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본 2021]③ 천륜 저버린 패륜 범죄…촘촘한 사회안전망 필요

입력 2021.12.30 (10:08) 수정 2021.12.3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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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팍팍해진 사회를 반영하듯 올해 대구 경북에선 천륜을 저버린 범죄가 여러 건 발생했습니다.

죄지은 이들에 대한 처벌을 넘어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도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구미 3살 여아 유기 사망 사건, 숨진 아이의 친모가 누구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구미 사망 여아 친모/3월 11일 방송 : "제 딸이 낳은 딸이 맞다고요. (본인 아이가 아니라고요?) 아닙니다. 저는 딸을 낳은 적이 없어요."]

사건의 본질은 3살 아이를 숨질 때까지 내버려 둔 아동 학대였습니다.

8월에는 10대 형제가 잔소리를 한다며 키워준 할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고.

[이웃 주민/음성변조/8월 30일 방송 : "할머니한테 애가 언성을 많이 높였어요. 알았다 이게 아니고, 자기 화를 못 참아서 윽박지르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 게 수시로 보였죠."]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의 간병을 포기해 숨지게 한 20대 청년의 사건이 재조명되기도 했습니다.

천륜을 저버린 이들은 모두 법의 심판대에 올라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사건을 일으킨 개개인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극단적 일탈을 막을 사회적인 안전망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반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동 학대의 경우, 조기에 발견해 분리하거나 체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이은숙/대구 남부 아동학대보호전문기관 관장 :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현실적으로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제도들이 부족합니다. 가정에서 거부하면 저희가 가정을 관리할 방법이 없으므로…."]

조손 가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나 간병을 포기한 사건 등은 행정기관이 뒤늦게 개입하는 등 사회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위기 가정에 대해서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보다는 오랜 시간 악화된 관계를 회복하도록 돕는 등,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이규호/대구대학교 가정복지학과 교수 : "(조손가정에서) 관계를 돕는 것, 관계를 회복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게끔 하는데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한계점이라고…."]

또한 많은 위기 가정들이 복합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이들을 지원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은재식/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 "부서 칸막이를 뛰어넘는, 위기 가정이 발굴됐을 때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원하고 연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개인의 일탈이 범죄나 사회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는 촘촘한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것, 올해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입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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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30 10:08:07
    • 수정2021-12-30 11:32:12
    930뉴스(대구)
[앵커]

코로나19로 팍팍해진 사회를 반영하듯 올해 대구 경북에선 천륜을 저버린 범죄가 여러 건 발생했습니다.

죄지은 이들에 대한 처벌을 넘어 비슷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촘촘한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김도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구미 3살 여아 유기 사망 사건, 숨진 아이의 친모가 누구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구미 사망 여아 친모/3월 11일 방송 : "제 딸이 낳은 딸이 맞다고요. (본인 아이가 아니라고요?) 아닙니다. 저는 딸을 낳은 적이 없어요."]

사건의 본질은 3살 아이를 숨질 때까지 내버려 둔 아동 학대였습니다.

8월에는 10대 형제가 잔소리를 한다며 키워준 할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고.

[이웃 주민/음성변조/8월 30일 방송 : "할머니한테 애가 언성을 많이 높였어요. 알았다 이게 아니고, 자기 화를 못 참아서 윽박지르는 그런 거 있잖아요. 그런 게 수시로 보였죠."]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의 간병을 포기해 숨지게 한 20대 청년의 사건이 재조명되기도 했습니다.

천륜을 저버린 이들은 모두 법의 심판대에 올라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사건을 일으킨 개개인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극단적 일탈을 막을 사회적인 안전망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반성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동 학대의 경우, 조기에 발견해 분리하거나 체계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이은숙/대구 남부 아동학대보호전문기관 관장 :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현실적으로 유기적으로 협력해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제도들이 부족합니다. 가정에서 거부하면 저희가 가정을 관리할 방법이 없으므로…."]

조손 가정에서 벌어진 사건이나 간병을 포기한 사건 등은 행정기관이 뒤늦게 개입하는 등 사회 복지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위기 가정에 대해서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보다는 오랜 시간 악화된 관계를 회복하도록 돕는 등, 맞춤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이규호/대구대학교 가정복지학과 교수 : "(조손가정에서) 관계를 돕는 것, 관계를 회복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게끔 하는데 신경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한계점이라고…."]

또한 많은 위기 가정들이 복합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이들을 지원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은재식/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 "부서 칸막이를 뛰어넘는, 위기 가정이 발굴됐을 때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원하고 연계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개인의 일탈이 범죄나 사회 문제로 이어지지 않도록 막는 촘촘한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것, 올해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이 우리 사회에 주는 메시지입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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