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 안 뗀 아기 의류수거함에…“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입력 2021.12.28 (19:20) 수정 2021.12.2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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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류수거함에 텟줄도 안 뗀 신생아를 유기한 혐의로 20대 엄마가 구속됐습니다.

숨진 아기가 발견된 의류수거함 앞에는 아기를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잇따르는 영아 유기, 해법은 없는 걸까요?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이 너무 미안합니다.

하늘의 별이 된 아가가 그곳에서 행복하길 바랄 뿐입니다.

아기를 추모하는 정성들이 하나 둘 모였습니다.

사탕에 장난감도 있죠.

아기 좋아할 만한 건 다 가져와 봤습니다.

헌옷 모으는 의류수거함 앞입니다.

지난 19일 밤 11시 반쯤 이 안에서 탯줄도 안 뗀 갓난 아기가 발견됐습니다.

아기는 이미 숨졌습니다.

CCTV 등을 분석한 끝에 지난 23일 20대 여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A씨는 지난 18일 집에서 아기를 낳은 뒤 곧바로 집 근처 의류수거함에 버렸다죠.

오후 5시 20분쯤입니다.

하필이면 큰 눈 내렸고, 한파까지 들이닥쳤습니다.

그날, 엄마 A씨는 갓태어난 아기를 수건에만 싼 채 의류수거함에 버렸습니다.

남편이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끝까지 숨기기 위해 아기를 몰래 낳아 버렸다, A씨가 경찰에 한 얘깁니다.

그리고 A씨는 구속됐습니다.

시체를 유기한 혐의만 적용됐습니다.

유기 당시 아기가 살아있었는지에 대해 확인되지 않아섭니다.

그런데 A씨에겐 숨진 아기 말고도요,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3살과 한 살 배기 아들 2명이 더 있다는데요.

올해 초 남편과 별거한 A씨는 아들들과 함께 경남 창원으로 이사했습니다.

그런데 쓰레기로 가득한 집에 아기들만 둔 채 외출하는 등 방치를 했다죠.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입건됐고요,

경찰은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그리고 두 아들은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엄마 A씨와 분리해 보호소에 맡기도록 했다는데요.

이 사실을 안 남편이 아들들을 데려오기 위해 두 달 전부터 A씨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A씨가 몰래 출산을 했고 그 아기를 의류수거함에 버린 겁니다.

경찰은 시신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아기 숨진 시점 등을 파악한 뒤 이번 주 안에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신생아 유기 또 있었습니다.

지난달엔 강원도 고성의 한 바닷가 공중화장실에서 갓 태어난 채 유기된 신생아가 발견됐고요,

지난 여름엔 한 식당 앞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역시 탯줄 안 뗀 신생아가 발견돼 충격을 줬죠.

최소 67시간을 그 안에 있었습니다.

탯줄 통해 영양 공급 받았다지만 패혈증을 비롯해 아기 상태 심각했습니다.

봉합을 비롯해 수술도 수 차례 받았지만요,

전국에서 성금과 아기 용품들이 답지했습니다.

아기는 그렇게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주민등록번호와 당당한 이름도 생겼고요.

지난 10월 퇴원해 충북의 한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했다는데요.

검찰은 살인미수 혐의로 친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이미 1심 선고 내려졌어야 하는데 코로나 여파로 연기됐습니다.

양부모에게 학대받다 숨진 정인이 사건 이후로 아동 학대에 대해선 법 강화를 비롯해 대응 체계 등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아 유기는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단 지적이 많습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지난 2010년부터 10년 동안 천2백70여 건의 영아 유기 사건이 발생했거든요.

단순 계산하면 매년 신생아 127명이 버려진단 얘긴데요.

국가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영아 유기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단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윱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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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탯줄 안 뗀 아기 의류수거함에…“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 입력 2021-12-28 19:19:59
    • 수정2021-12-28 19:43:28
    뉴스7(부산)
[앵커]

의류수거함에 텟줄도 안 뗀 신생아를 유기한 혐의로 20대 엄마가 구속됐습니다.

