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중독 환자’ 응급실 이송 지연…‘순번제’로 해결

입력 2022.01.24 (19:44) 수정 2022.01.2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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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약물을 마신 부산의 한 40대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제때 찾지 못해 숨지는 일이 있었죠,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때였는데, 처치가 까다로운 약물 중독 환자를 병원이 꺼린 탓도 큽니다.

이를 계기로 이송 순번제를 도입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들것에 실린 40대 남성을 119대원들이 구급차로 옮깁니다.

약물을 마셨는데, 상태가 나빠 상급 병원으로 이송하려는 겁니다.

하지만 부산·경남의 병원 13곳이 환자를 받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상이 꽉 찼거나 다른 환자가 많다는 이유였습니다.

길에서 3시간 넘게 헤매던 이 남성은 울산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치료를 받다 숨졌습니다.

2019년 9월부터 1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약물 중독 환자는 669명.

이 가운데 76명은 병원 이송이 늦어지거나 부산에서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이송됐습니다.

10명 중 한 명꼴입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지역 대학병원 5곳과 함께 순번을 정해 약물 중독 환자를 이송하기로 한 이유입니다.

그 결과 지난해 발생한 중독환자 천 7백여 명 가운데 이송이 지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송된 환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송할 병원을 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많이 줄었습니다.

[손시헌/부산소방재난본부 구급상황관리센터장 : "병원 선정하는 평균 시간이 36분이 소요됐습니다. 그런데 중독환자 진료 순번제를 운영하고 난 뒤에 그 시간이 6분으로 단축됐습니다."]

병원도 처치가 까다로운 중독환자가 몰리지 않아 치료 여건이 더 나아졌다는 반응입니다.

[정진우/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 "정기적으로 어느 병원에 몇 명이나 이송했는지를 공유를 해줘요. 그렇게 해주기 때문에 우리 병원에만 다 몰아서 보내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은 더는 안 하게 되죠."]

소방당국은 앞으로도 환자 이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역 대학병원과 협업 체계를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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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물 중독 환자’ 응급실 이송 지연…‘순번제’로 해결
    • 입력 2022-01-24 19:44:04
    • 수정2022-01-24 20:38:02
    뉴스7(부산)
[앵커]

약물을 마신 부산의 한 40대 환자가 치료받을 병원을 제때 찾지 못해 숨지는 일이 있었죠,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때였는데, 처치가 까다로운 약물 중독 환자를 병원이 꺼린 탓도 큽니다.

이를 계기로 이송 순번제를 도입했다고 하는데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최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들것에 실린 40대 남성을 119대원들이 구급차로 옮깁니다.

약물을 마셨는데, 상태가 나빠 상급 병원으로 이송하려는 겁니다.

하지만 부산·경남의 병원 13곳이 환자를 받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병상이 꽉 찼거나 다른 환자가 많다는 이유였습니다.

길에서 3시간 넘게 헤매던 이 남성은 울산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치료를 받다 숨졌습니다.

2019년 9월부터 1년간 부산에서 발생한 약물 중독 환자는 669명.

이 가운데 76명은 병원 이송이 늦어지거나 부산에서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다른 지역으로 이송됐습니다.

10명 중 한 명꼴입니다.

부산소방재난본부가 지역 대학병원 5곳과 함께 순번을 정해 약물 중독 환자를 이송하기로 한 이유입니다.

그 결과 지난해 발생한 중독환자 천 7백여 명 가운데 이송이 지연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송된 환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송할 병원을 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많이 줄었습니다.

[손시헌/부산소방재난본부 구급상황관리센터장 : "병원 선정하는 평균 시간이 36분이 소요됐습니다. 그런데 중독환자 진료 순번제를 운영하고 난 뒤에 그 시간이 6분으로 단축됐습니다."]

병원도 처치가 까다로운 중독환자가 몰리지 않아 치료 여건이 더 나아졌다는 반응입니다.

[정진우/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장 : "정기적으로 어느 병원에 몇 명이나 이송했는지를 공유를 해줘요. 그렇게 해주기 때문에 우리 병원에만 다 몰아서 보내고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은 더는 안 하게 되죠."]

소방당국은 앞으로도 환자 이송 시간을 줄이기 위해 지역 대학병원과 협업 체계를 강화해나갈 계획입니다.

KBS 뉴스 최위지입니다.

촬영기자:허선귀/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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