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두루미 부부의 사랑…평화를 부르다!
입력 2021.12.11 (08:48)
수정 2021.12.11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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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겨울철 진객이라고 불리는 두루미가 우리나라를 찾아왔습니다.
천연기념물인 두루미는 아주 성스럽게 여겨졌던 동물인데요.
최효은 리포터가 직접 두루미를 보고 오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강원도 철원에서 겨울나기에 들어간 두루미들을 보고 왔는데요.
500원짜리 동전에 그려진 모습처럼 날개를 펴고 나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루미 한 쌍이 있다고요?
네. 암컷 두루미 사랑이와 수컷 두루미 철원이의 러브 스토리인데요.
두루미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진 건지 굉장히 궁금한데요?
러시아로 갔던 철원이가 조강지처인 사랑이를 찾아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날아왔는데요.
사랑이는 날개를 다쳐서 안타깝게도 날지 못한다고 합니다.
평화의 상징이 된 두루미들을 만나러 지금부터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한 무리의 새 떼.
철원평야에 내려앉아 먹이 찾기에 몰두합니다.
매년 겨울을 나기 위해 러시아에서 날아온 천연기념물 두루미입니다.
["한 마리가 서 있잖아요. 고개 꼿꼿이 들고 있는 게 감시자예요."]
추수가 끝난 벌판은 두루미에게 최고의 월동지로 꼽히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녹두입니다. 녹두 두루미 먹이요."]
벌써 30년째 먹이를 챙겨주고 있는 철원군 두루미협의체 회원들입니다.
[유종현/한국생태관광두루미협의체 사무국장 : "70%가 다른 곳도 아니고 철원을 찾고 있습니다. 여기 자체가 굉장히 두루미한테는 중요한 곳이고요. 저희는 두루미 보호를 통해서 두루미가 지속적해서 여기다 지정해서 먹이를 주는 겁니다."]
날도 추운데 두루미 먹이를 챙겨주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인근 농민들과 힘을 합쳐 두루미 보호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서경원/철원군 농부 : "우렁이가 수확 끝나고 금방 물을 대주면 우렁이가 다시 살아 올라오면 얘네들이 두루미나 기러기들한텐 아주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되지."]
농민들은 습지를 좋아하는 두루미를 위해 논에 물을 대고 잠자리까지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서식지가 줄어든 두루미는 점차 이곳으로 몰리게 됐는데요.
불과 몇 km 떨어져 있는 북한에서도 두루미를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백종한/한국생태관광두루미협의체 회장 : "안타깝게도 우리 북쪽엔 한 마리도 안 갑니다. 먹이가 없다는 겁니다. 먹이가 없다는 게 확인이 됐습니다."]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 때문에 논바닥의 낟알 한 톨까지 확보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두루미에게 돌아갈 먹이가 없는 겁니다.
우리는 갈 수 없는 북녘땅을 두루미들은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그리고 이곳에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루미들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2005년 구조된 암컷 두루미 사랑이는 날개를 다쳐 러시아로 가지 못하고 철원에 남게 됐는데요.
2018년 동상에 걸려 보호소에 온 철원이와는 영역 다툼을 하며 투닥거리기 일쑤였습니다.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철원에서 다쳐서 구조된 개체들이고요. 여기 와서 치료받고 다 나아서 다시 방생했던 친구예요. 그래서 우측에 서 있는 재두루미는요. 철원에서 사랑이라고 이름 붙여줬고 좌측에 있는 재두루미는 철원이라고 이름을 붙여줬어요."]
하지만 싸우면서 미운 정이 든 걸까요?
사랑이와 철원이는 지난해 4월 불편한 몸에도 산란에 성공했습니다.
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새끼 두루미는 알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사랑이는) 19살 20살 정도 되겠죠. (철원이도) 다 커서 들어왔어요. 3살 먹고 들어가면 최소한 6, 7살은 된다는 얘기에요. 나이 차이가 크게 나죠."]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철원이는 지난해 여름 러시아로 날아갔는데요.
