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가족 걱정에 뜬눈으로 밤새…국내 거주 우크라이나인들의 호소

입력 2022.02.26 (07:12) 수정 2022.02.2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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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한국에 머물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은 가족들 걱정으로 밤을 새웠다고 합니다.

국내 거주 중인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정해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미술작가인 마리아 씨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돈바스 전쟁이 터진 뒤 러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왔습니다.

뉴스를 접한 뒤 당시의 참혹한 상황이 떠올라 급히 부모에게 연락했습니다.

[마리아 제르노주코바/국내 6년 거주 : "(부모님께서) 새벽부터 폭탄이 터졌을 때는 굉장히 무섭다라고...창문 유리가 흔들리고 굉장히 소리가 너무 크고..."]

7년 전 고국을 떠나 현재는 국내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알리나 씨.

코로나 탓에 2년여 전 마지막으로 가족을 봤는데, 부모의 이 말에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알리나 쉬만스카/국내 7년 거주 : "인근 지역이 폭격 중이니까... 저보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고, 박사학위를 꼭 땄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씀이 물론 저를 굉장히 울렸습니다."]

한국인과 결혼해 국내에 정착한 아나스타샤 씨는 올 여름 가족을 만나려고 비행기 표까지 예약해 놨지만, 기약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아나스타샤 코즈루/국내 7년 거주 : "제가 이제 아빠 볼 수 있다. 막 되게 행복해하고 있었는데...다 잘 해결된다고 믿고, 그런 말 하고 싶고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국내에 머물고 있는 우크라이나인은 지난달 기준 약 3천8백 명으로, 이중 절반은 재외동포와 방문취업 비자로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일주일 전 국내에 들어온 신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국제 제재 동참에 감사하다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국내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번 주말,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를 열고 러시아 대사관 앞에 모여 항의 집회도 열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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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 가족 걱정에 뜬눈으로 밤새…국내 거주 우크라이나인들의 호소
    • 입력 2022-02-26 07:12:15
    • 수정2022-02-26 07:2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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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한국에 머물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은 가족들 걱정으로 밤을 새웠다고 합니다.

국내 거주 중인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정해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미술작가인 마리아 씨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서 돈바스 전쟁이 터진 뒤 러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왔습니다.

뉴스를 접한 뒤 당시의 참혹한 상황이 떠올라 급히 부모에게 연락했습니다.

[마리아 제르노주코바/국내 6년 거주 : "(부모님께서) 새벽부터 폭탄이 터졌을 때는 굉장히 무섭다라고...창문 유리가 흔들리고 굉장히 소리가 너무 크고..."]

7년 전 고국을 떠나 현재는 국내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알리나 씨.

코로나 탓에 2년여 전 마지막으로 가족을 봤는데, 부모의 이 말에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알리나 쉬만스카/국내 7년 거주 : "인근 지역이 폭격 중이니까... 저보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고, 박사학위를 꼭 땄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씀이 물론 저를 굉장히 울렸습니다."]

한국인과 결혼해 국내에 정착한 아나스타샤 씨는 올 여름 가족을 만나려고 비행기 표까지 예약해 놨지만, 기약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아나스타샤 코즈루/국내 7년 거주 : "제가 이제 아빠 볼 수 있다. 막 되게 행복해하고 있었는데...다 잘 해결된다고 믿고, 그런 말 하고 싶고요. 우크라이나에 대해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국내에 머물고 있는 우크라이나인은 지난달 기준 약 3천8백 명으로, 이중 절반은 재외동포와 방문취업 비자로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일주일 전 국내에 들어온 신임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의 국제 제재 동참에 감사하다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국내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들은 이번 주말,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를 열고 러시아 대사관 앞에 모여 항의 집회도 열 계획입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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