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자동차 반도체 대란, 20년 갈 수도”

입력 2022.02.21 (18:04) 수정 2022.02.21 (18:2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자동차 반도체 대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언제 끝나냐? 하면 20년 걸릴 거라는 전문가도 있을 정돕니다.

오늘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 안 그래도 지난주엔 난 이 불이 화제였어요,

대서양을 횡단하던 화물선에 불이 났는데, 안에 어마어마한 게 들어있었다고요?

[기자]

네, 파나마 선적 펄리시티 에이스호, 자동차 운반선입니다.

독일 떠나서 미국으로 가던 중이었는데, 그 안에는 벤틀리, 포르쉐,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 차, 이른바 '슈퍼카'가 무려 4천 대 실려있었습니다.

뱃머리부터 후미까지 다 탔는데, 불이 안 꺼진답니다.

요즘 고급 차들도 전기차가 많거든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불이 붙으면 잘 안 꺼집니다.

[앵커]

하, 저도 차 좋아하는데요, 피해가 상당하겠네요?

[기자]

네, 옛날엔 저런 사고가 나면 보험은 들었나? 얼마나 돌려받나?

이런 게 관심사였지만, 지금은 '저거 사기로 했던 사람들 어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지?'가 뉴스거리입니다.

실제로 요즘 자동차 시장, 조금만 인기 있는 차는 모두 다 기다려야 합니다.

국내 사정은 이렇습니다.

조금만 인기 있는 차종은 6개월은 기본입니다.

1년 기다려야 하는 차종도 적지 않은데, 주문을 하고 1년 기다린다, 믿기 어렵지만 지금 현실입니다.

그래서 '중고차'도 덩달아 비싸졌습니다.

인기 있는 화물차 가격은 이렇게 올랐고요.

이젠 오래되지 않은 차라면 새 차와 큰 차이 없습니다.

이마저도 없어서 못 팝니다.

[앵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기자]

미국은 이미 중고찻값 때문에 인플레이션 못 잡는 상황 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고차 가격은 1년 전보다 40% 넘게 뛰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 상황이 정상이 아니다"고까지 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미 상무부에 따르면, 차 반도체 수요는 17%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40일 치에 달했던 반도체 재고량은 최근 5일 치에도 못 미칩니다.

지금 반도체 주문 후 인도받기까지 최소 25주, 6개월 이상 걸립니다.

[앵커]

업계에선 올해도 공급난이 풀리지 않을 거로 내다보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반도체 공장 가동률이 90% 이상인데도, 말 그대로 '풀 가동'인데도 해소가 안 되니깐요,

좀 무시무시한 발언이기도 한데, 삼성전자와 TSMC가 서로 한 대만 더 달라고 사정하는, 반도체 '노광장비' 만드는 유럽 회사 ASML 아시죠?

여기 회장님, "20년 뒤에도 반도체가 부족할 수 있다"는 말도 최근 했습니다.

[앵커]

진짜요? 너무한데요?

자동차 시장에 추세적인 변화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지금 공급 부족 현상 자체도 공급난을 가중 시키지만, 차 자체가 전기차로 넘어가면서 차에 넣는 반도체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해 3년 뒤엔 1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과거엔 별로 부가가치 없는 반도체여서 작은 회사들이 만들던 게 차량용 반도체인데, 상황이 변한 겁니다.

인텔도 파운드리 통해 차량용 반도체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회사 하나도 인수하기로 했고, 한 120조 원 들여서 지금 애리조나 등지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또 지으려고 합니다.

타이완 TSMC도 미국과 일본에 새 공장을 짓고, 삼성전자도 미 텍사스주 테일러 시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그래서 차량용 반도체 회사, 전장 회사 인수할 거라고 저번에 말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서서 곧 좋은 소식 알려주겠다, 했는데 소식이 없죠?

상황이 그럴 만도 한 게, 최근에 미국 엔비디아가 미국, 영국의 반대에 부딪혀 영국 반도체 기업 ARM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각국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승인 심사가 굉장히 까다로워졌기 때문인데, 앞서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의 인수합병이 중국의 승인 거부로 무산되기도 했죠?

큰 회사가 큰 돈 써서 다른 회사 인수하는 거, 이게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진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이면엔 공급망 주도권을 둘러싼 다툼이 자리하고 있고요.

세계화, 분업 이런 것보다는 자국 중심주의가 강화되는 메가 트렌드 변화도 작용할 겁니다.

당장 유럽도 '반도체칩 법'을 만들어서 앞으로 세계 반도체 20%를 유럽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막대한 투자를 한다고 했습니다.

세계화의 큰 물결이 바뀌는 상황이 이 반도체 시장, 특히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도 큰 영향 줄 것 같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자동차 반도체 대란, 20년 갈 수도”
    • 입력 2022-02-21 18:04:53
    • 수정2022-02-21 18:20:16
    통합뉴스룸ET
[앵커]

자동차 반도체 대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언제 끝나냐? 하면 20년 걸릴 거라는 전문가도 있을 정돕니다.

