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스토브리그, 키움·한화 팬들은 뿔났다…이유는?

입력 2022.01.0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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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앞 히어로즈 팬 트럭시위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앞 히어로즈 팬 트럭시위

올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100억 원대 자유계약(FA) 계약이 5건이나 쏟아지는 등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런 가운데 키움과 한화 등 일부 팀 팬들은 트럭 시위를 벌이는 등 분노하고 있다.

프로야구 FA 시장은 3일 현재 FA 선수 15명 중 정훈을 제외한 14명의 계약이 완료되며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10개 구단 중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한 KIA와 NC, LG 팬들은 임인년 새해 우승에 대한 기대감에 설레고 있지만, 소극적 움직임을 보인 키움과 한화 등 일부 팀 팬들은 실망감에 휩싸여 있다.

■ '트럭 시위' 키움 팬 "기이한 구단 운영 참고 또 참았지만, 박병호 푸대접에서 폭발"

키움 일부 팬들은 최근 서울 고척돔과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구단을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

트럭 시위를 계획한 팬들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구단의 기이한 운영 행태를 선수단만 보고 참아왔다. 돈이 없어 선수들을 팔 때도 소중한 선수의 은퇴식을 초라하게 했을 때도 참았다"면서 "팬들에게 남은 유일한 자존심과 같은 박병호 선수를 푸대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지막으로 구단에 항의하고 싶었다"며 시위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또 "키움 구단은 그간 내부 파벌 싸움으로 인해 끊임없는 잡음이 들려왔다. 다른 팀들이 우승을 목표로 구단을 운영한다면 이들은 개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구단을 운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키움 구단의 운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키움은 2015년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당시 이적료로 1,285만 달러(약 152억 원)를 벌어들이는 등 구단 살림에 큰 보탬을 줬지만 , 박병호가 최근 2년간 부진하자 이번 FA 계약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키움 관계자는 "박병호와 계약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지만, 팬들에게 공식적인 사과 메시지를 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화 팬 트럭시위한화 팬 트럭시위

■ 한화 팬 "투자 없는 리빌딩은 '탱킹'…성적 향상에 대한 의지 있는가?"

한화 팬 역시 구단의 소극적인 모습에 뿔났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내부 FA인 최재훈과 5년 총액 54억 원에 계약한 뒤 FA 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조기 철수했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 2018년 단 한 해를 제외하면 매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 팬들은 초대형 외야수 매물이 쏟아진 이번 FA 시장에서만큼은 구단이 적극적으로 전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 기대했기에 실망감이 더 컸다.

팬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자 구단은 결국 지난달 15일 사과문을 발표하며 팬들에게 머리를 숙였지만, 일부 팬들의 분노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들은 한화 구단이 사과문을 올린 이후에도 지난해 연말까지 서울 여의도 한화 본사 사옥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한화그룹이 구단 운영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구단의 사과문은 단지 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목적으로 느껴졌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구단 운영의 방향성마저 제대로 설명하고 해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구단 관계자와 팬들이 함께 팀 운영의 방향성을 함께 토론하는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구단이 응하지 않아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화 구단이 현재 진행 중인 '리빌딩(Rebuilding)'은 사실상 메이저리그식 '탱킹(Tanking)'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탱킹은 프로 스포츠에서 고의적으로 시즌 운영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행위로 다음 해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얻어 좋은 신인을 영입하기 위해 이루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017년 우승한 휴스턴이 대표적 탱킹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현실은 메이저리그식 '탱킹 리빌딩'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매년 우수한 유망주 자원이 쏟아지는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한국 프로야구는 열악한 유소년 야구 육성 구조상 유망주 육성 성공 확률이 낮다.

그렇기 때문에 KBO리그의 많은 팀이 대형 FA 영입을 통한 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 트럭 시위를 벌인 일부 한화 팬들의 생각 역시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팀 성적과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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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운 스토브리그, 키움·한화 팬들은 뿔났다…이유는?
    • 입력 2022-01-03 16: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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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앞 히어로즈 팬 트럭시위
올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100억 원대 자유계약(FA) 계약이 5건이나 쏟아지는 등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런 가운데 키움과 한화 등 일부 팀 팬들은 트럭 시위를 벌이는 등 분노하고 있다.