그런데 겨울이 되자마자 사랑이를 찾아 북한을 거쳐 다시 철원으로 돌아왔다고 하네요.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17, 15일 이상 걸렸잖아요. 얘는 혼자 힘으로 날아서 가서 오래 걸린 거예요. 근데 보통은 기류를 타면 남쪽으로 내려오는 기류 만나면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내려오는데 빠르면 3일 늦으면 일주일 정도 걸려요."]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철책은 두루미 커플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다시 만난 사랑이와 철원이는 올여름은 철원에서 함께 보냈다고 하네요.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는 거 보면 우리도 자유롭게 왔다갔다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철책이란 게 가려져 있어도 자유롭게 갔다가 왔다가 하니까..."]
전 세계 15종 가운데 7종의 두루미가 철원에서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런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코스가 재개장되면서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철원에 평화의 희망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철원에는 두루미 보호를 위한 국제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한반도 두루미 서식지를 확대하기 위해선 북한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하는데요.
[유종현/두루미 협의체 사무국장 : "국제적인 학자들이 북한에 들어가서 흰 두루미 관련된 개체 수 조사도 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남북이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단절되면서 그런 활동들이 구체화하고 있지 못한 거 같습니다. 지금."]
국제단체를 통해 북한에 두루미 먹이를 지원하려고 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대신 탐조 관광이 재개되면서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두루미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는데요.
["(어 두루미다. 멀리서 볼 땐 두루미가 몇 마리 없네 생각했는데...) 잿빛 나는 게 재두루미고요. 흰색으로 나오는 게 두루미라고 단정학이라고 하는 겁니다. 북한에선 단정학을 흰두루미라고 얘기하고요."]
분단의 70년 세월 동안 이제 비무장지대는 두루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월동지가 됐는데요.
평화를 상징하는 두루미들이 전쟁의 상흔까지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겨울철 진객이라고 불리는 두루미가 우리나라를 찾아왔습니다.
천연기념물인 두루미는 아주 성스럽게 여겨졌던 동물인데요.
최효은 리포터가 직접 두루미를 보고 오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강원도 철원에서 겨울나기에 들어간 두루미들을 보고 왔는데요.
500원짜리 동전에 그려진 모습처럼 날개를 펴고 나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루미 한 쌍이 있다고요?
네. 암컷 두루미 사랑이와 수컷 두루미 철원이의 러브 스토리인데요.
두루미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진 건지 굉장히 궁금한데요?
러시아로 갔던 철원이가 조강지처인 사랑이를 찾아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날아왔는데요.
사랑이는 날개를 다쳐서 안타깝게도 날지 못한다고 합니다.
평화의 상징이 된 두루미들을 만나러 지금부터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한 무리의 새 떼.
철원평야에 내려앉아 먹이 찾기에 몰두합니다.
매년 겨울을 나기 위해 러시아에서 날아온 천연기념물 두루미입니다.
["한 마리가 서 있잖아요. 고개 꼿꼿이 들고 있는 게 감시자예요."]
추수가 끝난 벌판은 두루미에게 최고의 월동지로 꼽히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녹두입니다. 녹두 두루미 먹이요."]
벌써 30년째 먹이를 챙겨주고 있는 철원군 두루미협의체 회원들입니다.
[유종현/한국생태관광두루미협의체 사무국장 : "70%가 다른 곳도 아니고 철원을 찾고 있습니다. 여기 자체가 굉장히 두루미한테는 중요한 곳이고요. 저희는 두루미 보호를 통해서 두루미가 지속적해서 여기다 지정해서 먹이를 주는 겁니다."]
날도 추운데 두루미 먹이를 챙겨주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인근 농민들과 힘을 합쳐 두루미 보호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서경원/철원군 농부 : "우렁이가 수확 끝나고 금방 물을 대주면 우렁이가 다시 살아 올라오면 얘네들이 두루미나 기러기들한텐 아주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되지."]
