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재로 50대 장애인 숨져

입력 2022.01.07 (21:38) 수정 2022.01.0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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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에서도 아파트 화재로 50대 장애인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습니다.

화재 취약계층을 위한 응급 안전 시스템이 있지만, 피해자는 지원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보도에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안 곳곳이 검게 그을리고, 침대엔 잿더미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구석에 놓인 휠체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녹아 두 바퀴만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서 화재가 발생한 건 어제저녁 8시쯤.

[아파트 주민 : "화장실에서 냄새가 나는 거예요. 이상하다. 화장실 문을 열었더니 연기가 꽉 차는 거예요."]

소방당국과 경찰이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불이 난 곳을 찾지 못해 10여 분간 9층짜리 아파트를 뒤졌습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이 창문을 열어 1층에서 불이 난 사실을 확인하고 안방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전 씨를 발견했습니다.

장애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53살 전 씨는 연기에 질식해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난로 과열이 원인으로 추정될 뿐,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는 나오지 않은 가운데, 주변에선 화재를 인지했더라도 빠져나오기 어려웠을 거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인철/제주도 지체장애인협회 회장 : "평상시에는 활동을 잘하다가도 저희 장애인들은 재난이라든가 화재가 발생했을 시에 간질이 일어나거나 이동함에 굉장히 애로사항이."]

중증장애인들이 화재 등 위급 상황에 처하면 감지기를 통해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되는 '응급 안전 알림 서비스'가 있지만, 전 씨는 지원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홀로 사는 경우에만 서비스 신청이 가능한데, 전 씨는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내는 일을 나가고, 활동 보조인도 퇴근한 상태여서 사각지대가 생겼습니다.

안전 취약 계층을 배려한 더 세심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신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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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화재로 50대 장애인 숨져
    • 입력 2022-01-07 21:38:05
    • 수정2022-01-07 21:56:26
    뉴스9(제주)
[앵커]

제주에서도 아파트 화재로 50대 장애인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났습니다.

화재 취약계층을 위한 응급 안전 시스템이 있지만, 피해자는 지원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보도에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집안 곳곳이 검게 그을리고, 침대엔 잿더미가 잔뜩 쌓여있습니다.

구석에 놓인 휠체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녹아 두 바퀴만 남아 있습니다.

이곳에서 화재가 발생한 건 어제저녁 8시쯤.

[아파트 주민 : "화장실에서 냄새가 나는 거예요. 이상하다. 화장실 문을 열었더니 연기가 꽉 차는 거예요."]

소방당국과 경찰이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불이 난 곳을 찾지 못해 10여 분간 9층짜리 아파트를 뒤졌습니다.

수색에 나선 경찰은 이 창문을 열어 1층에서 불이 난 사실을 확인하고 안방 바닥에 쓰러져 있는 전 씨를 발견했습니다.

장애로 하반신을 쓸 수 없는 53살 전 씨는 연기에 질식해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난로 과열이 원인으로 추정될 뿐, 아직 정확한 사고 경위는 나오지 않은 가운데, 주변에선 화재를 인지했더라도 빠져나오기 어려웠을 거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강인철/제주도 지체장애인협회 회장 : "평상시에는 활동을 잘하다가도 저희 장애인들은 재난이라든가 화재가 발생했을 시에 간질이 일어나거나 이동함에 굉장히 애로사항이."]

중증장애인들이 화재 등 위급 상황에 처하면 감지기를 통해 자동으로 신고가 접수되는 '응급 안전 알림 서비스'가 있지만, 전 씨는 지원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홀로 사는 경우에만 서비스 신청이 가능한데, 전 씨는 아내와 함께 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내는 일을 나가고, 활동 보조인도 퇴근한 상태여서 사각지대가 생겼습니다.

안전 취약 계층을 배려한 더 세심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신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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