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기록K]① 제주 제2공항 갈등…“앞으로가 더 중요”

입력 2021.12.14 (09:55) 수정 2021.12.14 (10:1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다사다난했던 2021년의 달력도 마지막 한 장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KBS는 올해 한 해 동안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했던 제주 현안을 돌아보고 과제를 짚어 보는 연말기획 '2021년의 기록 K'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는 제주 최대 현안 사업이자, 아직 갈등이 진행형인 제2공항 사업을 강인희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제주의 최대 갈등 현안인 제2공항 사업.

갈등해소 특위까지 출범한 도의회의 중재로 국토교통부, 제주도가 손을 내밀고 여론조사를 시행하기로 어렵게 합의했습니다.

사업비가 5조 원이 넘는 초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도민의 의견을 묻는 첫 번째 여론조사였습니다.

지난 2월 제주도 기자협회가 주관해 실시한 여론조사는 갈등이 극심한 현안에 대해 도민 의견을 직접 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서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 "9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주최했다는 점에서 도민들은 아무래도 큰 신뢰를 갖고 있었고 공론성과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전체 도민 의견은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높게 나왔지만, 성산읍 주민에 대한 조사 결과는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갈등 해결의 물꼬가 트일 것이란 도민사회 기대와 달리 원희룡 전 도지사가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며 후폭풍이 일었습니다.

[원희룡/전 제주도지사/지난 3월 : "제2공항 건설은 입지 지역주민들의 높은 수용성을 바탕으로 거리가 먼 지역 주민의 접근 불편 문제를 해소하고 환경관리 역량을 보완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여기에 "도민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힌 국토부까지 공을 환경부로 넘기며, 사회적 합의로 풀 기회를 잃게 됐습니다.

[서영표/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 "(여론조사라는) 그 합의는 또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일 수 있는데, 그렇게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을 원점으로 돌려버리고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소지를 만들어버렸죠."]

5개월 뒤,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며 이 사업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소음 영향평가와 조류 충돌, 멸종위기종과 숨골 등의 조사가 여전히 누락되거나 보완이 미흡하다는 건데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겁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제2공항 사업을 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하고 내년도 사업비 425억 원도 확보했습니다.

최근엔 반려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보완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용역도 발주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KBS와 인터뷰에서 사업계획이 종료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 예산을 확보해 둔 것이지 사업을 추진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6월 재보완 용역 결과가 나오면 검토해 봐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갈등은 계속 진행 중이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사업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강영진/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 : "어떻게 하는 게 함께 사는 제주를 위해서 바람직한 길인지 모색하는 게 그리고 선거를 통해서 의사를 결집하고 제주를 이끌어갈 리더십이 형성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제주 최대의 현안인 제2공항 사업의 추진 여부는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된 가운데,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도민사회의 역할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2021 기록K]① 제주 제2공항 갈등…“앞으로가 더 중요”
    • 입력 2021-12-14 09:55:40
    • 수정2021-12-14 10:13:45
    930뉴스(제주)
[앵커]

다사다난했던 2021년의 달력도 마지막 한 장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KBS는 올해 한 해 동안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했던 제주 현안을 돌아보고 과제를 짚어 보는 연말기획 '2021년의 기록 K'를 마련했습니다.

첫 순서는 제주 최대 현안 사업이자, 아직 갈등이 진행형인 제2공항 사업을 강인희 기자가 되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제주의 최대 갈등 현안인 제2공항 사업.

갈등해소 특위까지 출범한 도의회의 중재로 국토교통부, 제주도가 손을 내밀고 여론조사를 시행하기로 어렵게 합의했습니다.

사업비가 5조 원이 넘는 초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도민의 의견을 묻는 첫 번째 여론조사였습니다.

지난 2월 제주도 기자협회가 주관해 실시한 여론조사는 갈등이 극심한 현안에 대해 도민 의견을 직접 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서현/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 "9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주최했다는 점에서 도민들은 아무래도 큰 신뢰를 갖고 있었고 공론성과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론조사 결과 전체 도민 의견은 반대 의견이 찬성보다 높게 나왔지만, 성산읍 주민에 대한 조사 결과는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갈등 해결의 물꼬가 트일 것이란 도민사회 기대와 달리 원희룡 전 도지사가 "정상 추진" 입장을 밝히며 후폭풍이 일었습니다.

[원희룡/전 제주도지사/지난 3월 : "제2공항 건설은 입지 지역주민들의 높은 수용성을 바탕으로 거리가 먼 지역 주민의 접근 불편 문제를 해소하고 환경관리 역량을 보완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여기에 "도민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힌 국토부까지 공을 환경부로 넘기며, 사회적 합의로 풀 기회를 잃게 됐습니다.

[서영표/제주대 사회학과 교수 : "(여론조사라는) 그 합의는 또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일 수 있는데, 그렇게 새로운 논의의 출발점을 원점으로 돌려버리고 또 다른 갈등을 불러올 수 있는 소지를 만들어버렸죠."]

5개월 뒤,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하며 이 사업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게 됐습니다.

소음 영향평가와 조류 충돌, 멸종위기종과 숨골 등의 조사가 여전히 누락되거나 보완이 미흡하다는 건데 사실상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겁니다.

하지만 국토부는 제2공항 사업을 6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에 반영하고 내년도 사업비 425억 원도 확보했습니다.

최근엔 반려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보완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용역도 발주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KBS와 인터뷰에서 사업계획이 종료된 게 아니기 때문에 일단 예산을 확보해 둔 것이지 사업을 추진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면서 내년 6월 재보완 용역 결과가 나오면 검토해 봐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가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이 갈등은 계속 진행 중이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사업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강영진/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 : "어떻게 하는 게 함께 사는 제주를 위해서 바람직한 길인지 모색하는 게 그리고 선거를 통해서 의사를 결집하고 제주를 이끌어갈 리더십이 형성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제주 최대의 현안인 제2공항 사업의 추진 여부는 다음 정부로 넘어가게 된 가운데,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도민사회의 역할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제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