프로야구 FA 시장은 3일 현재 FA 선수 15명 중 정훈을 제외한 14명의 계약이 완료되며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10개 구단 중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한 KIA와 NC, LG 팬들은 임인년 새해 우승에 대한 기대감에 설레고 있지만, 소극적 움직임을 보인 키움과 한화 등 일부 팀 팬들은 실망감에 휩싸여 있다.

■ '트럭 시위' 키움 팬 "기이한 구단 운영 참고 또 참았지만, 박병호 푸대접에서 폭발"

키움 일부 팬들은 최근 서울 고척돔과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구단을 향한 분노를 표출했다.

트럭 시위를 계획한 팬들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구단의 기이한 운영 행태를 선수단만 보고 참아왔다. 돈이 없어 선수들을 팔 때도 소중한 선수의 은퇴식을 초라하게 했을 때도 참았다"면서 "팬들에게 남은 유일한 자존심과 같은 박병호 선수를 푸대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지막으로 구단에 항의하고 싶었다"며 시위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또 "키움 구단은 그간 내부 파벌 싸움으로 인해 끊임없는 잡음이 들려왔다. 다른 팀들이 우승을 목표로 구단을 운영한다면 이들은 개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해 구단을 운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키움 구단의 운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키움은 2015년 박병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당시 이적료로 1,285만 달러(약 152억 원)를 벌어들이는 등 구단 살림에 큰 보탬을 줬지만 , 박병호가 최근 2년간 부진하자 이번 FA 계약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키움 관계자는 "박병호와 계약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할 따름"이라고 했지만, 팬들에게 공식적인 사과 메시지를 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한화 팬 트럭시위
■ 한화 팬 "투자 없는 리빌딩은 '탱킹'…성적 향상에 대한 의지 있는가?"

한화 팬 역시 구단의 소극적인 모습에 뿔났다.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내부 FA인 최재훈과 5년 총액 54억 원에 계약한 뒤 FA 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조기 철수했다.

2008년부터 2021년까지 2018년 단 한 해를 제외하면 매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 팬들은 초대형 외야수 매물이 쏟아진 이번 FA 시장에서만큼은 구단이 적극적으로 전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 기대했기에 실망감이 더 컸다.

팬들의 비판 여론이 들끓자 구단은 결국 지난달 15일 사과문을 발표하며 팬들에게 머리를 숙였지만, 일부 팬들의 분노는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들은 한화 구단이 사과문을 올린 이후에도 지난해 연말까지 서울 여의도 한화 본사 사옥 앞에서 트럭 시위를 벌이며 한화그룹이 구단 운영에 대한 적극적 의지를 보일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구단의 사과문은 단지 팬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목적으로 느껴졌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았다"면서 "구단 운영의 방향성마저 제대로 설명하고 해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구단 관계자와 팬들이 함께 팀 운영의 방향성을 함께 토론하는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구단이 응하지 않아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화 구단이 현재 진행 중인 '리빌딩(Rebuilding)'은 사실상 메이저리그식 '탱킹(Tanking)'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탱킹은 프로 스포츠에서 고의적으로 시즌 운영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행위로 다음 해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을 얻어 좋은 신인을 영입하기 위해 이루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2017년 우승한 휴스턴이 대표적 탱킹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의 현실은 메이저리그식 '탱킹 리빌딩'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매년 우수한 유망주 자원이 쏟아지는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한국 프로야구는 열악한 유소년 야구 육성 구조상 유망주 육성 성공 확률이 낮다.

그렇기 때문에 KBO리그의 많은 팀이 대형 FA 영입을 통한 전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 트럭 시위를 벌인 일부 한화 팬들의 생각 역시 적극적인 투자가 있어야 팀 성적과 미래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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