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사라졌어요!”…노부부 전화금융사기 피해 막은 경찰관
입력 2022.02.08 (11:52)
수정 2022.02.0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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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아프다고 돈을 부치라는 전화가 왔는데… 남편이 사라졌어요!"
오전 근무가 한창인 부산의 한 지구대. 잔뜩 흥분한 70대 여성이 지구대로 달려왔습니다.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당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크게 당황한 기색인 노인과의 대화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경찰관 한 명이 노인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시간 잠시 외출을 했다 갑작스럽게 전화를 받은 노인. 전화를 건 사람은 서울에 사는 둘째 아들이 갑자기 아프다며 돈을 보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혹시 몰라 걸려온 전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데요. 결국 아들에게 전화를 하니 자신에게는 그런 일이 없다며 오히려 어머니를 걱정했다고 합니다. 마음을 놓은 노인은 급히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집에 있어야 할 남편이 사라졌습니다.
노인은 남편도 비슷한 전화를 받고 나간 것 같다며 걱정이돼 경찰서로 달려왔습니다. 남편이 이대로면 돈을 뽑아 전달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한 겁니다. 경찰관은 우선 노인을 진정시키고 은행에 인출 사실이 있는지 여부부터 확인했습니다.
동료 경찰관들이 곧장 노인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하고 상황을 파악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계좌에서 900만 원이 인출됐습니다.
남편도 같은 전화금융사기범들의 전화를 받고 속아 돈을 뽑은 건데요. 경찰은 급히 계좌 지급을 정지하고 이번에는 사라진 노인의 남편을 찾아나섰습니다.
■ 전화금융사기 막은 신참 경찰관…아들 걱정에 뭉칫돈 들고 길 나선 아버지
이대로라면 900만 원을 고스란히 범죄자들에게 빼앗길 상황이지만, 당황하지 않고 남편에게 계속 전화를 시도하는 경찰관. 20여 분이 지났을까, 마침내 남편과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경황이 없는 남편에게 경찰은 상황을 차분히 설명했지만, 아들이 위험할 수 있다며 좀처럼 경찰관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전화금융사기에 당해 사라진 노인이 인출했던 900만 원
그러나 경찰관의 끈질긴 설득 끝에 1시간 만에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남편.
이 전화금융사기를 막은 사람은 바로 올해 1월 임용된 새내기 경찰관이었습니다. 현장 업무가 익숙하지 않아 당황할 법도 했지만 차분한 대응으로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전화금융사기는 이미 많이 알려진만큼 '나는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상황이 닥치면 사기라는 점을 쉽게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은데요.
특히 이런 사기 피해가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의 경우 이같은 수법에 쉽게 당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상대로 SNS나 문자 등을 통해서 전화 통화조차 거치지 않고 금융사기를 벌이는 일당들도 숱하게 경찰에 붙잡히고 있는만큼, 시민들의 주의와 수사기관의 발빠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화면제공: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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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이 사라졌어요!”…노부부 전화금융사기 피해 막은 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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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2-02-08 11:56:14
"아들이 아프다고 돈을 부치라는 전화가 왔는데… 남편이 사라졌어요!"
오전 근무가 한창인 부산의 한 지구대. 잔뜩 흥분한 70대 여성이 지구대로 달려왔습니다.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당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크게 당황한 기색인 노인과의 대화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경찰관 한 명이 노인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아침 시간 잠시 외출을 했다 갑작스럽게 전화를 받은 노인. 전화를 건 사람은 서울에 사는 둘째 아들이 갑자기 아프다며 돈을 보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혹시 몰라 걸려온 전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는데요. 결국 아들에게 전화를 하니 자신에게는 그런 일이 없다며 오히려 어머니를 걱정했다고 합니다. 마음을 놓은 노인은 급히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집에 있어야 할 남편이 사라졌습니다.
노인은 남편도 비슷한 전화를 받고 나간 것 같다며 걱정이돼 경찰서로 달려왔습니다. 남편이 이대로면 돈을 뽑아 전달할지도 모른다고 걱정한 겁니다. 경찰관은 우선 노인을 진정시키고 은행에 인출 사실이 있는지 여부부터 확인했습니다.
동료 경찰관들이 곧장 노인과 함께 현장으로 출동하고 상황을 파악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계좌에서 900만 원이 인출됐습니다.
남편도 같은 전화금융사기범들의 전화를 받고 속아 돈을 뽑은 건데요. 경찰은 급히 계좌 지급을 정지하고 이번에는 사라진 노인의 남편을 찾아나섰습니다.
■ 전화금융사기 막은 신참 경찰관…아들 걱정에 뭉칫돈 들고 길 나선 아버지
이대로라면 900만 원을 고스란히 범죄자들에게 빼앗길 상황이지만, 당황하지 않고 남편에게 계속 전화를 시도하는 경찰관. 20여 분이 지났을까, 마침내 남편과 통화가 이뤄졌습니다. 경황이 없는 남편에게 경찰은 상황을 차분히 설명했지만, 아들이 위험할 수 있다며 좀처럼 경찰관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찰관의 끈질긴 설득 끝에 1시간 만에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남편.
이 전화금융사기를 막은 사람은 바로 올해 1월 임용된 새내기 경찰관이었습니다. 현장 업무가 익숙하지 않아 당황할 법도 했지만 차분한 대응으로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전화금융사기는 이미 많이 알려진만큼 '나는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런 상황이 닥치면 사기라는 점을 쉽게 파악하지 못할 때가 많은데요.
특히 이런 사기 피해가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의 경우 이같은 수법에 쉽게 당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상대로 SNS나 문자 등을 통해서 전화 통화조차 거치지 않고 금융사기를 벌이는 일당들도 숱하게 경찰에 붙잡히고 있는만큼, 시민들의 주의와 수사기관의 발빠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화면제공: 부산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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