농민들은 습지를 좋아하는 두루미를 위해 논에 물을 대고 잠자리까지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서식지가 줄어든 두루미는 점차 이곳으로 몰리게 됐는데요.
불과 몇 km 떨어져 있는 북한에서도 두루미를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백종한/한국생태관광두루미협의체 회장 : "안타깝게도 우리 북쪽엔 한 마리도 안 갑니다. 먹이가 없다는 겁니다. 먹이가 없다는 게 확인이 됐습니다."]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 때문에 논바닥의 낟알 한 톨까지 확보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두루미에게 돌아갈 먹이가 없는 겁니다.
우리는 갈 수 없는 북녘땅을 두루미들은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그리고 이곳에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루미들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2005년 구조된 암컷 두루미 사랑이는 날개를 다쳐 러시아로 가지 못하고 철원에 남게 됐는데요.
2018년 동상에 걸려 보호소에 온 철원이와는 영역 다툼을 하며 투닥거리기 일쑤였습니다.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철원에서 다쳐서 구조된 개체들이고요. 여기 와서 치료받고 다 나아서 다시 방생했던 친구예요. 그래서 우측에 서 있는 재두루미는요. 철원에서 사랑이라고 이름 붙여줬고 좌측에 있는 재두루미는 철원이라고 이름을 붙여줬어요."]
하지만 싸우면서 미운 정이 든 걸까요?
사랑이와 철원이는 지난해 4월 불편한 몸에도 산란에 성공했습니다.
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새끼 두루미는 알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사랑이는) 19살 20살 정도 되겠죠. (철원이도) 다 커서 들어왔어요. 3살 먹고 들어가면 최소한 6, 7살은 된다는 얘기에요. 나이 차이가 크게 나죠."]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철원이는 지난해 여름 러시아로 날아갔는데요.
그런데 겨울이 되자마자 사랑이를 찾아 북한을 거쳐 다시 철원으로 돌아왔다고 하네요.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17, 15일 이상 걸렸잖아요. 얘는 혼자 힘으로 날아서 가서 오래 걸린 거예요. 근데 보통은 기류를 타면 남쪽으로 내려오는 기류 만나면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내려오는데 빠르면 3일 늦으면 일주일 정도 걸려요."]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철책은 두루미 커플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다시 만난 사랑이와 철원이는 올여름은 철원에서 함께 보냈다고 하네요.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는 거 보면 우리도 자유롭게 왔다갔다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철책이란 게 가려져 있어도 자유롭게 갔다가 왔다가 하니까..."]
전 세계 15종 가운데 7종의 두루미가 철원에서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런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코스가 재개장되면서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철원에 평화의 희망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철원에는 두루미 보호를 위한 국제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한반도 두루미 서식지를 확대하기 위해선 북한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하는데요.
[유종현/두루미 협의체 사무국장 : "국제적인 학자들이 북한에 들어가서 흰 두루미 관련된 개체 수 조사도 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남북이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단절되면서 그런 활동들이 구체화하고 있지 못한 거 같습니다. 지금."]
국제단체를 통해 북한에 두루미 먹이를 지원하려고 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대신 탐조 관광이 재개되면서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두루미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는데요.
["(어 두루미다. 멀리서 볼 땐 두루미가 몇 마리 없네 생각했는데...) 잿빛 나는 게 재두루미고요. 흰색으로 나오는 게 두루미라고 단정학이라고 하는 겁니다. 북한에선 단정학을 흰두루미라고 얘기하고요."]
분단의 70년 세월 동안 이제 비무장지대는 두루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월동지가 됐는데요.
평화를 상징하는 두루미들이 전쟁의 상흔까지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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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12-11 08:48:35
- 수정2021-12-11 08:54:26

[앵커]
겨울철 진객이라고 불리는 두루미가 우리나라를 찾아왔습니다.
천연기념물인 두루미는 아주 성스럽게 여겨졌던 동물인데요.
