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돈 펑펑 쓸 땐 언제고…교직원에 발전기금 읍소

입력 2022.02.25 (17:21) 수정 2022.02.2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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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사립대학교인 경성대학교가 교직원을 상대로 발전기금을 모금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교법인 이사장은 규정에도 없는 급여를 받다가 1심에서 유죄 판결까지 받았는데, 학교 측이 재정 부담을 교직원에게 떠넘긴다는 겁니다.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성대 교직원들이 접속하는 직원용 인터넷 홈페이지입니다.

첫 화면을 띄우자 특별기금 모금 참여 인원과 모금액 현황이 나옵니다.

경성대는 지난해 말 '법인 전입금 확보'를 위해 모든 교직원을 상대로 기부금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법인전입금은 학교법인이 대학 운영을 위해 내는 돈으로, '재정 기여도' 등 교육부 평가에 꼭 필요하다며 교직원의 발전기금 약정을 호소한 겁니다.

예결산서를 확인해 보니, 학교법인인 한성학원에서 지난해 경성대에 넣은 법인전입금은 4천만 원.

학교 운영 예산의 0.4%인 5억 원가량을 전입금으로 넣기로 돼 있지만, 올해 예산도 1억 8천만 원 수준입니다.

반면 상근도 하지 않는 이사장에겐 6년 동안 9억 원 가까운 급여가 지급됐고, 이 때문에 이사장은 최근 1심에서 업무상 배임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교수협의회와 노조 등은 이사장에게 돈을 펑펑 쓰던 학교법인이 재정부담을 교직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정은/경성대 교수 : "로그인해서 들어갈 때마다 발전기금 내역을 개인별로 얼마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반대로 학교에서 이것을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잖아요. 당장 교수들은 재임용도 걸려 있고, 승진도 걸려 있는데 압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경성대는 코로나19와 경기침체 등으로 외부 기부금 모금에 한계가 있어 발전기금조성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금 조성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며 강압적인 모금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김창한 정운호/영상편집:전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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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인 돈 펑펑 쓸 땐 언제고…교직원에 발전기금 읍소
    • 입력 2022-02-25 17:21:38
    • 수정2022-02-25 17: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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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산의 사립대학교인 경성대학교가 교직원을 상대로 발전기금을 모금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교법인 이사장은 규정에도 없는 급여를 받다가 1심에서 유죄 판결까지 받았는데, 학교 측이 재정 부담을 교직원에게 떠넘긴다는 겁니다.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성대 교직원들이 접속하는 직원용 인터넷 홈페이지입니다.

첫 화면을 띄우자 특별기금 모금 참여 인원과 모금액 현황이 나옵니다.

경성대는 지난해 말 '법인 전입금 확보'를 위해 모든 교직원을 상대로 기부금 모집을 시작했습니다.

법인전입금은 학교법인이 대학 운영을 위해 내는 돈으로, '재정 기여도' 등 교육부 평가에 꼭 필요하다며 교직원의 발전기금 약정을 호소한 겁니다.

예결산서를 확인해 보니, 학교법인인 한성학원에서 지난해 경성대에 넣은 법인전입금은 4천만 원.

학교 운영 예산의 0.4%인 5억 원가량을 전입금으로 넣기로 돼 있지만, 올해 예산도 1억 8천만 원 수준입니다.

반면 상근도 하지 않는 이사장에겐 6년 동안 9억 원 가까운 급여가 지급됐고, 이 때문에 이사장은 최근 1심에서 업무상 배임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교수협의회와 노조 등은 이사장에게 돈을 펑펑 쓰던 학교법인이 재정부담을 교직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정은/경성대 교수 : "로그인해서 들어갈 때마다 발전기금 내역을 개인별로 얼마를 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데, 반대로 학교에서 이것을 관리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잖아요. 당장 교수들은 재임용도 걸려 있고, 승진도 걸려 있는데 압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경성대는 코로나19와 경기침체 등으로 외부 기부금 모금에 한계가 있어 발전기금조성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금 조성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된다며 강압적인 모금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김창한 정운호/영상편집:전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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