오늘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 안 그래도 지난주엔 난 이 불이 화제였어요,

대서양을 횡단하던 화물선에 불이 났는데, 안에 어마어마한 게 들어있었다고요?

[기자]

네, 파나마 선적 펄리시티 에이스호, 자동차 운반선입니다.

독일 떠나서 미국으로 가던 중이었는데, 그 안에는 벤틀리, 포르쉐, 람보르기니 같은 고급 차, 이른바 '슈퍼카'가 무려 4천 대 실려있었습니다.

뱃머리부터 후미까지 다 탔는데, 불이 안 꺼진답니다.

요즘 고급 차들도 전기차가 많거든요.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불이 붙으면 잘 안 꺼집니다.

[앵커]

하, 저도 차 좋아하는데요, 피해가 상당하겠네요?

[기자]

네, 옛날엔 저런 사고가 나면 보험은 들었나? 얼마나 돌려받나?

이런 게 관심사였지만, 지금은 '저거 사기로 했던 사람들 어쩌지?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지?'가 뉴스거리입니다.

실제로 요즘 자동차 시장, 조금만 인기 있는 차는 모두 다 기다려야 합니다.

국내 사정은 이렇습니다.

조금만 인기 있는 차종은 6개월은 기본입니다.

1년 기다려야 하는 차종도 적지 않은데, 주문을 하고 1년 기다린다, 믿기 어렵지만 지금 현실입니다.

그래서 '중고차'도 덩달아 비싸졌습니다.

인기 있는 화물차 가격은 이렇게 올랐고요.

이젠 오래되지 않은 차라면 새 차와 큰 차이 없습니다.

이마저도 없어서 못 팝니다.

[앵커]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잖아요?

[기자]

미국은 이미 중고찻값 때문에 인플레이션 못 잡는 상황 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고차 가격은 1년 전보다 40% 넘게 뛰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 상황이 정상이 아니다"고까지 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미 상무부에 따르면, 차 반도체 수요는 17%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40일 치에 달했던 반도체 재고량은 최근 5일 치에도 못 미칩니다.

지금 반도체 주문 후 인도받기까지 최소 25주, 6개월 이상 걸립니다.

[앵커]

업계에선 올해도 공급난이 풀리지 않을 거로 내다보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반도체 공장 가동률이 90% 이상인데도, 말 그대로 '풀 가동'인데도 해소가 안 되니깐요,

좀 무시무시한 발언이기도 한데, 삼성전자와 TSMC가 서로 한 대만 더 달라고 사정하는, 반도체 '노광장비' 만드는 유럽 회사 ASML 아시죠?

여기 회장님, "20년 뒤에도 반도체가 부족할 수 있다"는 말도 최근 했습니다.

[앵커]

진짜요? 너무한데요?

자동차 시장에 추세적인 변화가 있는 건가요?

[기자]

네, 지금 공급 부족 현상 자체도 공급난을 가중 시키지만, 차 자체가 전기차로 넘어가면서 차에 넣는 반도체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유지해 3년 뒤엔 1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과거엔 별로 부가가치 없는 반도체여서 작은 회사들이 만들던 게 차량용 반도체인데, 상황이 변한 겁니다.

인텔도 파운드리 통해 차량용 반도체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 회사 하나도 인수하기로 했고, 한 120조 원 들여서 지금 애리조나 등지에 새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또 지으려고 합니다.

타이완 TSMC도 미국과 일본에 새 공장을 짓고, 삼성전자도 미 텍사스주 테일러 시에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습니다.

[앵커]

삼성전자가 그래서 차량용 반도체 회사, 전장 회사 인수할 거라고 저번에 말하지 않았나요?

[기자]

네,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서서 곧 좋은 소식 알려주겠다, 했는데 소식이 없죠?

상황이 그럴 만도 한 게, 최근에 미국 엔비디아가 미국, 영국의 반대에 부딪혀 영국 반도체 기업 ARM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각국 경쟁 당국의 기업 결합 승인 심사가 굉장히 까다로워졌기 때문인데, 앞서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의 인수합병이 중국의 승인 거부로 무산되기도 했죠?

큰 회사가 큰 돈 써서 다른 회사 인수하는 거, 이게 사실상 거의 불가능해진 느낌이 있습니다.

물론 이면엔 공급망 주도권을 둘러싼 다툼이 자리하고 있고요.

세계화, 분업 이런 것보다는 자국 중심주의가 강화되는 메가 트렌드 변화도 작용할 겁니다.

당장 유럽도 '반도체칩 법'을 만들어서 앞으로 세계 반도체 20%를 유럽에서 만들어야 한다며 막대한 투자를 한다고 했습니다.

세계화의 큰 물결이 바뀌는 상황이 이 반도체 시장, 특히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도 큰 영향 줄 것 같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