숨진 아기가 발견된 의류수거함 앞에는 아기를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잇따르는 영아 유기, 해법은 없는 걸까요?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켜주지 못한 어른들이 너무 미안합니다.

하늘의 별이 된 아가가 그곳에서 행복하길 바랄 뿐입니다.

아기를 추모하는 정성들이 하나 둘 모였습니다.

사탕에 장난감도 있죠.

아기 좋아할 만한 건 다 가져와 봤습니다.

헌옷 모으는 의류수거함 앞입니다.

지난 19일 밤 11시 반쯤 이 안에서 탯줄도 안 뗀 갓난 아기가 발견됐습니다.

아기는 이미 숨졌습니다.

CCTV 등을 분석한 끝에 지난 23일 20대 여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A씨는 지난 18일 집에서 아기를 낳은 뒤 곧바로 집 근처 의류수거함에 버렸다죠.

오후 5시 20분쯤입니다.

하필이면 큰 눈 내렸고, 한파까지 들이닥쳤습니다.

그날, 엄마 A씨는 갓태어난 아기를 수건에만 싼 채 의류수거함에 버렸습니다.

남편이 임신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끝까지 숨기기 위해 아기를 몰래 낳아 버렸다, A씨가 경찰에 한 얘깁니다.

그리고 A씨는 구속됐습니다.

시체를 유기한 혐의만 적용됐습니다.

유기 당시 아기가 살아있었는지에 대해 확인되지 않아섭니다.

그런데 A씨에겐 숨진 아기 말고도요,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3살과 한 살 배기 아들 2명이 더 있다는데요.

올해 초 남편과 별거한 A씨는 아들들과 함께 경남 창원으로 이사했습니다.

그런데 쓰레기로 가득한 집에 아기들만 둔 채 외출하는 등 방치를 했다죠.

이웃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입건됐고요,

경찰은 아동복지법상 방임 혐의로 A씨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그리고 두 아들은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엄마 A씨와 분리해 보호소에 맡기도록 했다는데요.

이 사실을 안 남편이 아들들을 데려오기 위해 두 달 전부터 A씨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A씨가 몰래 출산을 했고 그 아기를 의류수거함에 버린 겁니다.

경찰은 시신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아기 숨진 시점 등을 파악한 뒤 이번 주 안에 사건을 검찰에 넘긴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이 같은 신생아 유기 또 있었습니다.

지난달엔 강원도 고성의 한 바닷가 공중화장실에서 갓 태어난 채 유기된 신생아가 발견됐고요,

지난 여름엔 한 식당 앞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역시 탯줄 안 뗀 신생아가 발견돼 충격을 줬죠.

최소 67시간을 그 안에 있었습니다.

탯줄 통해 영양 공급 받았다지만 패혈증을 비롯해 아기 상태 심각했습니다.

봉합을 비롯해 수술도 수 차례 받았지만요,

전국에서 성금과 아기 용품들이 답지했습니다.

아기는 그렇게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주민등록번호와 당당한 이름도 생겼고요.

지난 10월 퇴원해 충북의 한 아동보호시설에 입소했다는데요.

검찰은 살인미수 혐의로 친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습니다.

이미 1심 선고 내려졌어야 하는데 코로나 여파로 연기됐습니다.

양부모에게 학대받다 숨진 정인이 사건 이후로 아동 학대에 대해선 법 강화를 비롯해 대응 체계 등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아 유기는 사각 지대에 놓여 있단 지적이 많습니다.

경찰청 통계를 보면 지난 2010년부터 10년 동안 천2백70여 건의 영아 유기 사건이 발생했거든요.

단순 계산하면 매년 신생아 127명이 버려진단 얘긴데요.

국가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영아 유기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단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윱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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