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군사 긴장 고조…“2월 침공설”
입력 2022.01.29 (21:44)
수정 2022.01.2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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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쟁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서방과 러시아는 무력시위와 외교협상의 양면전을 벌이면서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가 될 것이라는 러시아의 이른바 '2월 침공설'이 나돌고 있는데, 긴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모스크바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10만여 명의 병력을 배치한 러시아는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해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릴라전을 염두에 두고 13만 명 규모의 '향토방위 여단'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방 측도 나토의 지휘 아래 지중해에서 미국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가 참여해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측의 군사적 대치 속에 외교적 해결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도 긴박합니다.
지난 21일 미-러 외무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났고, 닷새 뒤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네 나라가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 회담'을 가졌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추가가입 금지와 중·단거리 미사일의 자국 영토 밖 배치 금지 등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해 12월 23일 : "명확하게 얘기했습니다. 더 이상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러시아는 지난달(12월) 중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전보장 조약안 초안을 전달했고, 미국과 나토는 지난 26일 서면 답변을 러시아 측에 보냈습니다.
[블링컨/미국 국무장관/지난 26일 :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완결성, 그리고 국가들이 자신의 안보대책과 동맹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해 우리가 유지하고 지켜야 하는 핵심 가치가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지난 27일 :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답변에 긍정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서방 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강력한 경제 제재로 러시아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미군 8,500명에 대해 재배치를 위한 대비태세를 격상하는 등 동유럽 지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파병 계획은 없다며 직접적인 군사개입엔 선을 그었습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 : "미군이나 나토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의향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공언했던 것처럼 푸틴 대통령이 움직인다면 심각한 경제적 결과가 초래될 것입니다."]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지역 내전 등을 놓고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 왔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하면서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해 12월 21일 : "나토로부터 구체적인 (가입) 시한을 받기를 원합니다. 2022년에 받기를 바랍니다."]
러시아는 이 같은 나토의 동진을 자국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합니다.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은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해 12월 21일 : "서방의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적합한 군사적, 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정치외교적 해결을 원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러시아는 강온 양면전술로 일단 서방 측을 협상 테이블까지는 불러냈으나 긴장은 여전합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과 일부 직원 등에 대해 철수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 체류 미국인들에 대해 출국을 권고했고, 러시아를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국가로 재지정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러시아는 서방의 '정보전 히스테리'라고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잔쟁 위기감으로 국내외 혼란이 가중되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니콜렌코/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 "미국 측의 그러한 조치는 시기상조이고, 무신경하고, 소심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향한 서방의 군사 지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이미 무기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거나 추가 지원할 예정이며, 체코 또한 우크라이나에 포탄 등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이미 150명의 미국 군사고문단이 파병돼 있고, 캐나다는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영토를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뤼도/캐나다 총리/지난 26일 : "이미 우크라이나에 파병돼 있는 200명에 더해 수일 내에 60명의 캐나다군 추가 파병을 승인했습니다."]
'2월 침공설'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침공 계획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의무부대까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파병해 침공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끝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곧 다시 열릴 미-러 고위급 회담과 유럽 4개국의 '노르망디 형식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김준홉니다.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쟁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서방과 러시아는 무력시위와 외교협상의 양면전을 벌이면서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가 될 것이라는 러시아의 이른바 '2월 침공설'이 나돌고 있는데, 긴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모스크바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10만여 명의 병력을 배치한 러시아는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해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릴라전을 염두에 두고 13만 명 규모의 '향토방위 여단'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방 측도 나토의 지휘 아래 지중해에서 미국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가 참여해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측의 군사적 대치 속에 외교적 해결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도 긴박합니다.
지난 21일 미-러 외무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났고, 닷새 뒤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네 나라가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 회담'을 가졌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추가가입 금지와 중·단거리 미사일의 자국 영토 밖 배치 금지 등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해 12월 23일 : "명확하게 얘기했습니다. 더 이상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러시아는 지난달(12월) 중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전보장 조약안 초안을 전달했고, 미국과 나토는 지난 26일 서면 답변을 러시아 측에 보냈습니다.
