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MZ세대, 대체육인기…“고기라 부르지 마라”

입력 2022.02.22 (18:05) 수정 2022.02.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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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맛이나 식감은 고기 같은데, 실제로는 고기가 전혀 안 들어간 고기.

바로 '콩고기'로 많이 알려진 대체육입니다.

건강과 환경을 위해서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대체육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뜨고 있는 대체육에 대해 박민경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대체육을 왜 콩고기라고 부르는 겁니까?

[기자]

네, 대체육을 만들 때 대두나 병아리 콩 같은 다양한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전분이나 해조류, 곤약과 같은 식물성 재료 등을 섞어서 고기의 맛과 식감, 색까지도 비슷하게 만들어냅니다.

고기를 대체해서 먹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대체육이라고도 부릅니다.

[앵커]

예전에는 대체육 제품들이 한정적이었는데, 요즘은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죠?

[기자]

네, 맞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대체육으로 만든 식품들을 찾아봤는데요.

떡갈비나 완자, 햄버거 패티와 너겟은 물론이고 만두나 볶음밥, 파스타 소스 불고기나 육포로도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보통은 돼지고기나 소고기, 닭고기로 만드는 음식들이지만 고기는 아예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샌드위치나 함박스테이크 도시락, 편의점 도시락에도 이 대체육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눈으로는 기존의 고기 제품과 차이점을 알기 어렵습니다.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특유의 냄새나 식감도 크게 개선돼 대체육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경한/서울 강남구 : "고기랑 크게 다른 점을 모르겠고 건강에는 훨씬 좋은 맛이라서 저는 자주 즐겨 먹는 편입니다."]

[서미희/서울 송파구 : "처음에는 좀 신기했고 그래서 호기심에도 먹어 보고, 또 먹어보니까 괜찮았어요. 여성한테는 콩 종류가 좋다고 하니까 그래서 더 먹고 싶은데요."]

[앵커]

이 대체육 관련 기술은 올해 국제전자제품 박람회 CES에서 5대 기술 트렌드로 꼽힐 정도로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6조 5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또 '20년 뒤에는 대체육이 전체 육류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이런 전망까지 나올만큼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55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1년 새 35%나 성장했습니다.

대체육은 동물 복지나 환경 보전 문제와 맞물리면서 채식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환영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일수록 이런 소비에 더 호응해 MZ세대 10명 중 7명이 대체육 제품에 긍정적이란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대체육과 관련해 축산업계와 갈등도 있다고 하던데요.

축산업계에서 대체육에 '고기'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해달라 이렇게 정부에 요청했다던데,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정부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대체 육류 제품 소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축산업계가 이에 반발하면서 대체육 제품에 '고기'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들어가지도 않은 원료인 '고기'를 제품에 표기해서 소비자에게 혼동을 준다는 이유입니다.

또 탄소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도 희박하다는 입장입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황명철/전국한우협회 한우정책연구소 부소장 : "대체육은 공장이나 실험실에서 생산되지 않습니까. 생산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쓰는데 그 에너지는 주로 화석 연료라는 것이죠."]

[앵커]

표기 문제는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닐 것 같은데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했나요?

[기자]

맞습니다. 대체육 소비가 활성화된 다른 나라에서도 명칭 논란은 있었습니다.

미국 미주리주 등에서는 고기란 표현 사용이 금지됐고, 유럽의회에서는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 등 지역에 따라 엇갈립니다.

우리나라 역시 대체육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대체육 업계에서도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김창진/대체육 판매업체 이사 : "식물성이란 단어를 쓰면 뒤에 어떤 제품명이 나와도 무방하다는 (식약처) 발표가 있었는데, 승인해주는 관련 지자체에 제품명을 문의했을 때 그게 지자체까지 전달이 잘 안 되는 건지 (혼선이 있었어요)."]

이렇게 논란이 계속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체 육류 제품의 명칭과 분류 방안을 검토하고 관련 업계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규정을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촬영기자:이경구 김상하/영상편집:이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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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22 18:05:30
    • 수정2022-02-22 18:20:58
    통합뉴스룸ET
[앵커]

맛이나 식감은 고기 같은데, 실제로는 고기가 전혀 안 들어간 고기.

