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시급한 군 기강확립

입력 2022.01.04 (07:45) 수정 2022.01.04 (07:5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춘호 해설위원

새해 벽두 전방 철책이 또다시 뚫리면서 우리 군의 경계태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여러 차례 경계망이 뚫려 크게 문제가 됐던 강원도 동부지역 최전방 부대였습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건 우리 군의 감시장비가 월북 상황을 정확히 포착했는데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후 조치도 한참 늦었다는 겁니다.

군의 경계 부실과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이번 월북 과정은 전방 경계 태세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월북자는 지난 1일 초저녁에 22사단 철책을 넘으면서 우리 CCTV에 찍혔지만, CCTV 감시병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또 철책에 설치된 감지센서인 광망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경보음을 울렸지만, 현장에 출동했던 초동조치반은 이상 없음을 보고하고 철수하고 말았습니다.

철책을 넘은 후 비무장 지대에서 이동하는 월북자의 모습을 뒤늦게 포착한 우리 군이 신병확보에 나섰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군과 경찰은 이번 월북자가 1년여 전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탈북민과 동일인으로 판단했습니다.

월북자가 우리 경계망의 허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셈입니다.

22사단은 산악과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으면서 담당구역이 다른 사단의 2배가 훨씬 넘어 노크귀순, 오리발 귀순 등 경계실패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우리 군은 많은 예산을 들여 철책 CCTV와 감지센서 등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철통방어를 자신했지만, 기강해이 앞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22사단은 상급부대인 8군단이 장군 감축과 현역병 부족에 대비한 국방개혁 조치로 내년에 해체되면 책임구역이 더욱 늘어나게 됩니다.

갈수록 상비병력이 감축되는 추세에 과거처럼 전방경계에 병력을 촘촘히 배치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첨단 감시장비와 치밀한 작전운용으로 경계 병력 부족을 보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첨단 감시장비라도 관리가 부실할 경우 경계망은 또 뚫릴 수밖에 없습니다.

사후 검열과 문책도 필요하지만, 최우선 과제는 군 지휘부와 일선 부대의 총체적 기강확립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시급한 군 기강확립
    • 입력 2022-01-04 07:45:33
    • 수정2022-01-04 07:52:37
    뉴스광장
이춘호 해설위원

새해 벽두 전방 철책이 또다시 뚫리면서 우리 군의 경계태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것도 여러 차례 경계망이 뚫려 크게 문제가 됐던 강원도 동부지역 최전방 부대였습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건 우리 군의 감시장비가 월북 상황을 정확히 포착했는데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사후 조치도 한참 늦었다는 겁니다.

군의 경계 부실과 기강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이번 월북 과정은 전방 경계 태세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월북자는 지난 1일 초저녁에 22사단 철책을 넘으면서 우리 CCTV에 찍혔지만, CCTV 감시병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또 철책에 설치된 감지센서인 광망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경보음을 울렸지만, 현장에 출동했던 초동조치반은 이상 없음을 보고하고 철수하고 말았습니다.

철책을 넘은 후 비무장 지대에서 이동하는 월북자의 모습을 뒤늦게 포착한 우리 군이 신병확보에 나섰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군과 경찰은 이번 월북자가 1년여 전 철책을 넘어 귀순했던 탈북민과 동일인으로 판단했습니다.

월북자가 우리 경계망의 허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셈입니다.

22사단은 산악과 해안경계를 동시에 맡으면서 담당구역이 다른 사단의 2배가 훨씬 넘어 노크귀순, 오리발 귀순 등 경계실패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후 우리 군은 많은 예산을 들여 철책 CCTV와 감지센서 등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철통방어를 자신했지만, 기강해이 앞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22사단은 상급부대인 8군단이 장군 감축과 현역병 부족에 대비한 국방개혁 조치로 내년에 해체되면 책임구역이 더욱 늘어나게 됩니다.

갈수록 상비병력이 감축되는 추세에 과거처럼 전방경계에 병력을 촘촘히 배치할 수는 없습니다.

결국 첨단 감시장비와 치밀한 작전운용으로 경계 병력 부족을 보완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첨단 감시장비라도 관리가 부실할 경우 경계망은 또 뚫릴 수밖에 없습니다.

사후 검열과 문책도 필요하지만, 최우선 과제는 군 지휘부와 일선 부대의 총체적 기강확립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