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장기화…학력 격차 현실로

입력 2021.12.31 (07:37) 수정 2021.12.31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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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갑자기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준비 없이 비대면 수업이 시작돼 2년이 흘렀습니다.

학력 격차가 나타나고, 공교육이 위기를 맞았는데요.

청소년의 학습뿐만 아니라 정서와 사회성 회복을 위한 지원도 필요해 보입니다.

보도에 김계애기자입니다.

[리포트]

정규 수업이 모두 끝나고, 정말 재밌는 공부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편을 나눠 직접 수학 문제를 내고 먼저 맞추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전자칠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다 보니 수학에도 어느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권지호/금빛초 5학년 : "옛날에는 복습 같은 건 몰라서 옛날에 했던 건 한 번씩 틀리고 했는데 이제 분수는 더 이상 잘 안 틀리게 됐어요. 틀려도 한두 문제 정도 틀리고."]

긴 비대면 수업에, 마스크로 가려져 서먹했던 같은 반 친구와도 가까워졌습니다.

[홍세민/금빛초 5학년 : "더배움교실에서는 이렇게 남는 친구들이랑 같이 하잖아요. 그러니까 친구들은 이때 시간이 남는구나 하면서 더 재밌게 놀 수 있고…."]

담임 교사가 방과 후 맞춤형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수업 준비 부담이 컸지만,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 정서적 결손은 더는 덮어둘 수 만은 없었습니다.

[윤수향/담임교사 : "원격으로 수업하면 얼굴을 잘 안 보여주던 친구도 학교 오면 정말 발표도 잘하고 밝아지고, 원격으로 하면 표정이 왜 저렇지 하던 아이가 학교에선 표정이 밝아져요. 교실 문턱이 낮아지는 것 같구나 그러면서 좋아하는 거 같아요."]

하지만 이런 학교 현장의 학습, 정서 회복 프로젝트는 아직 시범운영 단계입니다.

최근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정도가 코로나19로 학력 격차가 더 커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학력 격차는 학업성취도로 확인됐습니다.

부산교육청이 2016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각 3천 명의 학업 성취도를 추적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 1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국어는 중위권이, 수학은 상위권과 중위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도 국어, 수학 모두 중간 성적 비중이 줄었습니다.

학교마다 천차만별인 인프라에다 교사의 디지털 역량, 학생의 이해도에 따라 학습격차가 생겼고 사교육 여부가 격차를 심화시켰습니다.

부산교육청은 먼저 지난 2년 동안 모든 초, 중, 고에 쌍방향 원격수업이 가능하도록 전자칠판과 카메라 등을 구축했습니다.

[진옥둘/부산시 교육청 유초등교육과 장학사 : "코로나가 우리에게 우울증이나 좋지 않은 것을 많이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미래 교육은 한발 앞당겼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로 붕괴 직전까지 내몰린 공교육 현장, 내실 있는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학습과 정서, 사회성 결손 회복을 위한 노력이 공교육을 되살릴 희망입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한석규/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최유리·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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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격수업 장기화…학력 격차 현실로
    • 입력 2021-12-31 07:37:29
    • 수정2021-12-31 08:40:08
    뉴스광장(부산)
[앵커]

코로나19로 갑자기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준비 없이 비대면 수업이 시작돼 2년이 흘렀습니다.

학력 격차가 나타나고, 공교육이 위기를 맞았는데요.

청소년의 학습뿐만 아니라 정서와 사회성 회복을 위한 지원도 필요해 보입니다.

보도에 김계애기자입니다.

[리포트]

정규 수업이 모두 끝나고, 정말 재밌는 공부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편을 나눠 직접 수학 문제를 내고 먼저 맞추면 이기는 게임입니다.

전자칠판 앞에 옹기종기 모여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놀다 보니 수학에도 어느새 자신감이 붙었습니다.

[권지호/금빛초 5학년 : "옛날에는 복습 같은 건 몰라서 옛날에 했던 건 한 번씩 틀리고 했는데 이제 분수는 더 이상 잘 안 틀리게 됐어요. 틀려도 한두 문제 정도 틀리고."]

긴 비대면 수업에, 마스크로 가려져 서먹했던 같은 반 친구와도 가까워졌습니다.

[홍세민/금빛초 5학년 : "더배움교실에서는 이렇게 남는 친구들이랑 같이 하잖아요. 그러니까 친구들은 이때 시간이 남는구나 하면서 더 재밌게 놀 수 있고…."]

담임 교사가 방과 후 맞춤형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수업 준비 부담이 컸지만,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 정서적 결손은 더는 덮어둘 수 만은 없었습니다.

[윤수향/담임교사 : "원격으로 수업하면 얼굴을 잘 안 보여주던 친구도 학교 오면 정말 발표도 잘하고 밝아지고, 원격으로 하면 표정이 왜 저렇지 하던 아이가 학교에선 표정이 밝아져요. 교실 문턱이 낮아지는 것 같구나 그러면서 좋아하는 거 같아요."]

하지만 이런 학교 현장의 학습, 정서 회복 프로젝트는 아직 시범운영 단계입니다.

최근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절반 정도가 코로나19로 학력 격차가 더 커졌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학력 격차는 학업성취도로 확인됐습니다.

부산교육청이 2016년부터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각 3천 명의 학업 성취도를 추적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 1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국어는 중위권이, 수학은 상위권과 중위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도 국어, 수학 모두 중간 성적 비중이 줄었습니다.

학교마다 천차만별인 인프라에다 교사의 디지털 역량, 학생의 이해도에 따라 학습격차가 생겼고 사교육 여부가 격차를 심화시켰습니다.

부산교육청은 먼저 지난 2년 동안 모든 초, 중, 고에 쌍방향 원격수업이 가능하도록 전자칠판과 카메라 등을 구축했습니다.

[진옥둘/부산시 교육청 유초등교육과 장학사 : "코로나가 우리에게 우울증이나 좋지 않은 것을 많이 가져다주기도 했지만, 미래 교육은 한발 앞당겼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로 붕괴 직전까지 내몰린 공교육 현장, 내실 있는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학습과 정서, 사회성 결손 회복을 위한 노력이 공교육을 되살릴 희망입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한석규/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최유리·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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