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시멘트 땜질 사실로”…허술한 문화재청 지침이 원인

입력 2022.02.24 (19:27) 수정 2022.02.24 (19: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KBS 보도 이후 대구시가 긴급 조사한 결과 세계문화유산 대구 도동서원의 시멘트 땜질 보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문화재청과 대구시의 허술한 관리 감독 체계가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네스코 세계유산 대구 도동서원을 시멘트로 땜질 보수했다는 KBS의 보도 직후 대구시가 긴급 조사에 나섰습니다.

대구시는 유생들의 공부 공간인 ‘거의재’에 시멘트를 사용한 것을 확인했고 다른 건물도 조사 중입니다.

대구시에 시멘트 사용 의혹 신고가 여러 번 접수됐고, 문화재청에 제출한 보고서에도 시멘트 사용 내역이 기재돼 있었다는 KBS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문화재청과 대구시는 몰랐다고 말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2020년에) 외부 쪽에만 점검했었고 실제 내부 쪽에는 확인을 못 했어요. (보고) 건수로 따지면 몇만 건이 되다 보니까 사실 일일이 세세하게 저희들이 (알기가 어렵습니다).”]

[대구시 관계자 : “놓친 부분입니다. 그건 뭐 저희들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요.”]

이런 문제를 초래한 것은 문화재청의 허술한 사업추진 지침이 원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지침을 보면, 관리 감독 기관인 지자체는 1년에 한 번씩 행정점검만 할 뿐, 현장 실사나 감리는 하지 않습니다.

수리 업체가 문제를 파악해 보고하지 않는 이상 관리 당국이 알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게다가 수리자격이 없어도 경험만 있으면 수리를 할 수 있게 했고, 보고를 누락해도 제재 수단이 없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경미한 수리의 지침을 정확하게 다시 해야 하고, 그러면 거기서 재료를 뭘 쓰거나 이런 거에 대해서 원칙을 분명히 지켜야 한다.”]

구조적 모순 속에 반복돼 온 땜질 처방,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고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김지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세계유산 시멘트 땜질 사실로”…허술한 문화재청 지침이 원인
    • 입력 2022-02-24 19:27:44
    • 수정2022-02-24 19:35:54
    뉴스 7
[앵커]

KBS 보도 이후 대구시가 긴급 조사한 결과 세계문화유산 대구 도동서원의 시멘트 땜질 보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문화재청과 대구시의 허술한 관리 감독 체계가 근본 원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이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유네스코 세계유산 대구 도동서원을 시멘트로 땜질 보수했다는 KBS의 보도 직후 대구시가 긴급 조사에 나섰습니다.

대구시는 유생들의 공부 공간인 ‘거의재’에 시멘트를 사용한 것을 확인했고 다른 건물도 조사 중입니다.

대구시에 시멘트 사용 의혹 신고가 여러 번 접수됐고, 문화재청에 제출한 보고서에도 시멘트 사용 내역이 기재돼 있었다는 KBS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문화재청과 대구시는 몰랐다고 말합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2020년에) 외부 쪽에만 점검했었고 실제 내부 쪽에는 확인을 못 했어요. (보고) 건수로 따지면 몇만 건이 되다 보니까 사실 일일이 세세하게 저희들이 (알기가 어렵습니다).”]

[대구시 관계자 : “놓친 부분입니다. 그건 뭐 저희들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요.”]

이런 문제를 초래한 것은 문화재청의 허술한 사업추진 지침이 원인이란 지적이 나옵니다.

지침을 보면, 관리 감독 기관인 지자체는 1년에 한 번씩 행정점검만 할 뿐, 현장 실사나 감리는 하지 않습니다.

수리 업체가 문제를 파악해 보고하지 않는 이상 관리 당국이 알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게다가 수리자격이 없어도 경험만 있으면 수리를 할 수 있게 했고, 보고를 누락해도 제재 수단이 없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경미한 수리의 지침을 정확하게 다시 해야 하고, 그러면 거기서 재료를 뭘 쓰거나 이런 거에 대해서 원칙을 분명히 지켜야 한다.”]

구조적 모순 속에 반복돼 온 땜질 처방, 소중한 문화재를 지키고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최동희/그래픽:김지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