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톡톡] 미래가 그립나요?

입력 2022.01.13 (19:34) 수정 2022.01.13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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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현대자동차가 지원하는 2021 디자인 큐레이터 상 수상자인 신소미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미래가 그립나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불안하고 절망적인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류가 잃어버린 미래를 다시 돌아보고, 또 새로 그려보기 위해 기획한 전시입니다.

다소 주제가 무겁긴 하지만 예술과 현대기술이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들이 많이 전시돼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아크릴판 뒤에 놓인 흐릿한 스크린에서 미래를 홍보하는 광고가 쉼 없이 흐릅니다.

아크릴판은 코로나 19로 프랑스 도시 봉쇄령이 내려지자 시위대의 공격으로부터 ATM기를 보호하기 위해 은행이 사용한 재료입니다.

그 위에 쓴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RIEN?(히앙?)'은 현실에 절망하고 미래를 불안해하는 현대인의 심정을 대변합니다.

앱을 내려 받으면 디지털을 상징하는 매끄러운 작품이 전시장 바닥을 뚫고, 창문을 깨고, 등장합니다.

증강현실 기법으로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무너지는 걸 체험케 합니다.

[김주혜/현대자동차 큐레이터 : "건축, 그래픽 디자인, 3D 애니메이션, 가상 현실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도시, 공간, 산업과 예술, 인간과 비인간에 걸쳐 폭 넓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구글 어스에서 주최한 3D 건축물 모델링 작업에 돈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두 사람의 대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한 사람은 자기 계발 기회였다고, 다른 이는 노동 착취였다고 고백하는 대화는 플랫폼 대기업의 욕망과 디지털 기술에 가려진 유령 노동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전시장 한가운데 거대하게 자리 잡은 이 작품은 건축물에 숨어 있어야 할 튜브를 상상력을 더해 밖으로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연결망을 만들어 냅니다.

[장효정/현대모터 스튜디오 부산 도슨트 : "사람과 건물, 산업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매개체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쪽을 들여다 보시면 다른 층에 있는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시야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증기기관이 만들어 낸 압력과 습기, 그리고 소리는 인간의 호흡 구조와 비슷합니다.

산업 현장에서 울리는 증기기관의 호흡과 노동하는 인간의 숨소리가 한 편의 퍼포먼스로 결합합니다.

미래의 가상 쇼핑몰에서 미지의 존재들이 고유한 인공지능을 이용해 대화를 나눕니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무너진 미래, 그 시공간에서 벌어질 기이한 모습을 시각예술가와 게임디자이너가 함께 연출해 냈습니다.

개구리 울음소리와 함께 관객을 어린 시절로 이끄는 아름다운 영상이 펼쳐집니다.

불안과 좌절, 회의에 빠진 현대인을 넘어 설 미래형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작가는 어린이라고 답합니다.

월리엄 깁슨의 말처럼 멀리 퍼지지 않았을 뿐 이미 현재에 와 있는 미래.

14명의 국내·외 작가가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미래 모습을 예술로 그려냈습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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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톡톡] 미래가 그립나요?
    • 입력 2022-01-13 19:34:26
    • 수정2022-01-13 20:30:47
    뉴스7(부산)
저는 지금 현대자동차가 지원하는 2021 디자인 큐레이터 상 수상자인 신소미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장에 나와 있습니다.

"미래가 그립나요?"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불안하고 절망적인 현시대를 살아가는 인류가 잃어버린 미래를 다시 돌아보고, 또 새로 그려보기 위해 기획한 전시입니다.

다소 주제가 무겁긴 하지만 예술과 현대기술이 결합한 독창적인 작품들이 많이 전시돼 있습니다.

함께 보시죠.

아크릴판 뒤에 놓인 흐릿한 스크린에서 미래를 홍보하는 광고가 쉼 없이 흐릅니다.

아크릴판은 코로나 19로 프랑스 도시 봉쇄령이 내려지자 시위대의 공격으로부터 ATM기를 보호하기 위해 은행이 사용한 재료입니다.

그 위에 쓴 '아무것도 없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RIEN?(히앙?)'은 현실에 절망하고 미래를 불안해하는 현대인의 심정을 대변합니다.

앱을 내려 받으면 디지털을 상징하는 매끄러운 작품이 전시장 바닥을 뚫고, 창문을 깨고, 등장합니다.

증강현실 기법으로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무너지는 걸 체험케 합니다.

[김주혜/현대자동차 큐레이터 : "건축, 그래픽 디자인, 3D 애니메이션, 가상 현실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통해 미래에 대한 비전을 도시, 공간, 산업과 예술, 인간과 비인간에 걸쳐 폭 넓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구글 어스에서 주최한 3D 건축물 모델링 작업에 돈을 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두 사람의 대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한 사람은 자기 계발 기회였다고, 다른 이는 노동 착취였다고 고백하는 대화는 플랫폼 대기업의 욕망과 디지털 기술에 가려진 유령 노동의 모습을 대변합니다.

전시장 한가운데 거대하게 자리 잡은 이 작품은 건축물에 숨어 있어야 할 튜브를 상상력을 더해 밖으로 드러냄으로써 새로운 연결망을 만들어 냅니다.

[장효정/현대모터 스튜디오 부산 도슨트 : "사람과 건물, 산업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매개체로 사용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쪽을 들여다 보시면 다른 층에 있는 다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시야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기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증기기관이 만들어 낸 압력과 습기, 그리고 소리는 인간의 호흡 구조와 비슷합니다.

산업 현장에서 울리는 증기기관의 호흡과 노동하는 인간의 숨소리가 한 편의 퍼포먼스로 결합합니다.

미래의 가상 쇼핑몰에서 미지의 존재들이 고유한 인공지능을 이용해 대화를 나눕니다.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무너진 미래, 그 시공간에서 벌어질 기이한 모습을 시각예술가와 게임디자이너가 함께 연출해 냈습니다.

개구리 울음소리와 함께 관객을 어린 시절로 이끄는 아름다운 영상이 펼쳐집니다.

불안과 좌절, 회의에 빠진 현대인을 넘어 설 미래형 인간은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에 작가는 어린이라고 답합니다.

월리엄 깁슨의 말처럼 멀리 퍼지지 않았을 뿐 이미 현재에 와 있는 미래.

14명의 국내·외 작가가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는 미래 모습을 예술로 그려냈습니다.

문화톡톡 최재훈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최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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