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덮칠 뻔한 합천 산불…“뜬눈으로 밤새”

입력 2022.03.01 (22:07) 수정 2022.03.0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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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합천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고령으로 확산하면서 밤사이 합천과 고령 주민 500여 명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헬기 30여 대와 인력 800여 명이 동원됐지만, 건조한 날씨 속에 피해 면적도 넓어 불을 끄는 데 27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합천군 율곡면의 한 마을회관, 주민 네다섯 명이 대피해 있습니다.

밤사이 잔불이 민가로 확산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한인도/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 "우리 집 마을 뒤에서 막 불이 벌겋게 올라오는데 간이, 손이 벌벌 떨리고 그랬어요. 밤에 겁이 나서 여기 대피 와서 밤에 하나도 못 잤다."]

다행히 주택이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산불이 난 지점과 맞닿은 곳에 사는 주민들은 지금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윤남옥/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 "뭐라고 말할 수가 없고요. 산소도 다 타고 산도 다 타고 저 위에서 불이 내려오니까 정말로 떨리는 마음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합천군 율곡면 산불은 이틀째인 오늘까지 산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헬기 39대와 진화인력 8백여 명이 투입됐지만 산불 연기가 자욱해 한때 일부 헬기가 뜨지 못하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권장현/서부지방산림청장 "시계가 안 좋아서 굉장히 헬기 진화작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불이 워낙 동시에 많은 지역에 확산해 있기 때문에 그 연기로 인해서 시계가 안 좋습니다."]

경남 전역은 물론 전국에서 동원된 소방차량들이 마을을 돌며 불길마다 물줄기를 뿌리고,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골짜기는 산불특수진화대가 일일이 능선을 오르며 방화선을 구축해야 했습니다.

[양수만/서부지방산림청 산림재난특수진화대 : "밤에 방화선 구축을 하면서 물을 뿌려서 살수를 해서 끌 수 있는 곳은 그렇게 끄고 (불길이) 다 잡힌 것 같아요. 마무리 잔불 정리 과정이 남아있는 것 같긴 한데..."]

피해 면적은 산림 670여 ha로, 축구장 950개 규모로 추산됩니다.

산림당국은 27시간 34분 만에 진화작업을 끝냈지만,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 속에 피해 면적도 넓어 수풀과 낙엽 등에 남은 불씨가 재발화할 것이 우려되는 탓입니다.

산림당국은 산불전문조사반을 현장에 투입해 화재 원인 등을 감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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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덮칠 뻔한 합천 산불…“뜬눈으로 밤새”
    • 입력 2022-03-01 22:07:38
    • 수정2022-03-05 13:44:31
    뉴스9(창원)
[앵커]

합천에서 발생한 산불이 경북 고령으로 확산하면서 밤사이 합천과 고령 주민 500여 명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헬기 30여 대와 인력 800여 명이 동원됐지만, 건조한 날씨 속에 피해 면적도 넓어 불을 끄는 데 27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합천군 율곡면의 한 마을회관, 주민 네다섯 명이 대피해 있습니다.

밤사이 잔불이 민가로 확산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습니다.

[한인도/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 "우리 집 마을 뒤에서 막 불이 벌겋게 올라오는데 간이, 손이 벌벌 떨리고 그랬어요. 밤에 겁이 나서 여기 대피 와서 밤에 하나도 못 잤다."]

다행히 주택이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산불이 난 지점과 맞닿은 곳에 사는 주민들은 지금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윤남옥/합천군 율곡면 노양리 : "뭐라고 말할 수가 없고요. 산소도 다 타고 산도 다 타고 저 위에서 불이 내려오니까 정말로 떨리는 마음을 이루 말할 수가 없었어요."]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합천군 율곡면 산불은 이틀째인 오늘까지 산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헬기 39대와 진화인력 8백여 명이 투입됐지만 산불 연기가 자욱해 한때 일부 헬기가 뜨지 못하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권장현/서부지방산림청장 "시계가 안 좋아서 굉장히 헬기 진화작업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불이 워낙 동시에 많은 지역에 확산해 있기 때문에 그 연기로 인해서 시계가 안 좋습니다."]

경남 전역은 물론 전국에서 동원된 소방차량들이 마을을 돌며 불길마다 물줄기를 뿌리고,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골짜기는 산불특수진화대가 일일이 능선을 오르며 방화선을 구축해야 했습니다.

[양수만/서부지방산림청 산림재난특수진화대 : "밤에 방화선 구축을 하면서 물을 뿌려서 살수를 해서 끌 수 있는 곳은 그렇게 끄고 (불길이) 다 잡힌 것 같아요. 마무리 잔불 정리 과정이 남아있는 것 같긴 한데..."]

피해 면적은 산림 670여 ha로, 축구장 950개 규모로 추산됩니다.

산림당국은 27시간 34분 만에 진화작업을 끝냈지만, 잔불 정리와 뒷불 감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건조한 날씨 속에 피해 면적도 넓어 수풀과 낙엽 등에 남은 불씨가 재발화할 것이 우려되는 탓입니다.

산림당국은 산불전문조사반을 현장에 투입해 화재 원인 등을 감식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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