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K] 담배 꽁초, 그냥 쓰레기 아닌 유해 폐기물입니다

입력 2021.12.20 (19:32) 수정 2021.12.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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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전주 평화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담배꽁초를 주워 모은 수거함이 세워졌습니다.

동네 주민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많은 생각을 오가게 하는 담배꽁초 더미.

[김인옥/전주시 평화동 : "(담배꽁초를 보면) 안 좋죠. 지구가 더러워지고... 공기가 나빠지고..."]

[박정인/전주시 평화동 : "저런 거를 모아서 캠페인을 하는 거예요? 생각보다 너무 많아 가지고 깜짝 놀랐어요."]

수거함을 세운 건 청년봉공센터 활동가들입니다.

지난 4월부터 전주시청 인근을 걸으며 담배꽁초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꽁초깅입니다.

[김세명/청년봉공센터 대표 : "담배꽁초가 큰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양쓰레기의 제일 큰 부분이기도 하고... 이런 부분들을 우리도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도 모르지 않을까. 특히 우리 청년, 청소년들은 더 모르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한 6개월간 담배꽁초 꽁초깅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했고요."]

이달부터는 평화동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꽁초깅을 시작하는데요.

오늘은 지역 주민들도 함께합니다.

["꽁초를 폐플라스틱 병에 담아주세요. 도착지점에 꽁초 함이 있습니다. 그 함이 쌓이게 되면 시민 인식 개선을 하는데 한번 써보려고 하니까요."]

몇 걸음 떼기가 무섭게 꽁초 무더기가 보입니다.

공원 벤치 아래나 화단 안쪽엔 담배꽁초가 흩뿌려져 있고, 상가 뒤편의 공터는 아예 흡연구역으로 이용된 듯 바닥이 온통 꽁초 투성입니다.

["(밥 먹고 나와서 피우는 거야.) 여기서 페트병을 다 채우고 가셔도 될 것 같아요."]

꽁초로 꽉 막혀버린 하수구들도 심심찮게 발견됩니다.

[최귀덕/전주시 평화동 : "식당이나 술집 앞에... 그렇지 않으면 하수구 이런 데 많이 버리는 것 같아요. 미관상도 좋지 않고... 이것이 흘러서 바다로 간다고 하니까 물고기들이 많이... 우리 몸으로 다시 들어오는 거잖아요."]

담배꽁초는 단순히 쓰레기 투기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무심코 버린 이 꽁초들은 빗물을 타고 하수관을 통해 흘러가 몇 달 후엔 군산과 부안 앞바다에서 발견됩니다.

실제로 한국해양구조단과 환경운동연합이 전국의 바다 쓰레기를 수거해 살펴보니 담배꽁초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해 해양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담배 필터의 90%는 십 년 이상 썩지 않는 미세플라스틱 재질로, 바닷속을 떠다니며 해양생물의 먹이가 됩니다.

[이홍원/청년봉공센터 환경동아리 ‘세이빙 그레이스’ 대표 : "현재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담배꽁초 양은 약 1,246만 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바다로 하루에 유입되는 양은 45만 개에서 230만 개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습니다. 담배꽁초의 필터는 해양으로 들어가게 되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가 돼서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게 됩니다."]

담배꽁초가 물에 닿았을 때 침출수에 섞여나오는 유해성분은 무려 아흔여덟 가지.

비소와 카드뮴 등 발암물질들도 포함됩니다.

특히 벤젠과 톨루엔 등 여덟 종의 유해 물질은 흡연 후 꽁초에서 농도가 더 증가합니다.

이렇게 독성을 띤 채 바다도 흘러간 담배꽁초는 수중생물의 기형 등을 유발하고 그 영향은 당연히 우리에게로 돌아옵니다.

[이홍원/청년봉공센터 환경동아리 ‘세이빙 그레이스’ 대표 : "현재 담배꽁초는 특별한 회수체계가 세워져 있지 않아서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담배꽁초에 남아있는 독성 화학성분으로 인해서 동물 그리고 토양, 해양생태계에 축적되어서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담배꽁초는 더 이상 생활쓰레기가 아니라 산업폐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담배꽁초를 계속해서 줍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꽁초를 투기하는 흡연자들의 변화가 우선돼야 하는데요.

