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동토층 녹으며 삶 위협받는 북극권

입력 2022.01.13 (10:56) 수정 2022.01.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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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북극권의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싱크홀이 발생하고, 도로가 뒤틀리는 등 북극권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기 시작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땅이 내려앉으며 건물의 중앙 부분이 무너졌습니다.

당장이라도 붕괴될 것처럼 위태로운 상황인데요.

이 건물뿐 아니라, 러시아 북부 야쿠츠크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위에 세운 건물들이 흔들리고 있는 건데요.

땅이 부풀어 오르면서 상수도관이 파열되고, 도로가 뒤틀리고 있습니다.

1980년대 처음 발생한 이 현상은 최근 더 심각해졌습니다.

[드미트리 스트렐레츠키/조지워싱턴대학교 : "동토층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지어진 시설들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영구동토층은 여름에도 녹지 않고 기온이 0도 이하로 유지되는 곳으로, 약 100만 년 전부터 생성된 땅입니다.

주로 북극과 남극과 같은 고위도에 존재하는데요.

이 얼어붙은 땅이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리는 겁니다.

특히, 북극은 최근 몇 년 동안 지구 평균보다 3배 더 빠르게 기온이 올라가면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는데요.

이대로라면 동토층 해빙의 영향으로 30년 안에 북극권의 건물과 도로 등 기반시설 절반 이상이 손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극권 영구동토층에 거주하는 약 500만 명의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기 시작한 겁니다.

[블라디미르 로마노프스키/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학 : "(영구동토층 해빙은) 이미 기반시설을 파괴하기 시작했고, 특히 주민들에게 훨씬 시급한 문제입니다."]

온난화로 인한 동토층 해빙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얼음 속에 갇혀 있던 탄소가 풀려나면서 온난화를 더욱 부추기게 되는데요.

영구동토층 내 저장된 탄소량은 최대 1조 6천억t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현재 대기 중 탄소량의 두 배 가까운 양입니다.

[키스 라슨/스웨덴 극지연구소장 : "방출된 탄소는 물과 대기 중으로 스며들 것이고, 기후를 더 따뜻하게 만들 겁니다."]

생태계도 뒤흔들고 있습니다.

최근 비버들의 서식지가 북극 주변까지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기온이 오르며 북극의 겨울이 짧아졌고, 먹이도 풍부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비버가 서식을 위해 만드는 물웅덩이가 주변 얼음을 녹여 다시 해빙을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바딤 치르킨/수렵 관계자 : "말 그대로, 비버의 숫자가 10년 사이 3배로 늘어났습니다."]

한편 영하 30도 이하의 추운 북극 지역에서 생활하는 순록들은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눈 속을 파고 풀과 이끼를 뜯어 먹으며 사는데, 기온이 오르면서 눈 대신 비가 내려 얼어붙은 땅에서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마스 쿠무넨/순록 주인 : "최근엔 계속 비가 내려서 얼음층을 만들고 있습니다. 순록이 이끼를 먹을 수 없게 하죠."]

지구 온난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이번 세기말쯤 지구 온도는 4.8도 오를 것이란 경고가 나오는데요.

이미 동토층이 녹아내리기 시작한 북극권의 삶은 곳곳에서 균열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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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동토층 녹으며 삶 위협받는 북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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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1-13 11:00:20
    지구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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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기온이 오르면서 북극권의 영구동토층이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싱크홀이 발생하고, 도로가 뒤틀리는 등 북극권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기 시작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땅이 내려앉으며 건물의 중앙 부분이 무너졌습니다.

당장이라도 붕괴될 것처럼 위태로운 상황인데요.

이 건물뿐 아니라, 러시아 북부 야쿠츠크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그 위에 세운 건물들이 흔들리고 있는 건데요.

땅이 부풀어 오르면서 상수도관이 파열되고, 도로가 뒤틀리고 있습니다.

1980년대 처음 발생한 이 현상은 최근 더 심각해졌습니다.

[드미트리 스트렐레츠키/조지워싱턴대학교 : "동토층이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 지어진 시설들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영구동토층은 여름에도 녹지 않고 기온이 0도 이하로 유지되는 곳으로, 약 100만 년 전부터 생성된 땅입니다.

주로 북극과 남극과 같은 고위도에 존재하는데요.

이 얼어붙은 땅이 지구온난화로 녹아내리는 겁니다.

특히, 북극은 최근 몇 년 동안 지구 평균보다 3배 더 빠르게 기온이 올라가면서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는데요.

이대로라면 동토층 해빙의 영향으로 30년 안에 북극권의 건물과 도로 등 기반시설 절반 이상이 손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극권 영구동토층에 거주하는 약 500만 명의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기 시작한 겁니다.

[블라디미르 로마노프스키/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학 : "(영구동토층 해빙은) 이미 기반시설을 파괴하기 시작했고, 특히 주민들에게 훨씬 시급한 문제입니다."]

온난화로 인한 동토층 해빙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얼음 속에 갇혀 있던 탄소가 풀려나면서 온난화를 더욱 부추기게 되는데요.

영구동토층 내 저장된 탄소량은 최대 1조 6천억t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현재 대기 중 탄소량의 두 배 가까운 양입니다.

[키스 라슨/스웨덴 극지연구소장 : "방출된 탄소는 물과 대기 중으로 스며들 것이고, 기후를 더 따뜻하게 만들 겁니다."]

생태계도 뒤흔들고 있습니다.

최근 비버들의 서식지가 북극 주변까지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기온이 오르며 북극의 겨울이 짧아졌고, 먹이도 풍부해졌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비버가 서식을 위해 만드는 물웅덩이가 주변 얼음을 녹여 다시 해빙을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바딤 치르킨/수렵 관계자 : "말 그대로, 비버의 숫자가 10년 사이 3배로 늘어났습니다."]

한편 영하 30도 이하의 추운 북극 지역에서 생활하는 순록들은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습니다.

눈 속을 파고 풀과 이끼를 뜯어 먹으며 사는데, 기온이 오르면서 눈 대신 비가 내려 얼어붙은 땅에서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토마스 쿠무넨/순록 주인 : "최근엔 계속 비가 내려서 얼음층을 만들고 있습니다. 순록이 이끼를 먹을 수 없게 하죠."]

지구 온난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이번 세기말쯤 지구 온도는 4.8도 오를 것이란 경고가 나오는데요.

이미 동토층이 녹아내리기 시작한 북극권의 삶은 곳곳에서 균열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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