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시간’ 최장 산불…큰 상처 남겼다

입력 2022.03.14 (08:13) 수정 2022.03.14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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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4일 시작된 울진 산불은 주불 진화까지 213시간, 역대 최장기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원전과 LNG 생산기지, 금강송 군락지 등은 천신만고 끝에 지켜내긴 했지만, 화마는 해당 지역에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아찔했던 순간과 진화 대원들의 사투, 그리고 새겨야 할 교훈을 김도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도와 맞닿은 야산에서 희뿌연 연기와 함께 붉은 불길이 솟구칩니다.

불길은 불과 5분 만에 온 산을 뒤덮었고, 강한 바람을 타고 강원도 삼척까지 번지며 주변 민가와 시설물을 삼켰습니다.

["어후, 소리 봐. 큰일났다 형. 불 봐. 불 막날려. 어 뜨거워."]

산불 발생 3시간 만에 최고 단계인 산불 3단계와 국가위기 경보 '심각'이 내려졌지만, 거센 불길은 한울 원자력발전소와 삼척 LNG 생산기지를 위협합니다.

[김계리/경북 울진소방서 계장 : "원자력발전소를 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해서, (인근) 산까지 화세가 확대된 것을 전 소방력을 투입해서 (막았습니다.)"]

주요 시설물을 지켜냈다는 안도감도 잠시, 변화무쌍 바람을 탄 불길에 울진읍 시가지와 금강송 군락지가 위태로워졌습니다.

특히 휘발성 송진을 가득 머금은 소나무 군락지로 불이 옮겨 붙을 경우 군락지 전체가 불쏘시개로 변하는 만큼 필사의 진화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김평기/울진국유림관리소장 : "지금(불씨가) 넘어온 상태에서 최대한 확산되지 않도록 오전에 헬기를 투입해서 최선을 다해서…."]

꺼질 듯 꺼지지 않는 산불에 진화대원들의 피로는 쌓여만 갔지만,

["불 끝나는 데 가서 탈 수 있는 것들을 제거하면 됩니다!"]

특전사와 해병대 등 외부 인력이 진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자원 봉사 손길도 이어졌습니다.

역대 가장 길게 타오르며 동해안에 큰 상처를 남긴 울진 삼척 산불.

이 같은 재난을 또 겪지 않으려면 장비 확충과 실효성 떨어지는 대피방송 매뉴얼 개선 등 전반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교훈도 함께 남겼습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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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3시간’ 최장 산불…큰 상처 남겼다
    • 입력 2022-03-14 08:13:49
    • 수정2022-03-14 08:41:13
    뉴스광장(대구)
[앵커]

지난 4일 시작된 울진 산불은 주불 진화까지 213시간, 역대 최장기 산불로 기록됐습니다.

원전과 LNG 생산기지, 금강송 군락지 등은 천신만고 끝에 지켜내긴 했지만, 화마는 해당 지역에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아찔했던 순간과 진화 대원들의 사투, 그리고 새겨야 할 교훈을 김도훈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도와 맞닿은 야산에서 희뿌연 연기와 함께 붉은 불길이 솟구칩니다.

불길은 불과 5분 만에 온 산을 뒤덮었고, 강한 바람을 타고 강원도 삼척까지 번지며 주변 민가와 시설물을 삼켰습니다.

["어후, 소리 봐. 큰일났다 형. 불 봐. 불 막날려. 어 뜨거워."]

산불 발생 3시간 만에 최고 단계인 산불 3단계와 국가위기 경보 '심각'이 내려졌지만, 거센 불길은 한울 원자력발전소와 삼척 LNG 생산기지를 위협합니다.

[김계리/경북 울진소방서 계장 : "원자력발전소를 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해서, (인근) 산까지 화세가 확대된 것을 전 소방력을 투입해서 (막았습니다.)"]

주요 시설물을 지켜냈다는 안도감도 잠시, 변화무쌍 바람을 탄 불길에 울진읍 시가지와 금강송 군락지가 위태로워졌습니다.

특히 휘발성 송진을 가득 머금은 소나무 군락지로 불이 옮겨 붙을 경우 군락지 전체가 불쏘시개로 변하는 만큼 필사의 진화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김평기/울진국유림관리소장 : "지금(불씨가) 넘어온 상태에서 최대한 확산되지 않도록 오전에 헬기를 투입해서 최선을 다해서…."]

꺼질 듯 꺼지지 않는 산불에 진화대원들의 피로는 쌓여만 갔지만,

["불 끝나는 데 가서 탈 수 있는 것들을 제거하면 됩니다!"]

특전사와 해병대 등 외부 인력이 진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도왔고, 자원 봉사 손길도 이어졌습니다.

역대 가장 길게 타오르며 동해안에 큰 상처를 남긴 울진 삼척 산불.

이 같은 재난을 또 겪지 않으려면 장비 확충과 실효성 떨어지는 대피방송 매뉴얼 개선 등 전반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교훈도 함께 남겼습니다.

KBS 뉴스 김도훈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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