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지금 현장은…사고 방지 준비 vs 곳곳 허점

입력 2022.01.25 (21:35) 수정 2022.01.25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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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일터에 큰 변화를 몰고 올 법이 모레(27일)부터 시행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입니다.

KBS는 오늘(25일)부터 법률이 적용될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준비는 잘 됐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집중 보도합니다.

먼저 어떤 법인지 보면 관심도 논란도 크지만 사실 조항도 열여섯 개 뿐이고 내용도 단순합니다.

간단히 '확인하라, 제거하라'로 요약할 수 있는데 현장을 조사하고, 과거 사고를 분석해 일터의 위험요인을 미리 확인할 것. 그리고 위험 요인이 있다면 인력과 예산을 들여 없애라는 겁니다.

이런 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근로자 50명 이상 사업장이나 공사 금액 50억 원 넘는 건설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면 최고 경영자까지 처벌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바로 이 지점, 처벌 대상의 수위를 높여 최고 경영자의 처벌 가능성까지 열어 둔 사실상 첫 법률이란 점에서 기업들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그래서 안전부문에 투자를 늘리는 업체도 있지만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현장 역시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건설사 측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공사 현장입니다.

작업에 앞서 팀원들이 안전수칙을 숙지합니다.

["안전봉 꼭 60cm 이상 올리시고..."]

최근 이 건설사는 위험한 작업을 하기 전 안전점검 모임을 의무화했습니다.

안전교육 영상도 언제든 볼 수 있습니다.

추락의 위험이 있는 곳에는 안전고리 걸이도 설치했습니다.

중장비 이동 시 주변 접근을 막는 신호수와 현장을 돌며 안전 위반을 지적하는 순찰원도 대폭 늘렸습니다.

[장현광/○○건설 안전순찰원 :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은 안전통로가 아닌 통로를 이용하는 경우와 안전고리 체결이 안 되는 부분에 있습니다."]

사고 방지 노력이 진행되는 현장이 있는 반면,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현장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공사 현장.

작업자가 안전고리도 없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습니다.

[박상욱/수도권 건설현장 노동자 : "이분은 원청 기사고요. 관리 감독자인데 이렇게 작업하는 걸 보고 혹시 사고 날까 봐서 지켜보고 있는 거죠. 안전하게 빨리 하라."]

콘크리트 타설 차량이 사다리를 옮깁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타워크레인으로 옮겨야 하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겁니다.

[박상욱/수도권 건설 현장 노동자 :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딱 한 가지 있습니다. 27일부터 휴무에 들어가는 거예요. 1호 기업이 되는 불명예는 피하겠다."]

기업들이 총수 등 최고경영자에 대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방패막이용 조직개편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안전전담 임원직을 신설하거나 직급을 격상시켜 총수 대신 사고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게 한다는 겁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위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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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대재해처벌법, 지금 현장은…사고 방지 준비 vs 곳곳 허점
    • 입력 2022-01-25 21:35:22
    • 수정2022-01-25 22:09:03
    뉴스 9
[앵커]

우리 일터에 큰 변화를 몰고 올 법이 모레(27일)부터 시행됩니다.

중대재해처벌법입니다.

KBS는 오늘(25일)부터 법률이 적용될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준비는 잘 됐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집중 보도합니다.

먼저 어떤 법인지 보면 관심도 논란도 크지만 사실 조항도 열여섯 개 뿐이고 내용도 단순합니다.

간단히 '확인하라, 제거하라'로 요약할 수 있는데 현장을 조사하고, 과거 사고를 분석해 일터의 위험요인을 미리 확인할 것. 그리고 위험 요인이 있다면 인력과 예산을 들여 없애라는 겁니다.

이런 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근로자 50명 이상 사업장이나 공사 금액 50억 원 넘는 건설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면 최고 경영자까지 처벌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바로 이 지점, 처벌 대상의 수위를 높여 최고 경영자의 처벌 가능성까지 열어 둔 사실상 첫 법률이란 점에서 기업들은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그래서 안전부문에 투자를 늘리는 업체도 있지만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 현장 역시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건설사 측의 안내를 받아 찾아간 공사 현장입니다.

작업에 앞서 팀원들이 안전수칙을 숙지합니다.

["안전봉 꼭 60cm 이상 올리시고..."]

최근 이 건설사는 위험한 작업을 하기 전 안전점검 모임을 의무화했습니다.

안전교육 영상도 언제든 볼 수 있습니다.

추락의 위험이 있는 곳에는 안전고리 걸이도 설치했습니다.

중장비 이동 시 주변 접근을 막는 신호수와 현장을 돌며 안전 위반을 지적하는 순찰원도 대폭 늘렸습니다.

[장현광/○○건설 안전순찰원 :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은 안전통로가 아닌 통로를 이용하는 경우와 안전고리 체결이 안 되는 부분에 있습니다."]

사고 방지 노력이 진행되는 현장이 있는 반면, 여전히 위험에 노출된 현장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공사 현장.

작업자가 안전고리도 없이 위태롭게 매달려 있습니다.

[박상욱/수도권 건설현장 노동자 : "이분은 원청 기사고요. 관리 감독자인데 이렇게 작업하는 걸 보고 혹시 사고 날까 봐서 지켜보고 있는 거죠. 안전하게 빨리 하라."]

콘크리트 타설 차량이 사다리를 옮깁니다.

안전을 위해서는 타워크레인으로 옮겨야 하지만, 비용을 아끼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겁니다.

[박상욱/수도권 건설 현장 노동자 :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딱 한 가지 있습니다. 27일부터 휴무에 들어가는 거예요. 1호 기업이 되는 불명예는 피하겠다."]

기업들이 총수 등 최고경영자에 대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방패막이용 조직개편을 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안전전담 임원직을 신설하거나 직급을 격상시켜 총수 대신 사고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지게 한다는 겁니다.

KBS 뉴스 김준범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위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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