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교직원 임금 45억 체불…“지역 대학 존폐 기로”

입력 2022.01.10 (21:44) 수정 2022.01.10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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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의 한 4년제 사립대학이 교직원들에게 2년이 넘도록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재무구조 부실 등으로 정상적인 대학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이른바 '한계대학'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주대에서 6년째 재직한 송영달 교수.

하지만 2년 넘게 6천만 원 이상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대출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송 교수처럼 임금을 받지 못한 교직원은 90여 명, 체불액만 4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송영달/경주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 "(어떤 교수님은) 투잡을 하신다고 하고. '야간에 쿠팡 같은 것들 배달도 하시는 교수님을 봤다'고 학생들이 이야길 하고. 현실적으로 굉장히 힘든 거죠." ]

2017년 설립자 일가의 횡령 등 재단 비리가 적발되면서 한동안 임시이사체제로 운영된 데다, 교육부의 한계대학으로 지정되며 각종 재정지원마저 중단돼 해결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신입생 수는 2017년 438명에서 지난해 105명으로 4분의 1로 급감하면서 적자 폭만 더 커지고 있습니다.

[김기석/경주대학교 총장 : "운전자금 면에서는 거의 파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학교 재단 측에) 구두로라도 해결 방법을 제시해주십사 했는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국제대와 광양보건대 등 다른 한계대학에서도 교직원 임금 체불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한계대학 재단의 재산매각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역 한계대학 관계자/음성변조 : "말만 그렇게 해놨지, 아직 지금 안 되고 있어요. 저희도 이제 답답하죠. 재단에 땅이 있고 하면 그걸 담보로 해서 전부 다 밀린 체불 임금들 전부 다 지급할 수 있는데도…."]

심각한 재정난과 불협화음 속에 새로운 활로도, 마지막 퇴로도 찾기 어려운 지역 한계대학.

존폐의 갈림길로 내몰린 지방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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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 넘게 교직원 임금 45억 체불…“지역 대학 존폐 기로”
    • 입력 2022-01-10 21:44:50
    • 수정2022-01-10 21:52:26
    뉴스9(대구)
[앵커]

경북의 한 4년제 사립대학이 교직원들에게 2년이 넘도록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재무구조 부실 등으로 정상적인 대학 기능을 수행할 수 없는 이른바 '한계대학'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주대에서 6년째 재직한 송영달 교수.

하지만 2년 넘게 6천만 원 이상 임금을 받지 못하면서 대출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송 교수처럼 임금을 받지 못한 교직원은 90여 명, 체불액만 4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송영달/경주대학교 사회복지학 교수 : "(어떤 교수님은) 투잡을 하신다고 하고. '야간에 쿠팡 같은 것들 배달도 하시는 교수님을 봤다'고 학생들이 이야길 하고. 현실적으로 굉장히 힘든 거죠." ]

2017년 설립자 일가의 횡령 등 재단 비리가 적발되면서 한동안 임시이사체제로 운영된 데다, 교육부의 한계대학으로 지정되며 각종 재정지원마저 중단돼 해결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신입생 수는 2017년 438명에서 지난해 105명으로 4분의 1로 급감하면서 적자 폭만 더 커지고 있습니다.

[김기석/경주대학교 총장 : "운전자금 면에서는 거의 파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학교 재단 측에) 구두로라도 해결 방법을 제시해주십사 했는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한국국제대와 광양보건대 등 다른 한계대학에서도 교직원 임금 체불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한계대학 재단의 재산매각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지만,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역 한계대학 관계자/음성변조 : "말만 그렇게 해놨지, 아직 지금 안 되고 있어요. 저희도 이제 답답하죠. 재단에 땅이 있고 하면 그걸 담보로 해서 전부 다 밀린 체불 임금들 전부 다 지급할 수 있는데도…."]

심각한 재정난과 불협화음 속에 새로운 활로도, 마지막 퇴로도 찾기 어려운 지역 한계대학.

존폐의 갈림길로 내몰린 지방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그래픽:김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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