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① 아동학대 본 당신, 개입하시겠습니까?

입력 2022.02.08 (07:37) 수정 2022.02.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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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최근 2년 동안 발생한 전국의 아동학대 사건 천 4백여 건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를 연속 보도합니다.

아동학대의 가장 큰 특징은 쉽게 밖으로 알려지지 않는 '암수성'인데요.

하지만, 길거리에서 아동학대 상황을 목격했을 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KBS 특별취재팀은 전문기관과 상담사와 함께 상황을 재연해 시민들의 반응을 직접 살펴봤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길거리에서 벌어진 학대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까?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에서 아동보호 전문기관·상담사와 함께 아동학대 상황을 재연해 사회적 실험을 해봤습니다.

먼저 어머니가 딸에게 폭언을 하는 정서적 학대 상황을 가장했습니다.

5분씩 나눠 진행한 세 차례의 실험에서 촬영팀 카메라에 포착된 행인은 모두 134명.

바로 곁을 지나면서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손종성/경기도 고양시 : "가까이 가면 겁도 나고 끼어들기가 좀 그래서 그냥 모른 척하고…."]

잠시 지켜본 이들도 멀찍이 떨어져 거리를 유지합니다.

[정민영/경기도 고양시 : "부모님이니까 그 정도는 혼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사니까…."]

직접 다가가 상황을 파악하고 아이를 보호한 시민은 단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개입까지는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정다미/경기도 고양시 : "도와주려고 해도 마지막까지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한 경계도 솔직히 잘 모르고 그래서 (개입하지 않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해가 진 뒤, 번화가에 아이 홀로 방황하는 '방임' 상황도 실험해봤습니다.

15분 동안 현장을 지나쳐간 시민 171명 가운데 아이에게 말을 건 사람은 4명뿐입니다.

[아동학대 상황 개입 시민 : "외면한다고 해서 문제가 고쳐지지 않을 거로 생각하니까요. 한 번만 더 봐준다거나 신경을 좀 써주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두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0건이었습니다.

[아역배우 : "되게 섭섭했어요. 그냥 보고만 가고, 도와주려는데 (어른들이) 약간 부끄러워서 안 도와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아동학대의 특성상, 학대의 징후를 놓치지 않는 주변의 관심과 개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영미/변호사·법무부 아동인권보호 전문위원 : "아이가 보내는 구조 신호일 수 있어요. 우리가 그걸 모른 척하지 않고 관심을 두면 이 아이를 살릴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부민

아동학대 심층취재 인터랙티브 페이지 보기
https://news.KBS.co.kr/special/childabuse/index.html
아동학대 판결문 전수분석 아카이브 보기
http://lab.KBS.co.kr/2022/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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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학대]① 아동학대 본 당신, 개입하시겠습니까?
    • 입력 2022-02-08 07:37:26
    • 수정2022-02-10 11:48:04
    뉴스광장(창원)
[앵커]

KBS가 최근 2년 동안 발생한 전국의 아동학대 사건 천 4백여 건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를 연속 보도합니다.

아동학대의 가장 큰 특징은 쉽게 밖으로 알려지지 않는 '암수성'인데요.

하지만, 길거리에서 아동학대 상황을 목격했을 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KBS 특별취재팀은 전문기관과 상담사와 함께 상황을 재연해 시민들의 반응을 직접 살펴봤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길거리에서 벌어진 학대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까?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에서 아동보호 전문기관·상담사와 함께 아동학대 상황을 재연해 사회적 실험을 해봤습니다.

먼저 어머니가 딸에게 폭언을 하는 정서적 학대 상황을 가장했습니다.

5분씩 나눠 진행한 세 차례의 실험에서 촬영팀 카메라에 포착된 행인은 모두 134명.

바로 곁을 지나면서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손종성/경기도 고양시 : "가까이 가면 겁도 나고 끼어들기가 좀 그래서 그냥 모른 척하고…."]

잠시 지켜본 이들도 멀찍이 떨어져 거리를 유지합니다.

[정민영/경기도 고양시 : "부모님이니까 그 정도는 혼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사니까…."]

직접 다가가 상황을 파악하고 아이를 보호한 시민은 단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적극적인 개입까지는 고민이 필요했습니다.

[정다미/경기도 고양시 : "도와주려고 해도 마지막까지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한 경계도 솔직히 잘 모르고 그래서 (개입하지 않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해가 진 뒤, 번화가에 아이 홀로 방황하는 '방임' 상황도 실험해봤습니다.

15분 동안 현장을 지나쳐간 시민 171명 가운데 아이에게 말을 건 사람은 4명뿐입니다.

[아동학대 상황 개입 시민 : "외면한다고 해서 문제가 고쳐지지 않을 거로 생각하니까요. 한 번만 더 봐준다거나 신경을 좀 써주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두 실험을 진행하는 동안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0건이었습니다.

[아역배우 : "되게 섭섭했어요. 그냥 보고만 가고, 도와주려는데 (어른들이) 약간 부끄러워서 안 도와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 아동학대의 특성상, 학대의 징후를 놓치지 않는 주변의 관심과 개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김영미/변호사·법무부 아동인권보호 전문위원 : "아이가 보내는 구조 신호일 수 있어요. 우리가 그걸 모른 척하지 않고 관심을 두면 이 아이를 살릴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지승환/그래픽:박부민

아동학대 심층취재 인터랙티브 페이지 보기
https://news.KBS.co.kr/special/childabuse/index.html
아동학대 판결문 전수분석 아카이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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