최효은 리포터가 직접 두루미를 보고 오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강원도 철원에서 겨울나기에 들어간 두루미들을 보고 왔는데요.
500원짜리 동전에 그려진 모습처럼 날개를 펴고 나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루미 한 쌍이 있다고요?
네. 암컷 두루미 사랑이와 수컷 두루미 철원이의 러브 스토리인데요.
두루미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진 건지 굉장히 궁금한데요?
러시아로 갔던 철원이가 조강지처인 사랑이를 찾아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날아왔는데요.
사랑이는 날개를 다쳐서 안타깝게도 날지 못한다고 합니다.
평화의 상징이 된 두루미들을 만나러 지금부터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한 무리의 새 떼.
철원평야에 내려앉아 먹이 찾기에 몰두합니다.
매년 겨울을 나기 위해 러시아에서 날아온 천연기념물 두루미입니다.
["한 마리가 서 있잖아요. 고개 꼿꼿이 들고 있는 게 감시자예요."]
추수가 끝난 벌판은 두루미에게 최고의 월동지로 꼽히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녹두입니다. 녹두 두루미 먹이요."]
벌써 30년째 먹이를 챙겨주고 있는 철원군 두루미협의체 회원들입니다.
[유종현/한국생태관광두루미협의체 사무국장 : "70%가 다른 곳도 아니고 철원을 찾고 있습니다. 여기 자체가 굉장히 두루미한테는 중요한 곳이고요. 저희는 두루미 보호를 통해서 두루미가 지속적해서 여기다 지정해서 먹이를 주는 겁니다."]
날도 추운데 두루미 먹이를 챙겨주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인근 농민들과 힘을 합쳐 두루미 보호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서경원/철원군 농부 : "우렁이가 수확 끝나고 금방 물을 대주면 우렁이가 다시 살아 올라오면 얘네들이 두루미나 기러기들한텐 아주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되지."]
농민들은 습지를 좋아하는 두루미를 위해 논에 물을 대고 잠자리까지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서식지가 줄어든 두루미는 점차 이곳으로 몰리게 됐는데요.
불과 몇 km 떨어져 있는 북한에서도 두루미를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백종한/한국생태관광두루미협의체 회장 : "안타깝게도 우리 북쪽엔 한 마리도 안 갑니다. 먹이가 없다는 겁니다. 먹이가 없다는 게 확인이 됐습니다."]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 때문에 논바닥의 낟알 한 톨까지 확보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두루미에게 돌아갈 먹이가 없는 겁니다.
우리는 갈 수 없는 북녘땅을 두루미들은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그리고 이곳에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루미들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2005년 구조된 암컷 두루미 사랑이는 날개를 다쳐 러시아로 가지 못하고 철원에 남게 됐는데요.
2018년 동상에 걸려 보호소에 온 철원이와는 영역 다툼을 하며 투닥거리기 일쑤였습니다.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철원에서 다쳐서 구조된 개체들이고요. 여기 와서 치료받고 다 나아서 다시 방생했던 친구예요. 그래서 우측에 서 있는 재두루미는요. 철원에서 사랑이라고 이름 붙여줬고 좌측에 있는 재두루미는 철원이라고 이름을 붙여줬어요."]
하지만 싸우면서 미운 정이 든 걸까요?
사랑이와 철원이는 지난해 4월 불편한 몸에도 산란에 성공했습니다.
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새끼 두루미는 알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사랑이는) 19살 20살 정도 되겠죠. (철원이도) 다 커서 들어왔어요. 3살 먹고 들어가면 최소한 6, 7살은 된다는 얘기에요. 나이 차이가 크게 나죠."]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철원이는 지난해 여름 러시아로 날아갔는데요.