[블링컨/미국 국무장관/지난 26일 :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완결성, 그리고 국가들이 자신의 안보대책과 동맹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해 우리가 유지하고 지켜야 하는 핵심 가치가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지난 27일 :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답변에 긍정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서방 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강력한 경제 제재로 러시아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미군 8,500명에 대해 재배치를 위한 대비태세를 격상하는 등 동유럽 지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파병 계획은 없다며 직접적인 군사개입엔 선을 그었습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 : "미군이나 나토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의향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공언했던 것처럼 푸틴 대통령이 움직인다면 심각한 경제적 결과가 초래될 것입니다."]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지역 내전 등을 놓고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 왔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하면서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해 12월 21일 : "나토로부터 구체적인 (가입) 시한을 받기를 원합니다. 2022년에 받기를 바랍니다."]
러시아는 이 같은 나토의 동진을 자국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합니다.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은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해 12월 21일 : "서방의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적합한 군사적, 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정치외교적 해결을 원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러시아는 강온 양면전술로 일단 서방 측을 협상 테이블까지는 불러냈으나 긴장은 여전합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과 일부 직원 등에 대해 철수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 체류 미국인들에 대해 출국을 권고했고, 러시아를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국가로 재지정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러시아는 서방의 '정보전 히스테리'라고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잔쟁 위기감으로 국내외 혼란이 가중되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니콜렌코/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 "미국 측의 그러한 조치는 시기상조이고, 무신경하고, 소심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향한 서방의 군사 지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이미 무기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거나 추가 지원할 예정이며, 체코 또한 우크라이나에 포탄 등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이미 150명의 미국 군사고문단이 파병돼 있고, 캐나다는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영토를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뤼도/캐나다 총리/지난 26일 : "이미 우크라이나에 파병돼 있는 200명에 더해 수일 내에 60명의 캐나다군 추가 파병을 승인했습니다."]
'2월 침공설'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침공 계획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의무부대까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파병해 침공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끝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곧 다시 열릴 미-러 고위급 회담과 유럽 4개국의 '노르망디 형식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김준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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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쟁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서방과 러시아는 무력시위와 외교협상의 양면전을 벌이면서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가 될 것이라는 러시아의 이른바 '2월 침공설'이 나돌고 있는데, 긴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모스크바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10만여 명의 병력을 배치한 러시아는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해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릴라전을 염두에 두고 13만 명 규모의 '향토방위 여단'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방 측도 나토의 지휘 아래 지중해에서 미국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가 참여해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측의 군사적 대치 속에 외교적 해결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도 긴박합니다.
지난 21일 미-러 외무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났고, 닷새 뒤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네 나라가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 회담'을 가졌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추가가입 금지와 중·단거리 미사일의 자국 영토 밖 배치 금지 등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해 12월 23일 : "명확하게 얘기했습니다. 더 이상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러시아는 지난달(12월) 중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전보장 조약안 초안을 전달했고, 미국과 나토는 지난 26일 서면 답변을 러시아 측에 보냈습니다.
[블링컨/미국 국무장관/지난 26일 :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완결성, 그리고 국가들이 자신의 안보대책과 동맹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해 우리가 유지하고 지켜야 하는 핵심 가치가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지난 27일 :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답변에 긍정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서방 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강력한 경제 제재로 러시아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미군 8,500명에 대해 재배치를 위한 대비태세를 격상하는 등 동유럽 지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파병 계획은 없다며 직접적인 군사개입엔 선을 그었습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 : "미군이나 나토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의향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공언했던 것처럼 푸틴 대통령이 움직인다면 심각한 경제적 결과가 초래될 것입니다."]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지역 내전 등을 놓고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 왔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하면서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해 12월 21일 : "나토로부터 구체적인 (가입) 시한을 받기를 원합니다. 2022년에 받기를 바랍니다."]
러시아는 이 같은 나토의 동진을 자국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합니다.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은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해 12월 21일 : "서방의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적합한 군사적, 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정치외교적 해결을 원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러시아는 강온 양면전술로 일단 서방 측을 협상 테이블까지는 불러냈으나 긴장은 여전합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과 일부 직원 등에 대해 철수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 체류 미국인들에 대해 출국을 권고했고, 러시아를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국가로 재지정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러시아는 서방의 '정보전 히스테리'라고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잔쟁 위기감으로 국내외 혼란이 가중되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니콜렌코/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 "미국 측의 그러한 조치는 시기상조이고, 무신경하고, 소심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향한 서방의 군사 지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이미 무기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거나 추가 지원할 예정이며, 체코 또한 우크라이나에 포탄 등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이미 150명의 미국 군사고문단이 파병돼 있고, 캐나다는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영토를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뤼도/캐나다 총리/지난 26일 : "이미 우크라이나에 파병돼 있는 200명에 더해 수일 내에 60명의 캐나다군 추가 파병을 승인했습니다."]