바로 '콩고기'로 많이 알려진 대체육입니다.

건강과 환경을 위해서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대체육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요즘 뜨고 있는 대체육에 대해 박민경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대체육을 왜 콩고기라고 부르는 겁니까?

[기자]

네, 대체육을 만들 때 대두나 병아리 콩 같은 다양한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전분이나 해조류, 곤약과 같은 식물성 재료 등을 섞어서 고기의 맛과 식감, 색까지도 비슷하게 만들어냅니다.

고기를 대체해서 먹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대체육이라고도 부릅니다.

[앵커]

예전에는 대체육 제품들이 한정적이었는데, 요즘은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죠?

[기자]

네, 맞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대체육으로 만든 식품들을 찾아봤는데요.

떡갈비나 완자, 햄버거 패티와 너겟은 물론이고 만두나 볶음밥, 파스타 소스 불고기나 육포로도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보통은 돼지고기나 소고기, 닭고기로 만드는 음식들이지만 고기는 아예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샌드위치나 함박스테이크 도시락, 편의점 도시락에도 이 대체육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눈으로는 기존의 고기 제품과 차이점을 알기 어렵습니다.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특유의 냄새나 식감도 크게 개선돼 대체육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김경한/서울 강남구 : "고기랑 크게 다른 점을 모르겠고 건강에는 훨씬 좋은 맛이라서 저는 자주 즐겨 먹는 편입니다."]

[서미희/서울 송파구 : "처음에는 좀 신기했고 그래서 호기심에도 먹어 보고, 또 먹어보니까 괜찮았어요. 여성한테는 콩 종류가 좋다고 하니까 그래서 더 먹고 싶은데요."]

[앵커]

이 대체육 관련 기술은 올해 국제전자제품 박람회 CES에서 5대 기술 트렌드로 꼽힐 정도로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대체육 시장 규모는 6조 5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또 '20년 뒤에는 대체육이 전체 육류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이다' 이런 전망까지 나올만큼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155억 원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1년 새 35%나 성장했습니다.

대체육은 동물 복지나 환경 보전 문제와 맞물리면서 채식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환영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일수록 이런 소비에 더 호응해 MZ세대 10명 중 7명이 대체육 제품에 긍정적이란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대체육과 관련해 축산업계와 갈등도 있다고 하던데요.

축산업계에서 대체육에 '고기'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해달라 이렇게 정부에 요청했다던데, 이유가 궁금하네요.

[기자]

네, 정부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대체 육류 제품 소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축산업계가 이에 반발하면서 대체육 제품에 '고기'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겁니다.

들어가지도 않은 원료인 '고기'를 제품에 표기해서 소비자에게 혼동을 준다는 이유입니다.

또 탄소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도 희박하다는 입장입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황명철/전국한우협회 한우정책연구소 부소장 : "대체육은 공장이나 실험실에서 생산되지 않습니까. 생산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쓰는데 그 에너지는 주로 화석 연료라는 것이죠."]

[앵커]

표기 문제는 우리나라의 문제만은 아닐 것 같은데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했나요?

[기자]

맞습니다. 대체육 소비가 활성화된 다른 나라에서도 명칭 논란은 있었습니다.

미국 미주리주 등에서는 고기란 표현 사용이 금지됐고, 유럽의회에서는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는 등 지역에 따라 엇갈립니다.

우리나라 역시 대체육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 보니, 대체육 업계에서도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김창진/대체육 판매업체 이사 : "식물성이란 단어를 쓰면 뒤에 어떤 제품명이 나와도 무방하다는 (식약처) 발표가 있었는데, 승인해주는 관련 지자체에 제품명을 문의했을 때 그게 지자체까지 전달이 잘 안 되는 건지 (혼선이 있었어요)."]

이렇게 논란이 계속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대체 육류 제품의 명칭과 분류 방안을 검토하고 관련 업계 등의 의견 수렴을 거쳐 규정을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촬영기자:이경구 김상하/영상편집:이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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