그런데 겨울이 되자마자 사랑이를 찾아 북한을 거쳐 다시 철원으로 돌아왔다고 하네요.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17, 15일 이상 걸렸잖아요. 얘는 혼자 힘으로 날아서 가서 오래 걸린 거예요. 근데 보통은 기류를 타면 남쪽으로 내려오는 기류 만나면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내려오는데 빠르면 3일 늦으면 일주일 정도 걸려요."]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철책은 두루미 커플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다시 만난 사랑이와 철원이는 올여름은 철원에서 함께 보냈다고 하네요.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는 거 보면 우리도 자유롭게 왔다갔다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철책이란 게 가려져 있어도 자유롭게 갔다가 왔다가 하니까..."]
전 세계 15종 가운데 7종의 두루미가 철원에서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런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코스가 재개장되면서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철원에 평화의 희망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철원에는 두루미 보호를 위한 국제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한반도 두루미 서식지를 확대하기 위해선 북한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하는데요.
[유종현/두루미 협의체 사무국장 : "국제적인 학자들이 북한에 들어가서 흰 두루미 관련된 개체 수 조사도 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남북이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단절되면서 그런 활동들이 구체화하고 있지 못한 거 같습니다. 지금."]
국제단체를 통해 북한에 두루미 먹이를 지원하려고 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대신 탐조 관광이 재개되면서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두루미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는데요.
["(어 두루미다. 멀리서 볼 땐 두루미가 몇 마리 없네 생각했는데...) 잿빛 나는 게 재두루미고요. 흰색으로 나오는 게 두루미라고 단정학이라고 하는 겁니다. 북한에선 단정학을 흰두루미라고 얘기하고요."]
분단의 70년 세월 동안 이제 비무장지대는 두루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월동지가 됐는데요.
평화를 상징하는 두루미들이 전쟁의 상흔까지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겨울철 진객이라고 불리는 두루미가 우리나라를 찾아왔습니다.
천연기념물인 두루미는 아주 성스럽게 여겨졌던 동물인데요.
최효은 리포터가 직접 두루미를 보고 오셨다고요?
네. 그렇습니다.
강원도 철원에서 겨울나기에 들어간 두루미들을 보고 왔는데요.
500원짜리 동전에 그려진 모습처럼 날개를 펴고 나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루미 한 쌍이 있다고요?
네. 암컷 두루미 사랑이와 수컷 두루미 철원이의 러브 스토리인데요.
두루미들이 어떻게 사랑에 빠진 건지 굉장히 궁금한데요?
러시아로 갔던 철원이가 조강지처인 사랑이를 찾아 북한을 거쳐 우리나라까지 날아왔는데요.
사랑이는 날개를 다쳐서 안타깝게도 날지 못한다고 합니다.
평화의 상징이 된 두루미들을 만나러 지금부터 함께 가보시죠.
[리포트]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한 무리의 새 떼.
철원평야에 내려앉아 먹이 찾기에 몰두합니다.
매년 겨울을 나기 위해 러시아에서 날아온 천연기념물 두루미입니다.
["한 마리가 서 있잖아요. 고개 꼿꼿이 들고 있는 게 감시자예요."]
추수가 끝난 벌판은 두루미에게 최고의 월동지로 꼽히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녹두입니다. 녹두 두루미 먹이요."]
벌써 30년째 먹이를 챙겨주고 있는 철원군 두루미협의체 회원들입니다.
[유종현/한국생태관광두루미협의체 사무국장 : "70%가 다른 곳도 아니고 철원을 찾고 있습니다. 여기 자체가 굉장히 두루미한테는 중요한 곳이고요. 저희는 두루미 보호를 통해서 두루미가 지속적해서 여기다 지정해서 먹이를 주는 겁니다."]
날도 추운데 두루미 먹이를 챙겨주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인근 농민들과 힘을 합쳐 두루미 보호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서경원/철원군 농부 : "우렁이가 수확 끝나고 금방 물을 대주면 우렁이가 다시 살아 올라오면 얘네들이 두루미나 기러기들한텐 아주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되지."]
