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매년 4명꼴로 ‘순직’…대선 후보 공약은?

입력 2022.02.19 (06:41) 수정 2022.02.1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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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택 물류창고 화재 진압 중 소방관 3명이 목숨을 잃은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난 10년간 순직한 소방공무원만 47명.

매년 네 명꼴로 근무 중 목숨을 잃고 있는데요.

대선 후보들도 잇따라 소방관에 대한 공약을 내놨습니다.

어떤 해법을 제시했을까요?

박영민 기자가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28년 차 소방관 김미숙 씨는 15년 넘게 교대근무를 하다, 3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공무상 재해로 승인 받지 못했습니다.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성이 인정되려면, 교대 근무 기간이 적어도 20년은 돼야 하는데, 이에 못 미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김미숙/경기 여주소방서 소방위 : "야간 근무한 시간, 그 15년 7개월을 딱 잘라 가지고, 그 기간(20년)에 부족하니까 '너는 불승인되어야 한다'라고 했을 때는 정말 납득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더 큰 어려움은 공무상 재해로 다시 인정받기 위해선 업무와의 인과성 입증을 모두 김 씨 본인이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김미숙/경기 여주소방서 소방위 : "서류를 준비해서 다시금 요청을 해야 하는데, 정말 체력적으로 치료를 받느라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그것을 견디고 이겨나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이 입증 책임을 소방관 개인이 아닌 국가가 지도록 하는 '공상 추정법'을 도입했습니다.

우리나라도 20대 국회 때 추진됐지만, 기한을 넘겨 폐기됐고 이번 국회 들어서도 지난해 발의됐지만, 아직 계류 중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 '공상 추정법'의 도입을 약속했습니다.

또, 이 후보는 3조 2교대 근무를 4조 2교대로 개선하겠다고 했고 심 후보는 재정 지원을 통해 출동수당을 현실화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더 이상 죽기 싫다 이 말을 언제까지 외쳐야 합니까!"]

육체적인 질병뿐만이 아닙니다.

매일 생사의 현장에서 극한의 위험과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소방관들의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는 5년 새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매년 11명 정도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고 있습니다.

[정은애/소방공무원노조 위원장 : "지난 10년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에 나섰다가 순직하거나 트라우마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방관이 무려 100명이 넘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 문제를 1순위 해결 과제로 꼽았습니다.

이를 위해 '소방심신수련원'을 건설하고 마음 건강 강화 프로그램 예산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공상과 순직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 체계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지난달 평택에서 소방관 3명이 순직한 사고와 관련해, 가장 위험한 재난 현장 맨 앞에 서는 이 소방관들이 안전하게 공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하며, 이들의 보호 대책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황종원/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김지혜/화면제공:F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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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관 매년 4명꼴로 ‘순직’…대선 후보 공약은?
    • 입력 2022-02-19 06:41:57
    • 수정2022-02-19 08: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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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택 물류창고 화재 진압 중 소방관 3명이 목숨을 잃은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지난 10년간 순직한 소방공무원만 47명.

매년 네 명꼴로 근무 중 목숨을 잃고 있는데요.

대선 후보들도 잇따라 소방관에 대한 공약을 내놨습니다.

어떤 해법을 제시했을까요?

박영민 기자가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리포트]

28년 차 소방관 김미숙 씨는 15년 넘게 교대근무를 하다, 3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공무상 재해로 승인 받지 못했습니다.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성이 인정되려면, 교대 근무 기간이 적어도 20년은 돼야 하는데, 이에 못 미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김미숙/경기 여주소방서 소방위 : "야간 근무한 시간, 그 15년 7개월을 딱 잘라 가지고, 그 기간(20년)에 부족하니까 '너는 불승인되어야 한다'라고 했을 때는 정말 납득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더 큰 어려움은 공무상 재해로 다시 인정받기 위해선 업무와의 인과성 입증을 모두 김 씨 본인이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김미숙/경기 여주소방서 소방위 : "서류를 준비해서 다시금 요청을 해야 하는데, 정말 체력적으로 치료를 받느라 견디기 힘든 상황에서, 그것을 견디고 이겨나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이 입증 책임을 소방관 개인이 아닌 국가가 지도록 하는 '공상 추정법'을 도입했습니다.

우리나라도 20대 국회 때 추진됐지만, 기한을 넘겨 폐기됐고 이번 국회 들어서도 지난해 발의됐지만, 아직 계류 중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 '공상 추정법'의 도입을 약속했습니다.

또, 이 후보는 3조 2교대 근무를 4조 2교대로 개선하겠다고 했고 심 후보는 재정 지원을 통해 출동수당을 현실화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더 이상 죽기 싫다 이 말을 언제까지 외쳐야 합니까!"]

육체적인 질병뿐만이 아닙니다.

매일 생사의 현장에서 극한의 위험과 스트레스에 노출되면서 소방관들의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는 5년 새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매년 11명 정도가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고 있습니다.

[정은애/소방공무원노조 위원장 : "지난 10년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현장에 나섰다가 순직하거나 트라우마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방관이 무려 100명이 넘습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 문제를 1순위 해결 과제로 꼽았습니다.

이를 위해 '소방심신수련원'을 건설하고 마음 건강 강화 프로그램 예산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공상과 순직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 체계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대선 후보들은 지난달 평택에서 소방관 3명이 순직한 사고와 관련해, 가장 위험한 재난 현장 맨 앞에 서는 이 소방관들이 안전하게 공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져야 하며, 이들의 보호 대책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 황종원/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김지혜/화면제공:F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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