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가까스로 구해도 버려진다…아프리카 백신 문제

입력 2021.12.15 (10:49) 수정 2021.12.1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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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차를 포함해도 12%밖에 안 돼 세계 평균 56%에 한참 못 미칩니다.

백신 접종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어렵게 백신을 구하고도 수백만 회 분이 사용되지 않은 채 버려지고 있는데요.

왜 그런 건지, <지구촌인>에서 함께 살펴 보시죠.

[리포트]

지난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가 사용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 100만 회 분을 폐기했습니다.

한번에 버려진 것으로는 가장 많은 양이었는데요.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고를 보내왔기 때문입니다.

나이지리아 보건부는 백신 운송부터 정리, 배포까지 걸리는 시간을 제하면, 접종 가능 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다고 전했는데요.

시간 여유 없이 도착하는 백신이 접종 계획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며,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은 정중히 거절한다고 밝혔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인구가 2억 명이 넘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 국가지만, 백신 접종률은 4%에도 못 미칩니다.

[은대요 이왓/국립1차건강관리개발기구 아부자 담당자 : "오미크론, 델타. 베타 등 변이가 퍼지는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배포 처와 접종자 사이 적절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나이지리아뿐만 아니라 말라위, 콩고, 수단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세네갈은 최근 2달간 최소 20만 회분의 백신을 유통기한 만료로 폐기했습니다.

추가 20만 회분은 이달 말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요.

현재 하루 천명에서 2천 명이 백신을 맞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기한 내 남은 백신을 다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세네갈의 접종 완료율 역시 6%가 채 되지 않아 매우 저조한 상태인데요.

아프리카 국가들이 유통기한에 맞춰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에는, 인프라 부족과 함께 백신에 대한 높은 불신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에디트 세렘/케냐 의사 : "여전히 백신을 주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뭔가 부작용이 나타날 거라고 우려하는 거죠.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백신 불신은 특히 아프리카 여성들에서 두드러집니다.

감비아에선 백신을 맞으면 임신에 지장을 준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졌는데요.

상대적으로 문맹률이 높은 지역의 여성사이에서 검증된 연구결과 보다, 소문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과 남편의 허락이 필요한 가부장적 문화 등이 더해져 접종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라마 엠발로/임신부 : "휴대전화로 누군가 백신이 나쁘다고 말하는 걸 봤어요. 백신을 맞으면 아이를 갖지 못하거나,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이들에게 접종을 독려하면서 최대한 맞히기엔 선진국에서 보내오는 백신의 유통기한이 짧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아프리카 등에서의 낮은 백신 접종률과 저조한 검진율이 변이를 만들어내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현재 주요 선진국 백신 접종 완료율은 80% 안팎인 데 비해 아프리카는 7% 남짓한 수준입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 "수백만 명의 백신 접종을 어렵게 한 접근 불평등을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아프리카 보건 당국은 접종 계획을 위해 유통기한이 최소 두 달 반 이상 남은 백신을 공급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지식재산권 면제를 통해 신속하고 대량으로 백신이 공급돼야 변이를 막고 코로나19를 퇴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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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가까스로 구해도 버려진다…아프리카 백신 문제
    • 입력 2021-12-15 10:49:21
    • 수정2021-12-15 11:01:05
    지구촌뉴스
[앵커]

아프리카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1차를 포함해도 12%밖에 안 돼 세계 평균 56%에 한참 못 미칩니다.

백신 접종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어렵게 백신을 구하고도 수백만 회 분이 사용되지 않은 채 버려지고 있는데요.

왜 그런 건지, <지구촌인>에서 함께 살펴 보시죠.

[리포트]

지난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가 사용하지 않은 코로나19 백신 100만 회 분을 폐기했습니다.

한번에 버려진 것으로는 가장 많은 양이었는데요.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유통기한이 임박한 재고를 보내왔기 때문입니다.

나이지리아 보건부는 백신 운송부터 정리, 배포까지 걸리는 시간을 제하면, 접종 가능 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다고 전했는데요.

시간 여유 없이 도착하는 백신이 접종 계획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며, 유통기한이 임박한 백신은 정중히 거절한다고 밝혔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인구가 2억 명이 넘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 국가지만, 백신 접종률은 4%에도 못 미칩니다.

[은대요 이왓/국립1차건강관리개발기구 아부자 담당자 : "오미크론, 델타. 베타 등 변이가 퍼지는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배포 처와 접종자 사이 적절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나이지리아뿐만 아니라 말라위, 콩고, 수단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세네갈은 최근 2달간 최소 20만 회분의 백신을 유통기한 만료로 폐기했습니다.

추가 20만 회분은 이달 말 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요.

현재 하루 천명에서 2천 명이 백신을 맞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기한 내 남은 백신을 다 사용할 수 없습니다.

세네갈의 접종 완료율 역시 6%가 채 되지 않아 매우 저조한 상태인데요.

아프리카 국가들이 유통기한에 맞춰 접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데에는, 인프라 부족과 함께 백신에 대한 높은 불신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에디트 세렘/케냐 의사 : "여전히 백신을 주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뭔가 부작용이 나타날 거라고 우려하는 거죠. 불안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백신 불신은 특히 아프리카 여성들에서 두드러집니다.

감비아에선 백신을 맞으면 임신에 지장을 준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졌는데요.

상대적으로 문맹률이 높은 지역의 여성사이에서 검증된 연구결과 보다, 소문에 더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과 남편의 허락이 필요한 가부장적 문화 등이 더해져 접종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라마 엠발로/임신부 : "휴대전화로 누군가 백신이 나쁘다고 말하는 걸 봤어요. 백신을 맞으면 아이를 갖지 못하거나, 걷지 못할 수도 있다고요."]

이들에게 접종을 독려하면서 최대한 맞히기엔 선진국에서 보내오는 백신의 유통기한이 짧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아프리카 등에서의 낮은 백신 접종률과 저조한 검진율이 변이를 만들어내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현재 주요 선진국 백신 접종 완료율은 80% 안팎인 데 비해 아프리카는 7% 남짓한 수준입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 "수백만 명의 백신 접종을 어렵게 한 접근 불평등을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아프리카 보건 당국은 접종 계획을 위해 유통기한이 최소 두 달 반 이상 남은 백신을 공급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지식재산권 면제를 통해 신속하고 대량으로 백신이 공급돼야 변이를 막고 코로나19를 퇴치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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