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서 11살 여아 만난 30대, 결혼서약서·뽀뽀사진 요구

입력 2022.02.15 (00:12) 수정 2022.02.1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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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친구 만나기 힘든 요즘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만나 노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한 30대 후반 남성이 메타버스에서 만난 11살 여자아이에게 결혼 서약서를 쓰게 하고, 부적절한 사진을 요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윤현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엄마와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11살 김 모 양은 지난달 네이버의 메타버스인 '제페토'에서 한 남성을 알게 됐습니다.

이 남성은 나이를 비밀로 하자며 놀자고 했고, 본인 신용카드로 아이템도 사줬습니다.

친해진 두 사람은 서로를 공주님과 왕자님으로 불렀는데, 이 남성은 결혼 서약서를 요구했습니다.

남성이 요구한 서약서엔 김 양이 19살이 되면 결혼할 것을 약속하고, 서로가 각자의 소유물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남성은 김 양에게 헝클어진 머리와 입 벌린 사진, 뽀뽀 사진 등을 달라며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미국에 체류 중인 38살 한국인 남성이었습니다.

[김 양 아버지/음성변조 : "성인인지도 인지를 못했고, 꼬마 왕자로 알아서 계속 쉽게 접근했고 쉽게 그 가상 공간 놀이터에서 놀다 보니까 애가 점점 좀 더 빠져들고..."]

김 양 부모는 이 남성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려고 길들이는 '그루밍 성폭력'을 시도했다며, 한국 경찰과 김 양이 체류 중인 캐나다 경찰에 각각 신고했습니다.

한국 경찰은 네이버 측에서 남성 신원을 받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방침인데, 수사가 잘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신민영/변호사 : "한국 국적이라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외국에 있으면 임의로 경찰서에 출두하지 않는 이상 강제 수사를 진행할 수 없는 그런 한계가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제페토'의 국내 이용자 가운데 절반은 7살에서 18살 사이 청소년입니다.

최근 3년 동안 경찰에 신고된 '메타버스' 성범죄 사건은 노출 사진을 요구해 성 착취물을 만들거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보낸 경우 등이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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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2-15 00: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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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친구 만나기 힘든 요즘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만나 노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한 30대 후반 남성이 메타버스에서 만난 11살 여자아이에게 결혼 서약서를 쓰게 하고, 부적절한 사진을 요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윤현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엄마와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11살 김 모 양은 지난달 네이버의 메타버스인 '제페토'에서 한 남성을 알게 됐습니다.

이 남성은 나이를 비밀로 하자며 놀자고 했고, 본인 신용카드로 아이템도 사줬습니다.

친해진 두 사람은 서로를 공주님과 왕자님으로 불렀는데, 이 남성은 결혼 서약서를 요구했습니다.

남성이 요구한 서약서엔 김 양이 19살이 되면 결혼할 것을 약속하고, 서로가 각자의 소유물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남성은 김 양에게 헝클어진 머리와 입 벌린 사진, 뽀뽀 사진 등을 달라며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알고 보니, 이 남성은 미국에 체류 중인 38살 한국인 남성이었습니다.

[김 양 아버지/음성변조 : "성인인지도 인지를 못했고, 꼬마 왕자로 알아서 계속 쉽게 접근했고 쉽게 그 가상 공간 놀이터에서 놀다 보니까 애가 점점 좀 더 빠져들고..."]

김 양 부모는 이 남성이 아동을 성적으로 착취하려고 길들이는 '그루밍 성폭력'을 시도했다며, 한국 경찰과 김 양이 체류 중인 캐나다 경찰에 각각 신고했습니다.

한국 경찰은 네이버 측에서 남성 신원을 받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방침인데, 수사가 잘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신민영/변호사 : "한국 국적이라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외국에 있으면 임의로 경찰서에 출두하지 않는 이상 강제 수사를 진행할 수 없는 그런 한계가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네이버 '제페토'의 국내 이용자 가운데 절반은 7살에서 18살 사이 청소년입니다.

최근 3년 동안 경찰에 신고된 '메타버스' 성범죄 사건은 노출 사진을 요구해 성 착취물을 만들거나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보낸 경우 등이었습니다.

KBS 뉴스 윤현서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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