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진술 영상 증거 인정은 위헌”

입력 2021.12.24 (07:33) 수정 2021.12.24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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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성년자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 나오지 않고 대신 진술을 녹화한 영상을 증거로 인정하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피고인 방어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건데요,

헌재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천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성폭력 범죄 피해자가 19살 미만일 경우 법정에서 증언하지 않아도 수사기관 등에서 진술을 녹화한 영상이 증거로 인정돼 왔습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30조 6항 규정입니다.

이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에서 반대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입는 심리적·정서적 고통 등 2차 피해를 막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 측이 법정에서 반대 신문을 할 수 없어, 피고인 방어권이 지나치게 제한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석태/헌법재판관 :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증언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화적인 방법을 상정할 수 있습니다."]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 3명은 2차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반대신문이 피해자를 향한 공격으로 변질돼 수치심과 곤혹, 공포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앞으로 미성년 피해자 진술 동영상은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나와 피해 사실을 진술하거나 검찰이 다른 증거들로 혐의를 입증해야 합니다.

검찰은 헌재 결정문을 검토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헌재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 "피해자들을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해서는 정말 무책임한 결정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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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미성년 성폭력 피해자 진술 영상 증거 인정은 위헌”
    • 입력 2021-12-24 07:33:04
    • 수정2021-12-24 07: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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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성년자 성폭력 피해자가 법정에 나오지 않고 대신 진술을 녹화한 영상을 증거로 인정하는 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피고인 방어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건데요,

헌재 결정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천효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성폭력 범죄 피해자가 19살 미만일 경우 법정에서 증언하지 않아도 수사기관 등에서 진술을 녹화한 영상이 증거로 인정돼 왔습니다.

현행 성폭력처벌법 30조 6항 규정입니다.

이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헌재는 법 목적은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미성년 피해자가 법정에서 반대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입는 심리적·정서적 고통 등 2차 피해를 막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피고인 측이 법정에서 반대 신문을 할 수 없어, 피고인 방어권이 지나치게 제한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석태/헌법재판관 : "피고인의 반대신문권을 보장하면서도 증언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성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화적인 방법을 상정할 수 있습니다."]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 3명은 2차 피해를 우려했습니다.

반대신문이 피해자를 향한 공격으로 변질돼 수치심과 곤혹, 공포 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겁니다.

이번 헌재 결정에 따라 앞으로 미성년 피해자 진술 동영상은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되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나와 피해 사실을 진술하거나 검찰이 다른 증거들로 혐의를 입증해야 합니다.

검찰은 헌재 결정문을 검토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헌재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혜정/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 : "피해자들을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해서는 정말 무책임한 결정이라고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헌법재판소 결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입니다.

KBS 뉴스 천효정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김현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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