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러시아 국가부도의 날 D-9’ vs ‘세계 경제 통제불능 되나’

입력 2022.03.07 (18:04) 수정 2022.03.0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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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는 정말 국가 부도로 갈까요?

3월 16일이라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나옵니다.

정말 디폴트 갈지, 가면 서방이 이기고 전쟁이 끝날지, 또 그게 아니라는 얘기도 적지 않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이번 달 16일이 '러시아 국가 부도'의 날이다? 일단 신빙성부터 점검해보죠.

[기자]

JP모건 보고서 내용입니다.

이날 약 7억 달러(8,500억 원) 국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국제결제망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못할 거란 겁니다.

하지만 못 갚는다고 당장 부도나는 건 아니고 30일 유예 기간 있으니까 한 달 안에 갚으면 되긴 합니다만, 그때까지 해결이 안 되면 최종 부도나겠죠.

[앵커]

다른 국제 금융계 전망도 JP모건과 동일한가요?

[기자]

신용 평가 한 번 보시죠.

신용평가사 '피치'가 등급을 한꺼번에 6단계나 내렸습니다.

우리 97년 외환 위기 때와 똑같습니다.

나머지 신평사 등급은 더 나쁩니다.

정크본드 수준, '국가 부도' 직전 단계에 있습니다.

[앵커]

서방의 제재 영향이겠죠?

[기자]

말씀드렸듯, '스위프트' 국제결제망에서 배제했고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도 동결했습니다.

민간도 소매 결제는 비자와 마스터가 영업 중단 발표했고, 앞서 구글과 애플페이도 중단됐습니다.

그 외 동참 기업 수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게다가 외채 만기가 계속 다가옵니다.

달러 국채 잔고가 400억 달러(50조 원) 규모이고, 상당 부분이 4월, 다음 달이 만기입니다.

만기 때마다 부도설 나오겠죠.

또 환율도 문제입니다.

지금 루블화 가치가 70% 안팎 폭락한 상태인데, 이 말은 그 하락만큼 갚을 돈이 갑자기 뻥 튀겨졌다, 환율 때문에 빚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단 얘깁니다.

국가 부도 위험 언급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CDS 프리미엄도 98년 '디폴트' 당시에 근접했습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앞으로 3주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부도 직전이라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전쟁 멈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지 않습니까?

[기자]

이게 사태의 다른 면입니다.

정반대 쪽 이야기가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우선 보유 외환의 약 22%에 달하는 안전자산, 금이 있습니다.

중국이란 우군도 있습니다.

지금 겉으론 중립을 외치지만 스위프트 문제도 도와줄 수 있다, 중국 유니온페이로 소액 결제도 도와줄 수도 있다, 실상은 러시아 편입니다.

[앵커]

경제 충격을 버틸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긴가요?

[기자]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이 그래프 한 번 보시죠.

러시아에 닥친 다른 위기와 이번 위기를, 환율 하락 정도를 기준으로 비교한 건데, 지금 하락 속도가 빠르긴 해도, 절대 크기 기준으론 2008년이나 14년보다 심하지 않죠?

이때는 국가 부도 가지도 않았습니다.

실제 부도났던 1998년과 비교해도 더 심각한 것도 아니고, 이러다 보니 한 미국의 경제 제재 전문가는 "제재만으로 전쟁 막는다? 역사적으로 먹힌 적이 별로 없다, 게다가 러시아 같은 강대국한테 해 본 적은 전혀 없다, 오히려 안 그래도 이미 취약한 세계 경제가 반작용으로 통제 불능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제재 효과는 확신할 수 없고, 세계 경제에는 악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얘기입니까?

[기자]

"지금 충격 자체는 치명적인 수준인데, 만약 러시아가 초반 충격만 견딘다면, 이후 일정 기간 저성장, 역성장 정도는 버틴다" 이런 뜻입니다.

이란을 예로 드는데, 작은 나라 이란도 이런 제재를 10년이나 버텼잖느냐. 러시아는 배후 시장 규모, 재정 여력, 확실한 에너지 수출 등을 볼 때 더 쉽다는 맥락입니다.

그리고 통제 불능의 악순환, 이건 스태그플레이션 얘깁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 구리 공급의 25%, 가스 18, 원유 12, 니켈 7, 알루미늄 6% 차지합니다.

곡물인 밀도 거의 20%, 이러다 보니 지금 국제 유가가 계속 고공행진일 뿐 아니라,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 주간 상승률이 '오일쇼크' 당시 이후 4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집니다.

위험 수준 이미 도달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이 되어가는 중인 거죠.

게다가 러시아 부도나면 서구 금융회사 도산 우려도 커집니다.

98년 미국을 뒤흔든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같은 일이 또 나온단 겁니다.

당시 파산 후폭풍에 미 증시 폭락하고 정부가 금융 위기 때처럼 구제 금융 나섰는데, 이 위기가 러시아 디폴트 선언 때문에 났습니다.

당장 벌써 영국 헤지펀드 등 유럽 금융사들이 러시아 손실로 곤경에 빠졌거든요.

오늘 우리도 환율 급등했고 코스피 등 아시아 주가가 동반 폭락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때문이고, 모두가 불행해질 수 있단 얘기이기도 합니다.

[앵커]

제재로 전쟁 막는 게 쉬운 일 아니다, 더 센 제재가 능사인 것도 아니라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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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3-07 18:04:35
    • 수정2022-03-07 18: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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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는 정말 국가 부도로 갈까요?

