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군인 조롱’ 위문 편지 논란

입력 2022.01.13 (06:59) 수정 2022.01.1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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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군부대 위문편지를 쓰도록 했는데, 일부 학생이 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을 써 논란입니다.

학생들은 학교 방침에 반발한 일부 학생의 편지가 문제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윤현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그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단체로 보낸 '위문편지' 중 일부입니다.

공책을 찢어 쓴 편지에는 자신이 여고 2학년이라며, '군 생활이 힘드냐,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라고 적혀있습니다.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또 다른 편지에는 '군대에 샤인머스캣은 나오냐', '비누 줍지 말고 편안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학교는 한 군부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학생들에게 2시간 동안 위문 편지를 쓰도록 했습니다.

편지를 쓰면, 1시간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학교가 인정해 줬다고 합니다.

[A 여고 관계자/음성변조 : "모든 학생에게 강제로 쓰고 이렇게 한 건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된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일부 학생의 조금 표현상의 부적절한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한 학생은 학교 방침에 대한 불만이 편지 내용으로 이어졌고, 문제가 된 편지는 극히 일부였다고 말했습니다.

[A 여고 학생/음성변조 : "2시간 동안 되게 열심히 쓰고 꾸미고 그림도 그리는 애들도 많았거든요. 근데 이렇게 몇 명 애들이 막 쓴 거가 화제가 되고... 저희는 좀 억울한 심정이 제일 커서요."]

인터넷에는 '왜 군인에게 화를 푸느냐', '최소한 지켜야 하는 예의가 있지 않냐'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미성년자인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하는 편지를 억지로 쓰는 건 부적절하다며, 여고에서 강요하는 위문 편지를 금지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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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오면 열심히 치우세요”…‘군인 조롱’ 위문 편지 논란
    • 입력 2022-01-13 06:59:53
    • 수정2022-01-13 07: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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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군부대 위문편지를 쓰도록 했는데, 일부 학생이 군 장병을 조롱하는 듯한 내용을 써 논란입니다.

학생들은 학교 방침에 반발한 일부 학생의 편지가 문제였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윤현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그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30일 단체로 보낸 '위문편지' 중 일부입니다.

공책을 찢어 쓴 편지에는 자신이 여고 2학년이라며, '군 생활이 힘드냐,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라고 적혀있습니다.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가 아닐까요', '추운데 눈 오면 열심히 치우라'는 내용도 있습니다.

또 다른 편지에는 '군대에 샤인머스캣은 나오냐', '비누 줍지 말고 편안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 학교는 한 군부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학생들에게 2시간 동안 위문 편지를 쓰도록 했습니다.

편지를 쓰면, 1시간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학교가 인정해 줬다고 합니다.

[A 여고 관계자/음성변조 : "모든 학생에게 강제로 쓰고 이렇게 한 건 아니고 실제로 그렇게 된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일부 학생의 조금 표현상의 부적절한 내용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한 학생은 학교 방침에 대한 불만이 편지 내용으로 이어졌고, 문제가 된 편지는 극히 일부였다고 말했습니다.

[A 여고 학생/음성변조 : "2시간 동안 되게 열심히 쓰고 꾸미고 그림도 그리는 애들도 많았거든요. 근데 이렇게 몇 명 애들이 막 쓴 거가 화제가 되고... 저희는 좀 억울한 심정이 제일 커서요."]

인터넷에는 '왜 군인에게 화를 푸느냐', '최소한 지켜야 하는 예의가 있지 않냐'는 비판이 일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미성년자인 여학생들이 성인 남성을 위로하는 편지를 억지로 쓰는 건 부적절하다며, 여고에서 강요하는 위문 편지를 금지해 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신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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