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으로”…노숙인 10인의 마음을 담은 미술전

입력 2021.12.28 (19:35) 수정 2021.12.28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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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적 빈곤이나 가정 해체, 장애 등으로 인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립된 채 힘겹게 살아가는 노숙인들이 우리 주변에 아직도 많은데요.

한 노숙인 재활시설에서 지내며 저마다의 아픔을 그림으로 풀어내며 삶의 희망을 이어가는 노숙인들이 있습니다.

김정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부산에서 주방용품 공장을 운영하며 성공의 꿈을 키웠던 박인철 씨.

예기치 못한 사업 실패로 가족과 떨어져 홀몸으로 지낸 세월만 20여 년, 어느덧 일흔에 가까운 나이가 됐지만 박 씨는 오갈 데 없는 처지입니다.

[박인철/노숙인 : "(가족들을) 저 혼자만 나름대로 찾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제 가족들이 제가 여기 있는 것도 모르겠지만..."]

정신 장애를 지닌 홍난희 씨도 사회로부터 고립돼 살아왔습니다.

유일한 피붙이인 언니의 연락을 기다리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홍난희/노숙인 : "(언니가 한 번씩 찾아오나요?) 아니요. 안 와요. 전화번호도 몰라요... 언니가 빨리 보러 오면 좋겠어요."]

생의 마지막 안식처인 가족들과도 단절된 이들.

가슴 속에 묻어둬야만 했던 그리움과 소망을 화폭에 담아냈습니다.

행복했던 유년의 기억, 가족과의 추억과 재회의 바람이 군데군데 묻어납니다.

[김혜미/관람객·순천시 조곡동 : "작품들이 과거의 향수에 굉장히 젖어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그분들의 아픔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고요..."]

전남 순천의 한 노숙인 재활시설이 마련한 전시회엔 거리를 떠돌다 시설에 머물게 된 노숙인 10명이 지난 열 달 동안 그린 작품 60여 점이 걸렸습니다.

[하연하/순천 인애원 사회복지사 : "평상시에는 이 노숙인들에 대한 그런 부정적인 시각에서 작품을 보시고 나면 많이 변화하시더라고요."]

노숙인 10명이 저마다의 그림을 통해 삶에 대한 희망을 지피는 이번 전시회는 모레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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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 밖으로”…노숙인 10인의 마음을 담은 미술전
    • 입력 2021-12-28 19:35:33
    • 수정2021-12-28 19: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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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적 빈곤이나 가정 해체, 장애 등으로 인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고립된 채 힘겹게 살아가는 노숙인들이 우리 주변에 아직도 많은데요.

한 노숙인 재활시설에서 지내며 저마다의 아픔을 그림으로 풀어내며 삶의 희망을 이어가는 노숙인들이 있습니다.

김정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부산에서 주방용품 공장을 운영하며 성공의 꿈을 키웠던 박인철 씨.

예기치 못한 사업 실패로 가족과 떨어져 홀몸으로 지낸 세월만 20여 년, 어느덧 일흔에 가까운 나이가 됐지만 박 씨는 오갈 데 없는 처지입니다.

[박인철/노숙인 : "(가족들을) 저 혼자만 나름대로 찾아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제 가족들이 제가 여기 있는 것도 모르겠지만..."]

정신 장애를 지닌 홍난희 씨도 사회로부터 고립돼 살아왔습니다.

유일한 피붙이인 언니의 연락을 기다리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홍난희/노숙인 : "(언니가 한 번씩 찾아오나요?) 아니요. 안 와요. 전화번호도 몰라요... 언니가 빨리 보러 오면 좋겠어요."]

생의 마지막 안식처인 가족들과도 단절된 이들.

가슴 속에 묻어둬야만 했던 그리움과 소망을 화폭에 담아냈습니다.

행복했던 유년의 기억, 가족과의 추억과 재회의 바람이 군데군데 묻어납니다.

[김혜미/관람객·순천시 조곡동 : "작품들이 과거의 향수에 굉장히 젖어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조금 그분들의 아픔을 더듬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고요..."]

전남 순천의 한 노숙인 재활시설이 마련한 전시회엔 거리를 떠돌다 시설에 머물게 된 노숙인 10명이 지난 열 달 동안 그린 작품 60여 점이 걸렸습니다.

[하연하/순천 인애원 사회복지사 : "평상시에는 이 노숙인들에 대한 그런 부정적인 시각에서 작품을 보시고 나면 많이 변화하시더라고요."]

노숙인 10명이 저마다의 그림을 통해 삶에 대한 희망을 지피는 이번 전시회는 모레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김정대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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