3월 16일이라는 구체적인 날짜까지 나옵니다.

정말 디폴트 갈지, 가면 서방이 이기고 전쟁이 끝날지, 또 그게 아니라는 얘기도 적지 않습니다.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이번 달 16일이 '러시아 국가 부도'의 날이다? 일단 신빙성부터 점검해보죠.

[기자]

JP모건 보고서 내용입니다.

이날 약 7억 달러(8,500억 원) 국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국제결제망에서 배제됐기 때문에 못할 거란 겁니다.

하지만 못 갚는다고 당장 부도나는 건 아니고 30일 유예 기간 있으니까 한 달 안에 갚으면 되긴 합니다만, 그때까지 해결이 안 되면 최종 부도나겠죠.

[앵커]

다른 국제 금융계 전망도 JP모건과 동일한가요?

[기자]

신용 평가 한 번 보시죠.

신용평가사 '피치'가 등급을 한꺼번에 6단계나 내렸습니다.

우리 97년 외환 위기 때와 똑같습니다.

나머지 신평사 등급은 더 나쁩니다.

정크본드 수준, '국가 부도' 직전 단계에 있습니다.

[앵커]

서방의 제재 영향이겠죠?

[기자]

말씀드렸듯, '스위프트' 국제결제망에서 배제했고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도 동결했습니다.

민간도 소매 결제는 비자와 마스터가 영업 중단 발표했고, 앞서 구글과 애플페이도 중단됐습니다.

그 외 동참 기업 수는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게다가 외채 만기가 계속 다가옵니다.

달러 국채 잔고가 400억 달러(50조 원) 규모이고, 상당 부분이 4월, 다음 달이 만기입니다.

만기 때마다 부도설 나오겠죠.

또 환율도 문제입니다.

지금 루블화 가치가 70% 안팎 폭락한 상태인데, 이 말은 그 하락만큼 갚을 돈이 갑자기 뻥 튀겨졌다, 환율 때문에 빚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단 얘깁니다.

국가 부도 위험 언급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CDS 프리미엄도 98년 '디폴트' 당시에 근접했습니다.

일각에선 "러시아가 앞으로 3주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그런데 부도 직전이라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전쟁 멈출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지 않습니까?

[기자]

이게 사태의 다른 면입니다.

정반대 쪽 이야기가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 믿는 구석이 있었습니다.

우선 보유 외환의 약 22%에 달하는 안전자산, 금이 있습니다.

중국이란 우군도 있습니다.

지금 겉으론 중립을 외치지만 스위프트 문제도 도와줄 수 있다, 중국 유니온페이로 소액 결제도 도와줄 수도 있다, 실상은 러시아 편입니다.

[앵커]

경제 충격을 버틸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긴가요?

[기자]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이 그래프 한 번 보시죠.

러시아에 닥친 다른 위기와 이번 위기를, 환율 하락 정도를 기준으로 비교한 건데, 지금 하락 속도가 빠르긴 해도, 절대 크기 기준으론 2008년이나 14년보다 심하지 않죠?

이때는 국가 부도 가지도 않았습니다.

실제 부도났던 1998년과 비교해도 더 심각한 것도 아니고, 이러다 보니 한 미국의 경제 제재 전문가는 "제재만으로 전쟁 막는다? 역사적으로 먹힌 적이 별로 없다, 게다가 러시아 같은 강대국한테 해 본 적은 전혀 없다, 오히려 안 그래도 이미 취약한 세계 경제가 반작용으로 통제 불능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앵커]

제재 효과는 확신할 수 없고, 세계 경제에는 악영향이 더 클 수 있다는 얘기입니까?

[기자]

"지금 충격 자체는 치명적인 수준인데, 만약 러시아가 초반 충격만 견딘다면, 이후 일정 기간 저성장, 역성장 정도는 버틴다" 이런 뜻입니다.

이란을 예로 드는데, 작은 나라 이란도 이런 제재를 10년이나 버텼잖느냐. 러시아는 배후 시장 규모, 재정 여력, 확실한 에너지 수출 등을 볼 때 더 쉽다는 맥락입니다.

그리고 통제 불능의 악순환, 이건 스태그플레이션 얘깁니다.

러시아는 전 세계 구리 공급의 25%, 가스 18, 원유 12, 니켈 7, 알루미늄 6% 차지합니다.

곡물인 밀도 거의 20%, 이러다 보니 지금 국제 유가가 계속 고공행진일 뿐 아니라, 블룸버그 원자재 현물지수 주간 상승률이 '오일쇼크' 당시 이후 4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른 지표들도 마찬가집니다.

위험 수준 이미 도달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이 되어가는 중인 거죠.

게다가 러시아 부도나면 서구 금융회사 도산 우려도 커집니다.

98년 미국을 뒤흔든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 같은 일이 또 나온단 겁니다.

당시 파산 후폭풍에 미 증시 폭락하고 정부가 금융 위기 때처럼 구제 금융 나섰는데, 이 위기가 러시아 디폴트 선언 때문에 났습니다.

당장 벌써 영국 헤지펀드 등 유럽 금융사들이 러시아 손실로 곤경에 빠졌거든요.

오늘 우리도 환율 급등했고 코스피 등 아시아 주가가 동반 폭락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공포 때문이고, 모두가 불행해질 수 있단 얘기이기도 합니다.

[앵커]

제재로 전쟁 막는 게 쉬운 일 아니다, 더 센 제재가 능사인 것도 아니라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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