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 접착제 피해 키웠나…“불쏘시개 역할, 대책 있어야”

입력 2021.12.10 (21:47) 수정 2021.12.10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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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9일) 주민과 소방관 등 20여 명이 다친 부산 오피스텔 화재 속보입니다.

지하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 불이 시작된 걸로 추정되는데,​ ​건물 외벽 마감에 쓰인 접착제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불이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보입니다.

​정민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욱한 연기가 밀려 나오더니 폭발하듯 불길이 빠르게 치솟습니다.

소방관들은 외벽을 뜯어내고, 힘겹게 소방 용수를 뿌립니다.

벽체 안으로 불이 붙다 보니 물이 안으로 잘 들어가지 않아 불은 순식간에 9층 건물 꼭대기까지 옮겨붙습니다.

완전히 불을 끄기까지 3시간이 걸렸습니다.

[손훈호/부산 동래소방서 지휘조사팀장 : "큰불은 빨리 잡았지만 농연(짙은 연기)으로 인명 검색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완전히 진화하는 데 시간이 조금 소요된 것으로..."]

소방 당국은 건물 지하에서 용접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이 난 건물은 불에 잘 타지 않는 준불연재로 외부를 마감했지만, 보시는 것처럼 거센 불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화재 현장을 살펴본 전문가는 건물 외벽 단열재와 마감재를 붙이는 데 쓴 접착제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내부에 보면 접착제 성분이 가연성입니다. 지금 이 건물 또한 준불연 이상의 소재를 썼다 해서 준공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실제 화재에 취약한 게 드러났기 때문에..."]

지난해 10월 울산 초고층 건물 화재 때도 외벽에 알루미늄 패널을 붙일 때 쓴 접착제가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건물 마감에 쓰이는 접착제의 경우 소방과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아직 없는 만큼 피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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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벽 접착제 피해 키웠나…“불쏘시개 역할, 대책 있어야”
    • 입력 2021-12-10 21:47:41
    • 수정2021-12-10 21:5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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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9일) 주민과 소방관 등 20여 명이 다친 부산 오피스텔 화재 속보입니다.

지하에서 용접 작업을 하다 불이 시작된 걸로 추정되는데,​ ​건물 외벽 마감에 쓰인 접착제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불이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보입니다.

​정민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욱한 연기가 밀려 나오더니 폭발하듯 불길이 빠르게 치솟습니다.

소방관들은 외벽을 뜯어내고, 힘겹게 소방 용수를 뿌립니다.

벽체 안으로 불이 붙다 보니 물이 안으로 잘 들어가지 않아 불은 순식간에 9층 건물 꼭대기까지 옮겨붙습니다.

완전히 불을 끄기까지 3시간이 걸렸습니다.

[손훈호/부산 동래소방서 지휘조사팀장 : "큰불은 빨리 잡았지만 농연(짙은 연기)으로 인명 검색이 더 필요했기 때문에 완전히 진화하는 데 시간이 조금 소요된 것으로..."]

소방 당국은 건물 지하에서 용접작업 중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불이 난 건물은 불에 잘 타지 않는 준불연재로 외부를 마감했지만, 보시는 것처럼 거센 불길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화재 현장을 살펴본 전문가는 건물 외벽 단열재와 마감재를 붙이는 데 쓴 접착제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현호/한국화재감식학회 기술위원장 : "내부에 보면 접착제 성분이 가연성입니다. 지금 이 건물 또한 준불연 이상의 소재를 썼다 해서 준공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실제 화재에 취약한 게 드러났기 때문에..."]

지난해 10월 울산 초고층 건물 화재 때도 외벽에 알루미늄 패널을 붙일 때 쓴 접착제가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전문가들은 건물 마감에 쓰이는 접착제의 경우 소방과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아직 없는 만큼 피해를 막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이 서둘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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