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자신을 목 조른 아빠지만 “처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야 같이 놀잖아”

입력 2021.12.15 (09:28) 수정 2021.12.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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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사건들의 시작이 그렇듯, 발단은 말다툼이었습니다.

A 씨(44살)는 지난해 12월 26일 낮, 신용카드 사용 문제로 부인 B 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B 씨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B씨는 나가지 않았고, A 씨의 분노는 그만 5살 자녀 C 양에게로 향했습니다.

A 씨는 B 씨에게 "안 나가면 먼저 C를 죽여버릴거야"라고 말하면서 1층 안방에 있던 C 양에게로 가서 C 양의 목을 졸랐습니다.

B 씨가 달려와 말리자, A 씨는 이번엔 C 양이 보는 앞에서 두 손으로 부인 B 씨의 목을 조르고 B 씨의 머리와 얼굴, 몸을 때렸습니다.

그리고, A 씨는 5살 친딸인 C 양을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법정에서 딸의 목을 조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춘천지법 형사2단독)는 그러나, 진술이 구체적이고 당시 정황과 부합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찰 진술과 검사의 여러 증거들에 의하면 C 양이 제대로 숨을 못 쉬고 목이 빨갛게 될 정도로 목을 세게 조른 사실이 인정된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아동복지법 위반과 폭행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하고 동 관련 기관 취업을 3년간 제한했습니다.

A 씨가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5살 딸의 탄원이었습니다.

부인 B 씨와 딸 C 양이 A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이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C 양은 "아빠를 처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야 아빠하고 같이 놀잖아“라고 말하면서 밝게 웃는 영상을 제출했고, 부인 B 씨도 폭행과 관련해 A 씨에 대한 처벌을 희망한다는 의사 표시를 철회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C 양의 친부로서 그 누구보다도 피해자의 건강, 행복과 안전을 지켜주며 보호.양육해야할 사람임에도, 목을 조르는 등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고 그 앞에서 친모 B 씨를 폭행해 정신적 충격을 입히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다만 사건 이후 C 양의 정신적 충격을 보듬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보이며 B 씨와 C 양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A 씨가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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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자신을 목 조른 아빠지만 “처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야 같이 놀잖아”
    • 입력 2021-12-15 09:28:45
    • 수정2021-12-15 15:52:50
    취재후·사건후

대다수 사건들의 시작이 그렇듯, 발단은 말다툼이었습니다.

A 씨(44살)는 지난해 12월 26일 낮, 신용카드 사용 문제로 부인 B 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B 씨에게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쳤습니다.

하지만 B씨는 나가지 않았고, A 씨의 분노는 그만 5살 자녀 C 양에게로 향했습니다.

A 씨는 B 씨에게 "안 나가면 먼저 C를 죽여버릴거야"라고 말하면서 1층 안방에 있던 C 양에게로 가서 C 양의 목을 졸랐습니다.

B 씨가 달려와 말리자, A 씨는 이번엔 C 양이 보는 앞에서 두 손으로 부인 B 씨의 목을 조르고 B 씨의 머리와 얼굴, 몸을 때렸습니다.

그리고, A 씨는 5살 친딸인 C 양을 신체적,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법정에서 딸의 목을 조른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춘천지법 형사2단독)는 그러나, 진술이 구체적이고 당시 정황과 부합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찰 진술과 검사의 여러 증거들에 의하면 C 양이 제대로 숨을 못 쉬고 목이 빨갛게 될 정도로 목을 세게 조른 사실이 인정된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아동복지법 위반과 폭행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40시간 수강을 명령하고 동 관련 기관 취업을 3년간 제한했습니다.

A 씨가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5살 딸의 탄원이었습니다.

부인 B 씨와 딸 C 양이 A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이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C 양은 "아빠를 처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야 아빠하고 같이 놀잖아“라고 말하면서 밝게 웃는 영상을 제출했고, 부인 B 씨도 폭행과 관련해 A 씨에 대한 처벌을 희망한다는 의사 표시를 철회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C 양의 친부로서 그 누구보다도 피해자의 건강, 행복과 안전을 지켜주며 보호.양육해야할 사람임에도, 목을 조르는 등 신체적 학대행위를 하고 그 앞에서 친모 B 씨를 폭행해 정신적 충격을 입히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다만 사건 이후 C 양의 정신적 충격을 보듬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보이며 B 씨와 C 양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A 씨가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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