'2월 침공설'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침공 계획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의무부대까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파병해 침공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끝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곧 다시 열릴 미-러 고위급 회담과 유럽 4개국의 '노르망디 형식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에서 김준홉니다.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쟁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습니다.
서방과 러시아는 무력시위와 외교협상의 양면전을 벌이면서 힘겨루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이후가 될 것이라는 러시아의 이른바 '2월 침공설'이 나돌고 있는데, 긴박하게 돌아가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모스크바 김준호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10만여 명의 병력을 배치한 러시아는 육해공군을 모두 동원해 무력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군도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해 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릴라전을 염두에 두고 13만 명 규모의 '향토방위 여단'도 꾸리기 시작했습니다.
서방 측도 나토의 지휘 아래 지중해에서 미국 항공모함 해리 트루먼호가 참여해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측의 군사적 대치 속에 외교적 해결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한 움직임도 긴박합니다.
지난 21일 미-러 외무장관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났고, 닷새 뒤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네 나라가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 회담'을 가졌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들의 나토 추가가입 금지와 중·단거리 미사일의 자국 영토 밖 배치 금지 등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해 12월 23일 : "명확하게 얘기했습니다. 더 이상 나토가 동쪽으로 확장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러시아는 지난달(12월) 중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안전보장 조약안 초안을 전달했고, 미국과 나토는 지난 26일 서면 답변을 러시아 측에 보냈습니다.
[블링컨/미국 국무장관/지난 26일 :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완결성, 그리고 국가들이 자신의 안보대책과 동맹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해 우리가 유지하고 지켜야 하는 핵심 가치가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라브로프/러시아 외무장관/지난 27일 :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답변에 긍정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서방 측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강력한 경제 제재로 러시아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미군 8,500명에 대해 재배치를 위한 대비태세를 격상하는 등 동유럽 지역의 군사력 증강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파병 계획은 없다며 직접적인 군사개입엔 선을 그었습니다.
[바이든/미국 대통령 : "미군이나 나토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의향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공언했던 것처럼 푸틴 대통령이 움직인다면 심각한 경제적 결과가 초래될 것입니다."]
1991년 옛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지역 내전 등을 놓고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 왔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 가입을 추진하면서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습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해 12월 21일 : "나토로부터 구체적인 (가입) 시한을 받기를 원합니다. 2022년에 받기를 바랍니다."]
러시아는 이 같은 나토의 동진을 자국안보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합니다.
지난해 말 푸틴 대통령은 군사적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해 12월 21일 : "서방의 공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적합한 군사적, 기술적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정치외교적 해결을 원한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러시아는 강온 양면전술로 일단 서방 측을 협상 테이블까지는 불러냈으나 긴장은 여전합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직원 가족과 일부 직원 등에 대해 철수 결정을 내렸습니다.
미국은 또, 우크라이나 체류 미국인들에 대해 출국을 권고했고, 러시아를 여행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 여행금지국가로 재지정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러시아는 서방의 '정보전 히스테리'라고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잔쟁 위기감으로 국내외 혼란이 가중되자 다소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니콜렌코/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 "미국 측의 그러한 조치는 시기상조이고, 무신경하고, 소심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를 향한 서방의 군사 지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영국이 이미 무기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했거나 추가 지원할 예정이며, 체코 또한 우크라이나에 포탄 등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에는 이미 150명의 미국 군사고문단이 파병돼 있고, 캐나다는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영토를 지킬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뤼도/캐나다 총리/지난 26일 : "이미 우크라이나에 파병돼 있는 200명에 더해 수일 내에 60명의 캐나다군 추가 파병을 승인했습니다."]
'2월 침공설'에 대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침공 계획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의무부대까지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파병해 침공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끝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곧 다시 열릴 미-러 고위급 회담과 유럽 4개국의 '노르망디 형식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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