꽁초깅을 하며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김영한/전주시 우아동 : "담배꽁초를 정해진 장소에다가 잘 버릴 수 있도록 시민들한테 그런 의식적인 교육이 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당장에 줄여질 순 없지만 그런 교육들이 좀 이루어진다고 하면 담배꽁초도 얼마든지 없어질 거라고 생각되네요."]

나아가 담배로 인한 환경문제가 더는 생기지 않게 할 근본적인 대책이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갈 계획입니다.

[이정서/청년봉공센터 회원 : "자주 버리는 주차장, 상가 같은 곳에 CCTV나 그런 것들이 생기면 어떨까. 법적인 제재나... CCTV를 통한 벌금형이나..."]

[이홍원/청년봉공센터 환경동아리 ‘세이빙 그레이스’ 대표 : "필터 자체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될 수 있는 그런 소재로 되어 있어요. 그런 소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고 하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

[강민정/평화사회복지관 직원 : “우리가 줍고 다닌 이후에 이게 효과가 유지될까? 라는 고민에서, '비점오염원이 되는 담배꽁초를 하수구에 버리면 바다로 흘러간다.' 하수구에 이런 메시지를 담은 시각적인 효과를 보이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길을 걷다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쓰레기이자 해양생태계까지 위협하는 공공의 적, 담배꽁초.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해 인체와 환경에 치명적인 독성 물질로 가득한 담배꽁초는 그냥 쓰레기가 아니라 유해폐기물입니다.

[김세명/청년봉공센터 대표 : "지금 환경에 대한 문제는 그냥 한 번 관심을 가질 정도의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참여를 하는 적극적인 모습이 생겨나면 좋을 것 같고요. 그중에서도 꽁초에 대한 부분들을 더 인식화해서 쓰레기 버리는 사람과 줍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함께 지역사회 환경들을 개선해 나가는 일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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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K] 담배 꽁초, 그냥 쓰레기 아닌 유해 폐기물입니다
    • 입력 2021-12-20 19:32:59
    • 수정2021-12-20 20:35:51
    뉴스7(전주)
지난 4일, 전주 평화동의 한 아파트 상가에 담배꽁초를 주워 모은 수거함이 세워졌습니다.

동네 주민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많은 생각을 오가게 하는 담배꽁초 더미.

[김인옥/전주시 평화동 : "(담배꽁초를 보면) 안 좋죠. 지구가 더러워지고... 공기가 나빠지고..."]

[박정인/전주시 평화동 : "저런 거를 모아서 캠페인을 하는 거예요? 생각보다 너무 많아 가지고 깜짝 놀랐어요."]

수거함을 세운 건 청년봉공센터 활동가들입니다.

지난 4월부터 전주시청 인근을 걸으며 담배꽁초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꽁초깅입니다.

[김세명/청년봉공센터 대표 : "담배꽁초가 큰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해양쓰레기의 제일 큰 부분이기도 하고... 이런 부분들을 우리도 몰랐는데 다른 사람들도 모르지 않을까. 특히 우리 청년, 청소년들은 더 모르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한 6개월간 담배꽁초 꽁초깅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했고요."]

이달부터는 평화동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꽁초깅을 시작하는데요.

오늘은 지역 주민들도 함께합니다.

["꽁초를 폐플라스틱 병에 담아주세요. 도착지점에 꽁초 함이 있습니다. 그 함이 쌓이게 되면 시민 인식 개선을 하는데 한번 써보려고 하니까요."]

몇 걸음 떼기가 무섭게 꽁초 무더기가 보입니다.

공원 벤치 아래나 화단 안쪽엔 담배꽁초가 흩뿌려져 있고, 상가 뒤편의 공터는 아예 흡연구역으로 이용된 듯 바닥이 온통 꽁초 투성입니다.

["(밥 먹고 나와서 피우는 거야.) 여기서 페트병을 다 채우고 가셔도 될 것 같아요."]

꽁초로 꽉 막혀버린 하수구들도 심심찮게 발견됩니다.

