긴급 승인된 백신의 첫 접종자였지만,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거의 1년을 겪은 코로나19의 고통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샌드라 린지/간호사/미국 코로나19백신 첫 접종 : "코로나19 사태는 (간호사인) 저에겐 어깨가 무거울 정도로 계속 부담이었어요. 백신을 맞고 안심이 됐었죠."]

델타변이발 확산세가 조금 진정되는가 싶더니, 린지씨가 재직 중인 병원에도 지난달부터 다시 코로나19 중증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대부분 백신 미접종자들입니다.

[샌드라 린지/간호사/백신 첫 접종 : "입원하는 환자들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숨지는 걸 보기도 해요. (백신으로)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 지역사회를 보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린지 씨와 같은 생각은 아닙니다.

미국은 당초 접종 6개월이면 집단면역에 도달할 거라 했지만 접종 1년이 다 돼가는 현재, 미국 접종률은 60%로 주요 선진국들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79 만명이 넘는 최대 피해국인데도, 안 맞는 사람은 계속 안 맞고 있는 겁니다.

반면, 백신 부족한 아프리카 등의 저소득 국가들은 없어서 '맞질 못하고' 있습니다.

접종률 낮은 곳에서 변이가 만들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선진국들은 3차 접종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고, 가장 먼저 3차 접종 실시했던 이스라엘은, 4차 접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젠 코로나 백신을 매년 맞아야 할 거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때문에, 백신 수요 감당하려면 빨리 백신 특허 개방해서 여러 제약회사가 백신 만들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권준 승/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박사/백신 분배 운동가 : "한두 개 제약회사로 될 일이 아닙니다. 열 개, 스무 개, 혹은 수백 개 회사가 백신을 만들고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변이에 대항할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당장은 백신 충분한 선진국들이 저소득 국가에 빨리 백신 나눠주는 것도 시급합니다.

'백신이 있는 나라, 없는 나라', '백신을 맞는 사람, 안 맞는 사람', 코로나19 백신으로 사회가 나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을 맞았건, 안 맞았건, 그리고 못 맞았건, 계속되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아직 아무도 빠져나오지는 못했습니다.

'다 같이' 맞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기자:지한샘/영상편집:김선영 서삼현/자료조사:김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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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맞은 자·못 맞은 자·안 맞는자…백신, 어떻게 나눌까
    • 입력 2021-12-09 06:31:57
    • 수정2021-12-09 08:03:23
    뉴스광장 1부
[앵커]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지 1년이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영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미국에서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첫 접종됐는데요.

백신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수 있을거라 기대했지만, 전 세계 인구의 약 절반이 접종을 마친 지금도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백신 접종 1년,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진단합니다.

[리포트]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맞은 간호사 샌드라 린지씨.

긴급 승인된 백신의 첫 접종자였지만, 두려움은 없었습니다.

거의 1년을 겪은 코로나19의 고통이 너무 컸기 때문입니다.

[샌드라 린지/간호사/미국 코로나19백신 첫 접종 : "코로나19 사태는 (간호사인) 저에겐 어깨가 무거울 정도로 계속 부담이었어요. 백신을 맞고 안심이 됐었죠."]

델타변이발 확산세가 조금 진정되는가 싶더니, 린지씨가 재직 중인 병원에도 지난달부터 다시 코로나19 중증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대부분 백신 미접종자들입니다.

[샌드라 린지/간호사/백신 첫 접종 : "입원하는 환자들은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특히 젊은이들이 숨지는 걸 보기도 해요. (백신으로)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 지역사회를 보호해야 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린지 씨와 같은 생각은 아닙니다.

미국은 당초 접종 6개월이면 집단면역에 도달할 거라 했지만 접종 1년이 다 돼가는 현재, 미국 접종률은 60%로 주요 선진국들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79 만명이 넘는 최대 피해국인데도, 안 맞는 사람은 계속 안 맞고 있는 겁니다.

반면, 백신 부족한 아프리카 등의 저소득 국가들은 없어서 '맞질 못하고' 있습니다.

접종률 낮은 곳에서 변이가 만들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선진국들은 3차 접종에 대대적으로 나서고 있고, 가장 먼저 3차 접종 실시했던 이스라엘은, 4차 접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젠 코로나 백신을 매년 맞아야 할 거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때문에, 백신 수요 감당하려면 빨리 백신 특허 개방해서 여러 제약회사가 백신 만들어 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권준 승/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박사/백신 분배 운동가 : "한두 개 제약회사로 될 일이 아닙니다. 열 개, 스무 개, 혹은 수백 개 회사가 백신을 만들고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변이에 대항할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야 합니다."]

당장은 백신 충분한 선진국들이 저소득 국가에 빨리 백신 나눠주는 것도 시급합니다.

'백신이 있는 나라, 없는 나라', '백신을 맞는 사람, 안 맞는 사람', 코로나19 백신으로 사회가 나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을 맞았건, 안 맞았건, 그리고 못 맞았건, 계속되는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아직 아무도 빠져나오지는 못했습니다.

'다 같이' 맞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기자:지한샘/영상편집:김선영 서삼현/자료조사:김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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