농민들은 습지를 좋아하는 두루미를 위해 논에 물을 대고 잠자리까지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서식지가 줄어든 두루미는 점차 이곳으로 몰리게 됐는데요.
불과 몇 km 떨어져 있는 북한에서도 두루미를 관찰하기는 쉽지 않다고 합니다.
[백종한/한국생태관광두루미협의체 회장 : "안타깝게도 우리 북쪽엔 한 마리도 안 갑니다. 먹이가 없다는 겁니다. 먹이가 없다는 게 확인이 됐습니다."]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 때문에 논바닥의 낟알 한 톨까지 확보하라는 지시가 내려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두루미에게 돌아갈 먹이가 없는 겁니다.
우리는 갈 수 없는 북녘땅을 두루미들은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그리고 이곳에 특별한 사연을 가진 두루미들이 있다고 합니다. 지금 함께 만나러 가보시죠.
2005년 구조된 암컷 두루미 사랑이는 날개를 다쳐 러시아로 가지 못하고 철원에 남게 됐는데요.
2018년 동상에 걸려 보호소에 온 철원이와는 영역 다툼을 하며 투닥거리기 일쑤였습니다.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철원에서 다쳐서 구조된 개체들이고요. 여기 와서 치료받고 다 나아서 다시 방생했던 친구예요. 그래서 우측에 서 있는 재두루미는요. 철원에서 사랑이라고 이름 붙여줬고 좌측에 있는 재두루미는 철원이라고 이름을 붙여줬어요."]
하지만 싸우면서 미운 정이 든 걸까요?
사랑이와 철원이는 지난해 4월 불편한 몸에도 산란에 성공했습니다.
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새끼 두루미는 알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사랑이는) 19살 20살 정도 되겠죠. (철원이도) 다 커서 들어왔어요. 3살 먹고 들어가면 최소한 6, 7살은 된다는 얘기에요. 나이 차이가 크게 나죠."]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철원이는 지난해 여름 러시아로 날아갔는데요.
그런데 겨울이 되자마자 사랑이를 찾아 북한을 거쳐 다시 철원으로 돌아왔다고 하네요.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17, 15일 이상 걸렸잖아요. 얘는 혼자 힘으로 날아서 가서 오래 걸린 거예요. 근데 보통은 기류를 타면 남쪽으로 내려오는 기류 만나면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내려오는데 빠르면 3일 늦으면 일주일 정도 걸려요."]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철책은 두루미 커플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렵게 다시 만난 사랑이와 철원이는 올여름은 철원에서 함께 보냈다고 하네요.
[김수호/철원군 야생조류보호관리사 :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는 거 보면 우리도 자유롭게 왔다갔다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죠. 철책이란 게 가려져 있어도 자유롭게 갔다가 왔다가 하니까..."]
전 세계 15종 가운데 7종의 두루미가 철원에서 겨울을 난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런 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탐조코스가 재개장되면서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는 철원에 평화의 희망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철원에는 두루미 보호를 위한 국제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한반도 두루미 서식지를 확대하기 위해선 북한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하는데요.
[유종현/두루미 협의체 사무국장 : "국제적인 학자들이 북한에 들어가서 흰 두루미 관련된 개체 수 조사도 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남북이 여러 가지 문제들로 인해 단절되면서 그런 활동들이 구체화하고 있지 못한 거 같습니다. 지금."]
국제단체를 통해 북한에 두루미 먹이를 지원하려고 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대신 탐조 관광이 재개되면서 남과 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두루미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게 됐는데요.
["(어 두루미다. 멀리서 볼 땐 두루미가 몇 마리 없네 생각했는데...) 잿빛 나는 게 재두루미고요. 흰색으로 나오는 게 두루미라고 단정학이라고 하는 겁니다. 북한에선 단정학을 흰두루미라고 얘기하고요."]
분단의 70년 세월 동안 이제 비무장지대는 두루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월동지가 됐는데요.
평화를 상징하는 두루미들이 전쟁의 상흔까지 치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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