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도광산 ‘조선인 관리’ 문건 보니…민족 비하에 식민 교육 강요까지

입력 2021.12.31 (06:32) 수정 2022.01.18 (02: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사도광산 관련 단독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일제가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한 조선인들을 어떻게 다뤘는지 실태를 보여주는 문건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강제로 끌려간 낯선 환경에서도 식민 교육은 기본이었고, 차별의 바탕에 민족을 비하하는 시선도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했던 노동자와 그 가족이 함께 살았던 사택입니다.

[하마노 히로시/향토사학자 : "이곳으로 온 조선인들이 천 명이 넘어서 전체적으로 2천명 정도 된다면, 그 중엔 당연히 가족들도 있었기 때문에..."]

당시 끌려간 조선인들을 일제는 어떻게 관리했을까.

1940년 관변단체인 일본광산협회가 작성한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관련 문건입니다.

첫 장부터 내선융화, 그러니까 일본과 조선은 한 몸이니 화합해야 한다며 그 수단 중 하나인 신사참배를 강조합니다.

조선인 통제조직인 '협화회'에 가입시키고 석 달 동안 일본어를 익히게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정혜경/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 "(광산은 탄광보다) 일의 공정이 복잡하거든요? 작업을 지시하려면 일본어를 숙지하지 않으면 지시를 받지 못하니까 일을 부려먹기 위해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거죠."]

노동자들은 월급을 강제로 저축해야 했는데 자기 돈인데도 허가 없이는 마음대로 찾을 수도 없었습니다.

위생 관념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조선인 특유의 불결의 악습'이라고 하거나, 쟁의의 원인을 '조선인 특유의 교활함'으로 표현하는 등 비하 의식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사도광산 주거 지역에 학교나 의료시설을 둔 것처럼 언급하고 있지만, 과거 정부 조사 때 징용자나 유족과의 증언과 배치되는 부분입니다.

[정혜경/박사/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 "중상을 입었는데도 병원에 간 적이 없다. 또는 학교에 다닐 만한 학령아동인데도 불구하고 학교를 다닌적이 없다, 라고 하는 오히려 반대되는 구술 확보를 많이 했습니다."]

가혹한 노역과 차별, 굶주림 등을 못 이긴 나머지 사도광산에서 탈출을 감행한 조선인은 파악된 숫자만 148명에 이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기자:안병욱/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김현석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사도광산 ‘조선인 관리’ 문건 보니…민족 비하에 식민 교육 강요까지
    • 입력 2021-12-31 06:32:11
    • 수정2022-01-18 02:39:22
    뉴스광장 1부
[앵커]

사도광산 관련 단독보도, 오늘도 이어갑니다.

일제가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한 조선인들을 어떻게 다뤘는지 실태를 보여주는 문건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강제로 끌려간 낯선 환경에서도 식민 교육은 기본이었고, 차별의 바탕에 민족을 비하하는 시선도 짙게 깔려 있었습니다.

도쿄 박원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사도광산에서 강제노역했던 노동자와 그 가족이 함께 살았던 사택입니다.

[하마노 히로시/향토사학자 : "이곳으로 온 조선인들이 천 명이 넘어서 전체적으로 2천명 정도 된다면, 그 중엔 당연히 가족들도 있었기 때문에..."]

당시 끌려간 조선인들을 일제는 어떻게 관리했을까.

1940년 관변단체인 일본광산협회가 작성한 사도광산 조선인 노동자 관련 문건입니다.

첫 장부터 내선융화, 그러니까 일본과 조선은 한 몸이니 화합해야 한다며 그 수단 중 하나인 신사참배를 강조합니다.

조선인 통제조직인 '협화회'에 가입시키고 석 달 동안 일본어를 익히게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습니다.

[정혜경/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 "(광산은 탄광보다) 일의 공정이 복잡하거든요? 작업을 지시하려면 일본어를 숙지하지 않으면 지시를 받지 못하니까 일을 부려먹기 위해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거죠."]

노동자들은 월급을 강제로 저축해야 했는데 자기 돈인데도 허가 없이는 마음대로 찾을 수도 없었습니다.

위생 관념을 강조하는 대목에서 '조선인 특유의 불결의 악습'이라고 하거나, 쟁의의 원인을 '조선인 특유의 교활함'으로 표현하는 등 비하 의식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사도광산 주거 지역에 학교나 의료시설을 둔 것처럼 언급하고 있지만, 과거 정부 조사 때 징용자나 유족과의 증언과 배치되는 부분입니다.

[정혜경/박사/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대표 : "중상을 입었는데도 병원에 간 적이 없다. 또는 학교에 다닐 만한 학령아동인데도 불구하고 학교를 다닌적이 없다, 라고 하는 오히려 반대되는 구술 확보를 많이 했습니다."]

가혹한 노역과 차별, 굶주림 등을 못 이긴 나머지 사도광산에서 탈출을 감행한 조선인은 파악된 숫자만 148명에 이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촬영기자:안병욱/영상편집:이상미/그래픽:김현석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