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강제동원 피해자들 ‘시간과의 싸움’

입력 2022.03.08 (19:33) 수정 2022.03.0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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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10년 새 10명 중 9명이 세상을 등졌는데, 일본의 사죄를 듣기 위한 노력에 피해 기록도 시급해 보입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민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본 미쓰비시 공장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박해옥 할머니.

[박해옥 할머니/2015년 : "막…. 안에서 살려주라고 악쓰지…. 아이고 야야…. 그 소리가 온 사방에서 들려요. 가끔 그런 것이 몸에 젖어가 지고…."]

지난 2018년 미쓰비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사과도, 보상도 받지 못하고 최근 세상을 등졌습니다.

원고 5명 가운데 남은 생존자는 이제 2명.

올해 94살, 카랑카랑했던 양금덕 할머니도 이제는 걸음조차 힘겹습니다.

[양금덕 할머니 : "기어코 (일본한테) 사죄 받고 내가 악착같이 살아야지 하는 마음 없었으면 이미 나도 죽었어. 지금. 내가 그 욕심 하나에 그 악착으로 이렇게 다니지…."]

일제강점기 국외로 동원된 피해 생존자는 천 8백여 명.

2011년에 2만여 명이었지만, 해마다 수백, 수천 명씩 세상을 떠났고 지난해 2천 4백 명에서 1년 사이 오백 명이 줄었습니다.

대부분 90세를 넘긴 고령이어서 요양병원 신세를 지는 상황입니다.

시민단체는 사과와 보상을 앞당기기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피해자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작업도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김정은/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무처장 : "피해자분들이 더 돌아가시기 전에 생존당사자의 경험이나 오래된 기억이지만 이런 기억들이 후세대가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것인지…."]

해방 후 77년….

고령의 피해자들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마지막 노력,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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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의 강제동원 피해자들 ‘시간과의 싸움’
    • 입력 2022-03-08 19:33:41
    • 수정2022-03-08 21:00:40
    뉴스7(광주)
[앵커]

일제 강점기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습니다.

10년 새 10명 중 9명이 세상을 등졌는데, 일본의 사죄를 듣기 위한 노력에 피해 기록도 시급해 보입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국민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본 미쓰비시 공장으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박해옥 할머니.

[박해옥 할머니/2015년 : "막…. 안에서 살려주라고 악쓰지…. 아이고 야야…. 그 소리가 온 사방에서 들려요. 가끔 그런 것이 몸에 젖어가 지고…."]

지난 2018년 미쓰비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사과도, 보상도 받지 못하고 최근 세상을 등졌습니다.

원고 5명 가운데 남은 생존자는 이제 2명.

올해 94살, 카랑카랑했던 양금덕 할머니도 이제는 걸음조차 힘겹습니다.

[양금덕 할머니 : "기어코 (일본한테) 사죄 받고 내가 악착같이 살아야지 하는 마음 없었으면 이미 나도 죽었어. 지금. 내가 그 욕심 하나에 그 악착으로 이렇게 다니지…."]

일제강점기 국외로 동원된 피해 생존자는 천 8백여 명.

2011년에 2만여 명이었지만, 해마다 수백, 수천 명씩 세상을 떠났고 지난해 2천 4백 명에서 1년 사이 오백 명이 줄었습니다.

대부분 90세를 넘긴 고령이어서 요양병원 신세를 지는 상황입니다.

시민단체는 사과와 보상을 앞당기기 위한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더불어 피해자들의 기억을 기록하는 작업도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김정은/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무처장 : "피해자분들이 더 돌아가시기 전에 생존당사자의 경험이나 오래된 기억이지만 이런 기억들이 후세대가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것인지…."]

해방 후 77년….

고령의 피해자들은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마지막 노력,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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