[최귀덕/전주시 평화동 : "식당이나 술집 앞에... 그렇지 않으면 하수구 이런 데 많이 버리는 것 같아요. 미관상도 좋지 않고... 이것이 흘러서 바다로 간다고 하니까 물고기들이 많이... 우리 몸으로 다시 들어오는 거잖아요."]

담배꽁초는 단순히 쓰레기 투기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무심코 버린 이 꽁초들은 빗물을 타고 하수관을 통해 흘러가 몇 달 후엔 군산과 부안 앞바다에서 발견됩니다.

실제로 한국해양구조단과 환경운동연합이 전국의 바다 쓰레기를 수거해 살펴보니 담배꽁초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해 해양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담배 필터의 90%는 십 년 이상 썩지 않는 미세플라스틱 재질로, 바닷속을 떠다니며 해양생물의 먹이가 됩니다.

[이홍원/청년봉공센터 환경동아리 ‘세이빙 그레이스’ 대표 : "현재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담배꽁초 양은 약 1,246만 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에서 바다로 하루에 유입되는 양은 45만 개에서 230만 개라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습니다. 담배꽁초의 필터는 해양으로 들어가게 되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가 돼서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게 됩니다."]

담배꽁초가 물에 닿았을 때 침출수에 섞여나오는 유해성분은 무려 아흔여덟 가지.

비소와 카드뮴 등 발암물질들도 포함됩니다.

특히 벤젠과 톨루엔 등 여덟 종의 유해 물질은 흡연 후 꽁초에서 농도가 더 증가합니다.

이렇게 독성을 띤 채 바다도 흘러간 담배꽁초는 수중생물의 기형 등을 유발하고 그 영향은 당연히 우리에게로 돌아옵니다.

[이홍원/청년봉공센터 환경동아리 ‘세이빙 그레이스’ 대표 : "현재 담배꽁초는 특별한 회수체계가 세워져 있지 않아서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담배꽁초에 남아있는 독성 화학성분으로 인해서 동물 그리고 토양, 해양생태계에 축적되어서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담배꽁초는 더 이상 생활쓰레기가 아니라 산업폐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담배꽁초를 계속해서 줍는 것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꽁초를 투기하는 흡연자들의 변화가 우선돼야 하는데요.

꽁초깅을 하며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는 캠페인도 꾸준히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김영한/전주시 우아동 : "담배꽁초를 정해진 장소에다가 잘 버릴 수 있도록 시민들한테 그런 의식적인 교육이 좀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당장에 줄여질 순 없지만 그런 교육들이 좀 이루어진다고 하면 담배꽁초도 얼마든지 없어질 거라고 생각되네요."]

나아가 담배로 인한 환경문제가 더는 생기지 않게 할 근본적인 대책이 무엇인지도 함께 고민해갈 계획입니다.

[이정서/청년봉공센터 회원 : "자주 버리는 주차장, 상가 같은 곳에 CCTV나 그런 것들이 생기면 어떨까. 법적인 제재나... CCTV를 통한 벌금형이나..."]

[이홍원/청년봉공센터 환경동아리 ‘세이빙 그레이스’ 대표 : "필터 자체가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될 수 있는 그런 소재로 되어 있어요. 그런 소재를 친환경 소재로 바꾼다고 하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

[강민정/평화사회복지관 직원 : “우리가 줍고 다닌 이후에 이게 효과가 유지될까? 라는 고민에서, '비점오염원이 되는 담배꽁초를 하수구에 버리면 바다로 흘러간다.' 하수구에 이런 메시지를 담은 시각적인 효과를 보이면 어떨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길을 걷다가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쓰레기이자 해양생태계까지 위협하는 공공의 적, 담배꽁초.

미세플라스틱을 포함해 인체와 환경에 치명적인 독성 물질로 가득한 담배꽁초는 그냥 쓰레기가 아니라 유해폐기물입니다.

[김세명/청년봉공센터 대표 : "지금 환경에 대한 문제는 그냥 한 번 관심을 가질 정도의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참여를 하는 적극적인 모습이 생겨나면 좋을 것 같고요. 그중에서도 꽁초에 대한 부분들을 더 인식화해서 쓰레기 버리는 사람과 줍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함께 지역사회 환경들을 개선해 나가는 일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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